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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꽃을 보려면 - 기다려야 해.

by 달그락달그락 2020. 9. 14.
꽃씨 속에
숨어 있는
잎을 보려면
흙의 가슴이
따뜻해 지기를 기다려라.

 

 

늦은 밤 산책하는데 너무 조용한 거리에 가슴에 훅 파고 들어 온 글이다.

따뜻해질 때까지 기다려야 해.

 

나처럼 장작에 불을 붙이겠다고 덤비면 잎은 모두 타 버리고 말아.

기다려야 해.


배를 띄우고 천천히 기다려야 해.

밤이다.
깜깜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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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을 지난 늦은 밤 산책하고 페이스북에 올렸는데 댓글에 질문술사 박영준 소장님이 정호승 시인의 '꽃을 보려면' 이라는 시라고 안내해 주시면서 글씨를 이쁘게 써 주셨다. 그리고 나태주 시인의 다시 9월이까지 올려 주시면서 자신이 쓴 시까지 안내해 주었다. 

 

 

 

박소장님의 시 '흙의 가슴'

 

오늘도 조급한 마음

다그치는 말로

당신을 아프게 했어요.

왜 피어나질 못하냐고

언제 자랄 것이냐고

차갑게 말했지요

 

차가운 머리로 떠들고 나서

후회하고 미안하고 부끄러워지네요.

따뜻한 가슴 내어주지 못하는

냉정한 글로는 시도 쓰지 못하죠

돌아가야겠어요. 흙으로

흙의 가슴을 따뜻하게 만들고

다시 돌아 올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