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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길위의청년학교

활동의 요체는 공부와 움직임이다

by 달그락달그락 2021. 6. 12.

‘활동’을 통한 ‘변화’를 이루고자 행하는 가장 중요하고 핵심적인 일, 그 '요체'는 무엇일까?

 

단언하는데 '아는 것', '알게 하는 것'이다. 곧 '공부'와 함께 하는 ‘움직임’이다. 활동을 통칭하면 공부와 움직임이 되겠다.

무슨 소리냐고?

 

 

최근 네팔과 우리 청년들이 2주에 한 번씩 만나서 교류하고 있다. 온라인으로 만나서 각 국의 청년들이 만나 사회 문제에 대해서 발표하고 토론한다. 환경, 경제, 정치부패, 젠더, 빈곤 문제 등 다양한 문제들이 각 나라에 다른 차원으로 비추고 있다.

 

이를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하는데 항상 제언으로 나오는 일은 시민들이 모르는 내용을 '알게 해 주도록 돕는 일'이었다. 이를 위해서 “내가 알게 된 내용을 어떻게 하면 잘 알리고 삶으로서 살게 도울까?” 였다. 나는 활동의 핵심이 여기에 있다고 믿는다.

 

먼저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점을 가지고 있는 이들이 나서서 캠페인도 하고, 교육도 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일은 ‘활동’이라는 것이다. 실제 그 일을 행하도록 돕는 일이고 그 과정에 교육도 복지 지원도 함께 이루어진다. 결국은 삶으로서 살아 내는 일은 활동을 하기 까지의 과정이다.

 

예를 들면 정치와 행정의 부패로 힘겨워지는 사회에 대해서 이런 일들이 왜 문제인지 안내해 주어야 하고, 가정과 사회에서 남녀 차별의 문제가 얼마나 심각한 인권 침해적인 문제인지, 아동 청소년을 폭력적으로 체벌하는 문제, 아직도 미신이 살아 있어서 청소년 여성들을 죽게까지 하며 방치하는 일들, 의학적으로 알려지지 않은 일을 숭배해서 죽음에 이르는 일들 이 모든 일들이 네팔 청년들에게는 무지로 읽혔고 이를 안내해 주어야 하고, 시민들과 함께 공부하면서 깨닫도록 돕는 일로 인식하고 있었다.

 

우리도 마찬가지다. 환경의 문제, 정치 경제의 문제, 그리고 지역의 실제 문제를 아는가? 그 문제 해결을 위해서 사회적으로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아는가? 먼저 아는 사람들이 나누고 소통하면서 시민들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일을 안내해 주는 일이 활동의 한 부분이다.

 

문제는 활동가들이 열정에 기대는 일이 많은데 이는 자칫 폭력적인 자기 신념으로 내재화 되어 문제를 일으킬 수도 있다. 따지고 보면 우리 대부분의 활동이 개인의 인식을 변화 시키고, 소통하고, 사회적 인식을 개선하며 정책화 하고, 집단화 하는 과정의 연속이다. 교육과 활동과 정책 등 삶으로서 살아내게 하는 함께 하는 과정으로 읽힌다.

 

그래서 더욱 더 방향이 중요하다. 마크 릴라의 대표작 '분별없는 열정'이라는 책은 ‘고매한’ 지식인의 분별없는 열정이 냉혹한 현실 정치와 잘못 만났을 때 어떤 무서운 결과를 가져오는지 보여준다. 예전에 인천에 강의하러 갔을 때 이런 비슷한 관점의 글이 벽에 써 있었다. "방향 없는 열정은 폭력이다"라고 누군가 그레피티로 쓴 글.

 

열정은 분명 중요하나 그 앞에 반드시 선행되어야 할 일은 ‘방향의 선택’이다. 그 방향은 사회적, 개인적 문제뿐만 아니라 정치, 정책과 인문 사회적 영역까지 다양한 관점에서 고려되어야 한다. 공부라는 이야기다.

 

왜 현재에 공부가 더 중요한가?

 

정치, 경제적으로 취약한 나라들의 문제해결은 명확하다. 민주주의도 안 되어 있고, 미신 숭배로 여성들의 삶 전체가 위협받고 있고, 환경 문제는 말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다. 우리나라 또한 불과 수십 년 전 사회 구조를 보면 쉽다.

 

문제는 요즘 우리네 활동은 국가적으로 복지정책과 민주주의와 정책, 정치, 제도 등이 어느 정도 올라 와 있는 선진국 수준에서 사회를 변화 시킨다고 집중해야 할 일들이라는 것이다. 오히려 더 어려워졌다. 예전에는 거악이 명확히 존재했다.

명확하지 않지만 반드시 해야 할 일들을 고민하고 특히나 청소년, 청년 계층의 콘크리트보다도 더욱 견고한 힘겨운 일들이 산적해 있는데도 공감을 얻기 쉽지 않은 상황이 있다. 집중할 수 있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가장 중심에 균열을 내고 변화 시킬 수 있는 일에 집중할 일이다.

 

그래서 더욱 더 공부하면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은 지역에서 함께 하는 사람들이다. 단순한 활동의 동반자나 지원자가 아닌 삶으로서 함께 만나는 나의 이웃들이고 동지이고 삶을 나누는 사람들이다.

 

이 분들은 누구를 돕고 지원하는 일을 넘어서서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 우리가 만나고 함께 해야 하는 청소년, 청년들과 함께 하기 위해서 나누는 관계다. 그 공간에서 이야기 되는 무수한 관점과 고민들 또한 공부다. 삶으로서의 공부. 그 공부에 결과와 과정은 움직임으로 활동으로 나타난다. 방향의 설정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이나 이론이나 이슈에 대한 내용은 활동가 자신이 가장 많이 해야겠지만 그를 만나는 우리의 이웃들과 동지들은 고민을 나누고 함께 하는 삶의 동반자다.

사람이기 때문에 공부하고 그 글과 말로서 나타나는 과정과 이유가 삶으로서 그대로 반영될 때 좋은 사람이 된다.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으로서 잘 살고 싶기 때문에 공부하면서 그렇게 삶을 살아내려고 노력한다.

 

사람다운 삶에 대한 정답은 없지만 내 보기에 좋은 사람들의 사회적 관계와 내적 공부와 사회적 이슈에 따라서 고민하고 성찰하는 과정에 방향이 설정되는데, 그 과정에서 열정은 자연스럽다. 내가 만나는 사람들과 사회와의 이슈와 당사자인 청소년, 청년을 만나면서 가슴은 자연스럽게 뜨거워지기 때문이다.

 

 

점심에 거담TF 했다. 7월까지 모금하기도 했다. 연구소의 각 부 위원장님 몇 분 만나서 식사하고 모금에 관련해서 대화했다. 모금 하는 일도 중요하고 이와 함께 각자가 우리의 활동을 사회에 안내하고 그들이 인식하도록 돕는 과정이라고 했다. 과정이 공부고 활동이고 삶이다. 우리네 일이 그렇다. 점심도 잘 먹었고 위원장님들 이야기도 즐겁다. 오후도 감사다.

술 끊은지 꽤 오랜대 왠지 모르겠다만 글이 흥분했고 길다. 너무... ㅠ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