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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세상을 구원하는 방법 - 너나 잘 하세요!

by 달그락달그락 2020. 10. 27.

시민운동 하는 활동가가 세상을 구할 것이라고 그러는데 나는 신뢰하지 않는다. 어떤 이는 사회복지사가, 어떤 이는 의사가, 정치인이, 법률가가 세상을 구할 것이라고 한다. 모두 신뢰하지 않는다.

 

우리 세상이 복지가 잘 이루어지고 모두가 잘 사는 사회가 되기 위해서는 어떠한 하나의 영역군의 사람들이 잘 해서 구원된다고 여기는 것은 잘 못된 관점이다. 모든 이들이 자신의 삶에 충실할 때 가능한 일이다.

 

시민 운동하는 활동가도, 의사도, 기업인, 교사, 택배기사, 엔지니어, 사회복지사, 연구자, 소상공인 등 그 어떤 직업이나 영역에도 훌륭한 사람이 있고, 이상한 놈이 있고, 나쁜 놈이 있다. 직군이나 영역 안에서 옳은 선택을 하면서 최선을 다하는 좋은 사람이 많아지고 나쁜 놈, 이상한 놈이 감소하거나 없을 때 좋은 사회가 된다.

 

무턱대고 자기 직업군이나 활동 영역이 세상을 구할 것처럼 이야기 하는 것은 잘 못 나가도 한 참 잘 못 나갔다. 자부심은 가질 지언정 일반화는 문제라는 말이다. 특히 종교인이나 어떤 시민사회단체의 숭고한 신념이나 이념을 붙잡고 좋은 일 한다고 표현하는 사람들이 이러한 경향이 커 보이는데 내 보기에 세상에 나쁜 일 빼고 모든 일이 숭고하고 좋은 일로 보인다.

 

자신이 어떠한 가치와 철학을 가지고 '이상한 놈', '나쁜 놈'이 아닌 '옳은 일'을 하는 '좋은 놈'인지를 성찰하고 뚜벅뚜벅 자기 삶을 살아갈 뿐이다. 영역 짓고 무리지어 동기화 하면서 그 직업이나 전문직이 모두 자신인 것처럼 여기고 표현하는 순간 망하기 딱 좋다.

 

훌륭한 의사가 있고, 환자 생각 안하고 돈에 환장한 자가 있다. 공공기관에 훌륭한 사회복지사나 청소년지도자가 있는 반면 너무 무능한데도 퇴사하지 않고 기관장으로 10, 20년 은퇴할 때까지 사무실 꽃에 물주면서 자리를 버티는 자도 있다. 훌륭한 기업가가 있고 노동자 착취하는 나쁜 놈이 있다. 훌륭한 활동가가 있고 자기 신념만 강하게 내세우면서 깃발만 세우는 사람도 있다.

 

어떠한 직업이나 영역에서 좋은 사람이 좋은 것이고 나쁜 놈은 나쁜 것이다. 그 좋은 사람 이야기 하면서 자신과 동기화 할 일도 아니고, 나쁜 놈 이야기 할 때도 마찬가지다. 그 어떤 일이건 자신 영역의 우월의식을 가지고 다른 영역과 우위를 두고 나누면서 타자화 하는 습성을 버려야 한다. 내가 행하는 일이 내 삶이고 그 안에서 긍정적 가치를 붙잡고 살아갈 뿐이다.

 

고개 돌려 보니 11월이다. 내가 행하는 일 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시민으로서 삶을 살고 있는 나의 수준에 나는 좋은 놈이었는지도 생각이 많아진다. 직업적으로도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해야겠지만 삶을 살고 있는 터전인 지역사회가 좋은 시민으로서 참여했는지도 돌아 볼 일이다.

 

좋은 공간, 마을, 지역사회란 좋은 시민들이 많아 질 때 가능한 일이다. 좋은 시민이란 지자체에 실제적인 정책이나 사업들을 살피고 개입하고 제안하면서 기득권을 가지고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 노력하는 힘 있는 소수가 아닌 다수의 사람들이 살기 좋은 지역이 되도록 가능한 참여하는 사람들이다.

 

 

어찌 보면 세상을 구하는 일은 우리 모두가 가능한 일이다. 모든 직업군에 본질에 집중하면서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고, 자신이 삶을 살고 있는 국가와 지역에 시민으로서도 참여하면서 좋은 사람이 될 때 가능하다고 보인다. 이런 글 끄적이는 나는 잘 하고 있는지. 하늘 보니 가을이 짙다. 최소한 나쁜 놈은 되지 말아야겠는데. 누군가 내게 너나 잘하세요라고 할 듯한 하늘이다. 가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