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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청소년활동을 하면서 깨달은 것들

by 달그락달그락 2020. 10. 8.

활동을 하면서 강박이 있었다. 당사자인 청소년 청년, 기관 후배들, 이웃, 후원자 분 등 꾸준히 만나지 않으면 모두 떠날 것만 같았다. 누구보다 열정적이어야 했고 누구보다 많은 사람을 만나야 했고 많은 일을 해야 한다는 강박. 내가 아니면 안 된다는 생각.

 

살면서 알게 됐다.

 

열심히 만나서 함께 하는 이들도 있었지만 대부분 모두가 주체적이었다. 당사자인 청소년, 청년들은 너무 자주 만나고 소통하는 일이 그들을 위해서 만나는지 나의 강박을 해소하기 위해서 만나는지?

 

함께 할 사람들은 어떻게든 함께 한다. 어느 순간 활동이 이루어지고 조직이 되는 과정이 나 때문이라는 생각을 내려놓게 됐다. 함께 하는 선후배 이웃과 청소년과 청년들과 이들을 돕는 많은 이들의 마음에 이미 선하고 선한 의지가 있었다. 모두가 그들 때문에 이루어지는 활동이었다.

 

내 강박이 아니었다. 오히려 너무나 부족한 나 같은 사람 옆에 가슴 따뜻한 그들이 존재했고, 모두의 가슴에 있는 어떤 힘이 나를 그나마 이 정도로 살게 했으며 여기까지 오게 했다. 모두가 그들 때문이다.

 

시간이 가면서 조금씩 더 성숙해 졌으면 좋겠다. 그냥 부끄럽고 쪽팔리는 일들만 조금씩 줄여 나갔으면 좋겠다. 몸은 부실해질 것을 알지만 최소한 남들에게 해는 끼치지 않을 정도로 살고 싶다.

 

앞으로도 무슨 엄청난 일을 할 것도 아니고 그저 내 주변 가족과 이웃과 모든 이들이 복된 삶 살았으면 좋겠다. 건강하게 복되게.

 

어느 봄날에 연구소 송샘이 도촬해 준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