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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비영리 조직운영

결정 장애를 이기는 리더십

by 달그락달그락 2019. 6. 20.

리더십은 공동의 일을 성취하려고 어떤 한 사람이 구성원들에게 지지를 얻는 영향이며 힘이다. 리더는 리더십의 발현을 위해 공동체 구성원들과 민주적 합의 과정을 거치면서 끊임없이 결정하는 사람이다. 결정은 곧 실행이다. 리더십에 대한 설명은 간단할 수 있으나 현실 정치에서는 어려운 과정이다. 사회적으로 결정해야 할 일이 많기 때문이다. 리더십이 좋지 않은 정치인들을 만날 때면 결정 장애에 빠진 이들이 많아 보였다. 




'결정장애’를 햄릿증후군(Hamlet Syndrome)이라고도 한다. 햄릿은 셰익스피어의 4대 비극 중 하나로 유명한 대사인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를 남겼다. 삶과 죽음, 복수 할 것인지 말 것인지에 대한 결정의 과정에서 고뇌하는 햄릿의 이름을 따서 불린다. 결정을 못하는 이유를 몇 가지로 들 수 있다. 첫째, 결정 이후 그 일의 책임을 온전히 자신이 져야 한다는 부담감이다. 결과에 따른 비난이 두렵다. 정책 실행 과정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결정한 당사자의 책임감이 크게 다가온다. 


두 번째로 ‘욕심’이다. 선택해야 하는 사항들 중 하나를 선택하기 보다는 모두를 갖고 싶은 욕심이다. 정치적 이해득실 따지면서 사사로인 개인의 이해관계까지 얽혀 있다면 결정 과정에서 당연히 문제가 발생하기 마련이다. 시민들은 이런 이해관계의 문제를 지속해서 목격해 왔다. 


세 번째로 두려움이다. 결정은 과거가 아닌 미래에 가보지 않은 길을 선택하는 것으로 당연히 두려움이 따른다. 내가 결정한 정책을 실행한 일이 이후에 어찌 될지 모르는 막막함 때문이다. 차기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 같은 부담감도 한 몫 한다. 


마지막으로 ‘기준’이 없어서다. 내 보기에 가장 중요한 일이다. 정책의 큰 기준이 있을 때 고민의 시간도 단축되고 욕심도 넘어서게 된다. 두려움과 책임감이 따르지만 그 기준을 대다수의 구성원들이 지지해 줄 때 이마저도 이길 수 있는 힘이 생긴다. 


나쁜 리더를 정리해 보니 책임은 지고 싶지 않고, 욕심은 많으며, 불안해 쩔고, 자기 기준이 없는 이들이다. 반대로 지역에 좋은 정치인은 결정을 잘 하는 사람이다. 민주적으로 대화하여 소통하고 그 의견을 취합하여 공동체를 위해 결정하며 함께 실행하고 책임지는 사람. 어렵다. 어려울 때일수록 근본을 볼 일이다. 리더십의 근본은 참여하는 구성원들이 공동의 일을 추진하면서 그들에게 얻는 힘이다. 지역사회의 리더의 자기결정은 참여하는 구성원들의 공동의 가치와 이익을 성취하도록 돕는 일이다. 이는 정책으로 실행된다. 


지역의 경제, 교육, 문화 등 여러 산적한 일들이 넘쳐난다. 무지한 내 주변머리에도 한 번에 모든 것을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어 보인다. 이럴 때 일수록 기준을 세울 일이다. 사업의 기준 없이 책임 지지 않기 위해 전시성 행정이나 이벤트와 사업들을 나열하면서 이 일 저 일 모두 했다고 주장하는 일은 그만 해야 한다. 혹여나 이런 수준의 정치인이나 행정가들이 아직도 있을까? 


몇 가지 나열식 사업이나 이벤트를 실행하는 것 보다 그 바탕에 있는 운영의 틀을 어떻게 그림 그리고 만들어 진행해야 하는지, 시간이 걸려도 그 기준을 세우고 묵묵히 진행해야 한다. 기준을 세우고 바탕을 바꾸는 일이 결국 정치, 행정가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 시민들 모두에게 이로운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어 가는 길이다. 결정장애를 넘어서는 좋은 정치인이 하는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