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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달그락하이_달하

돛을 올렸습니다.

by 달그락달그락 2020. 5. 30.

안녕하세요. 정건희 입니다.

 

인사를 할 때 안녕이라고 합니다. 말을 배운 이후 오랜 시간 써 온 안녕이라는 단어의 의미인 아무 탈이 없고 든든함이 최근처럼 크게 다가온 적이 없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 진심을 다해 안녕하시기를 바랍니다.

 

또 한 달을 살았습니다.

 

저는 요즘 달그락달그락의 활동뿐만 아니라 길위의청년학교(이하 길청)’에 조금 더 중점을 두고 있습니다. 청년들과 함께 그들의 공간을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공간을 설계하고 만들어 가는 일이 활동에 있어서 매우 중요합니다. 공간에 들어오는 순간 아무런 지시나 안내가 없어도 공간의 목적에 따라 자연스럽게 관계가 일어나고 함께 할 수 있는 곳이 되기를 원하기 때문입니다.

 

길청의 첫 번째 공간인 곁으로는 청년들에 의한 청년들의 공간입니다.

 

후원금 10원이라도 아껴 보려고 원예은 간사님과 전예빈 청년 등 함께 참여하는 친구들이 여러 경로로 알아보고 살림을 꾸리며 준비하고 있습니다.

 

식사와 세미나와 다양한 모임이 이루어지기 때문에 작은 홈바가 필요해서 관련 업체를 알아보았는데 최대 300여 만원까지 부르더군요. 인터넷 검색하고 다양한 곳 알아 봐서 결국 하나에 10만원 하는 홈바를 다섯 개 구입하고 조립해서 넣었습니다.

 

 

블라인드도 전문 업체에서 구입하고 설비해 주면 거의 8~90만원이라고 했는데 온라인에서 30만원에 직접 구입해서 홍 선생님과 청년들이 설치했습니다. 공간의 정체성에 대해 청년들 간 몇 차례 토론 끝에 청년성에 대한 의미를 파란색으로 두고 페인트칠도 마쳤습니다. 청년들의 참여를 통해서 공간 시공의 과정이 살아 있으니 감동하는 일들이 많습니다.

 

공간은 중요합니다. 다만 그 공간이 어떠한 설비가 부족해도 존재하는 사람들에 의해서 전혀 다른 공간이 됩니다. 대리석 깔린 비싼 공간이라도 모인 사람들의 목적이 문제가 있거나 폭력적이라면 그 곳은 무서운 곳이 됩니다.

 

핵심은 사람입니다.

 

사람들이 모인 이유가 있습니다. 의미가 있고 그 가치에 의해 공간은 설계되기 마련입니다. 돈 들여 공간 미리 만들고 사람을 넣어야 할 이유가 없습니다. 사람에게 옷을 맞추어야 하지 옷에 사람을 맞추지 않는 이유입니다.

 

길청은 청년들의 긍정적인 사회 변화를 위한 뜻과 이상을 추구하며 사람들의 관계에 의해 움직이는 공간입니다. 청년들이 그 곳에서 활동을 하고 필요로 하는 공간이기에 살아 움직이며 존재합니다. 그들의 뜻과 가치를 실현하려는 이유가 존재하는 공간입니다. 언제나 강조하지만 핵심은 사람입니다. 청소년이고 청년입니다.

 

매주 목요일 청년들의 자체적인 운영회의가 열립니다. 청년들의 자체적인 회의입니다. 금요일은 청년들의 개별 활동에 대한 토론과 연구가 진행됩니다. 6월 첫 주부터는 외부 전문가의 참여로 모금, 홍보, 조직 등 다양한 주제로 학습과 연구가 이어집니다.

 

 

참여한 청년들은 꿈꾸는 일들이 있습니다.

 

천행 청년은 난민에 대한 지원과 세계시민 교육을 어떻게 활동으로 지속가능하게 하고 이주민들이 차별과 혐오 없이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이 되도록 하는 고민을 하고 있습니다.

 

언철 청년은 노동자들 특히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차별 받지 않도록 사회를 바꾸고 싶어 합니다. 예빈 청년은 청소년들의 진로를 어떻게 긍정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지 연구와 활동이 동시에 이루어지는 공간을 그리고 있습니다.

 

예은 청년은 길청 간사일과 함께 장애를 가진 후기 여성청소년들이 사회에서 자신들이 바라는 삶을 살 수 있도록 비장애인과 함께 하는 공간을 어떻게 설계할지, 자민 청년은 사회적 불평등을 해결하기 위해서 자신만의 고민과 제안을 하고 토론하고 연구합니다.

 

달그락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건우, 소현 청년 등도 청소년들과 청년들을 위해 정치 사회 등 각자가 사회에서 꿈꾸는 활동을 기획 중입니다.

 

이들의 제안을 듣고 현실화하기 위한 근본적인 토론과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참여하는 청년들이 목적하는 사회 혁신의 일이 현실화 되어 지속가능한 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돕는 일이 길청의 목적입니다.

 

 

홍천행 청년

청년들의 제안으로 누구나 배움터라는 활동도 시작했습니다. 청년들이 그 동안 자신의 고민과 경험을 알리고 현재 준비하고 있는 활동을 안내하는 배움터입니다. 처음으로 홍천행 청년이 ‘어서와, 압둘라는 처음이지?라는 주제로 시작했습니다.

 

 

홍 선생은 원래 달그락의 후원자였습니다. 지금은 길청 멤버로 참여 하면서 달그락의 청소년진로 활동을 돕고 있습니다. 학부에서 청소년학을 공부하고 학사장교 마친 후 세계여행을 떠났다가 제주에 예멘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난민에 대한 고민이 생겼다고 했습니다. 세월호 참사 때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자기부채 같은 게 있어서 난민에게 더 가까이 다가갔었다고 하는군요. 제주에서 난민들 만나고 활동 하면서 삶의 전환점이 된 것 같습니다.

 

개인적으로는 길청 운영을 위한 모금과 공간설계, 모임과 달그락의 활동이 동시에 일어나고 있어서 조금 경황이 없기는 하지만 참여하는 청년들의 자기 주도성이 높아서 잘 진행되고 있습니다. 더불어 달그락의 활동은 오국장님과 담당 선생님들이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서로 간 감사한 마음이 큽니다.

 

청소년자치공간 달그락달그락은 여전히 달그락 거리고 있습니다. 앞의 달그락과 뒤의 달그락이 모두 달그락 거릴 때 사회에 공명이 일어납니다. 뜻과 가치 철학에 따라 청소년들의 움직임의 소리인 앞의 달그락’, 앞의 소리와 움직임에 의해 사회가 변하는 소리인 뒤에 달그락거림.

 

뒤의 달그락은 어쩌면 10대의 소리에 부응하는 비청소년인 기성세대의 움직임과 소리일 수도 있습니다. 요즘 코로나19의 상황에서도 앞뒤의 달그락이 여전이 달그락 거린다는 것은 의미 있는 일입니다.

 

 지난달은 총선관련해서 달그락 청소년들의 활동을 소개해 드렸습니다. 총선이 끝났습니다. 선거기간 동안 지역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와 이를 바탕으로 달그락 청소년들이 제안한 내용과 각 후보들이 진행하겠다고 한 자료가 있습니다. 이 자료를 기반으로 달그락에서 운영하는 ‘DYBS-마을방송국에서 신영대 국회의원 당선인을 게스트로 모셨습니다. 

 

 

 

청소년과 함께 만들어 나가는 슬기로운 정치생활이라는 주제로 4.15 총선에 바란다는 청소년 정책요구 설문 결과 및 청소년 정책 반영 의지고사 풀어보기와 사회 변화를 꿈꾸는 청년의 삶, 군산에서 어떻게? 라는 내용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방송의 전체적인 방향과 질문, 제안은 청소년들이 기획했습니다. 권예은, 강민혁 청소년이 방송에 주도적으로 참여했습니다. 2부 순서에서는 이번 보궐선거로 당선된 최창호 시의원께서도 참여해서 지역의 청소년정책과 군산 발전 방향에 대한 고민을 나누어 주었습니다.

 

눈맞춤 청소년들은 달그락 미담 보관함을 지속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에서 지역사회에서 검도관을 운영하면서 어려운 소상공인들과 저희 같은 비영리기관에 방역을 무료로 해 주시는 허경민 관장님 등 미담을 만들어 가는 시민들이 있습니다. 이 분들을 찾아 청소년들이 인터뷰하고 안내합니다.

 

 

 

최근 지역에 시민들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책을 기획중입니다. 기자단 청소년들이 5년여 동안 지역사회에 전문가들을 만나고 인터뷰 한 내용을 기초로 청소년들의 진로를 지원하기 위한 목적으로 기획 중에 있습니다. 김지현 진로지원 위원장님을 필두로 관련 전문가들이 함께 추진위를 구성하여 논의 중입니다.

 

청소년들의 시각으로 수십여 명에 이르는 지역의 다양한 직업군의 전문가들을 인터뷰한 내용을 정리하고 있으며 그 분들의 이메일과 사무실 전화 등 오픈할 수 있는 만큼의 정보를 오픈하여 책을 본 청소년들이 직접 당사자를 만나서 상의할 수 있는 체계를 만들어 보려고 합니다.

 

이와 함께 해 구글맵을 통해서 전문가 분들의 위치에 따른 글도 넣어서 스마트폰으로 어디서든 검색하고 관련 직업에 대한 개략적인 내용도 살펴 볼 수 있는 전 세계에 단 한권밖에 없는 책입니다. 지역사회에 많은 수요가 있을 것으로 예상합니다.

 

 

어제 오후 길위청년학교에 참여하는 예빈 청년의 어머니가 찾아 오셨습니다. 정성스레 담은 세 종류의 김치를 주고 가셨어요. 소현 청년의 아버지께서는 인덕션을 후원하셨고 쌀도 계속 지원하겠다고 했습니다. 예은 간사님의 아버님도 후원하셨고 삼촌은 커피 내리는 기계를 보내 주셨습니다.

 

언철 청년은 그제 활동할 돈이 떨어졌다고 포항에 선배가 일하는 곳에 다음 주 초까지 잠시 알바 뛰고 오겠다고 떠났습니다. 일주일여 노동일 하면서 길청 활동비를 벌어 올 모양입니다.

 

길청의 첫 번째 '''곁으로'가 거의 완성이 되어 갑니다. 아직 휴식 공간에 바닥과 천장, 홈바 안에 조명 등 설치할 일이 남았지만 거의 준비가 되어 갑니다.

 

코로나19 상황입니다 어렵지만... 정말 쉽지 않은 때지만 그럼에도 많은 분들의 후원과 지지로 새롭게 공간을 설계하면서 사회혁신, 사회변화를 꿈꾸는 청년들의 활동은 시작됐습니다.

 

청소년과 함께, 여성장애인과 함께, 난민 이주민과 함께, 청소년노동자 등을 위한 활동. 이를 기반으로 2~3년 내외 각자가 꿈꾸는 기관을 만들어 독립하게 됩니다. 사회가 긍정적으로 가기 위해서 정말 필요한 영역이라고 믿습니다. 누구나 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달그락에서 활동하는 청소년들 중 청년이 되면서 이번 해에 두명이 길청에 참여했듯이 앞으로도 달그락과 길청의 자연스러운 항해는 계속해서 이어질 것입니다.

 

정치, 경제 등 어떠한 사회적 관계를 뛰어 넘어 우리 사회의 이상과 가치에 집중하면서 당사자 중심으로 사회를 혁신하기를 위하는 청년들의 항해입니다.

 

돛은 올렸고 이제 항해는 시작됩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들께 진심어린 감사를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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돛을 올렸습니다 : 2020년 5월. 네번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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