몇 달 전까지 남미 어느 나라에서 열심히 활동 하다가 내전으로 귀국해서 몇 달 쉬고, 다음 달이면 다시 도미니카 공화국으로 가서 청소년들과 활동하기 위해서 떠나는 친구(?)가 광주에서 찾아 왔다. 한나 선생님이다. 예전에 길위의청년학교에도 잠시 참여하기도 했고 다른 지역이기는 했지만 같은 단체에서 활동한 후배이기도 한 청년이다. 청년이니 나하고는 친구겠다^^;;
식사하고 대화했다. 고민이 살짝 보인다.
이 친구는 다른 또래와는 살짝 다르게 한 곳에 안주하지 않고 나름의 버킷 리스트를 가지고 꿈꾸는 일들을 차근차근히 해나가는 청년이다. 청소년기관, 가족복지, 국제교류활동 등 하다가 외국에서 활동하고 싶어서 코이카 문을 두드렸다. 꾸준히 꿈꾸고 하고 싶은 일들 진행하고 있으니 나름 괜찮아 보였는데 이후의 자기만의 지속가능한 전문성을 쌓고 싶은 마음이 커 보인다.
살다보니 내 꼬라지(?)도 이렇게 되었는데 찾아 오는 친구들에게 이런저런 경험 가운데 선배라면서 몇마디 털기는 한다만. 매번 조심스럽기 그지 없다.
지금 좋아 하는 일 하라고 했다.
몇 시간 대화했지만 결론은 그거다.
그런데 문제가 있다. 내가 진짜 좋아하는 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것.
이 친구는 시류에 물들지는 않았다. 시류에 물들지 않았다는 것은 자신의 의지나 생각과는 전혀 관계 없이 그저 취업이 잘 되니 전공을 선택하거나 그런 일 찾아 가는 수준은 넘어섯다는 것을 뜻한다.
중요한 것은 자신이 좋아 하고 즐거워 하는 일일진데. 이게 말처럼 찾기가 쉽지 않다는 거다.
그럼 어떡하나? 그냥 지금 좋은 일 하는거다. 그렇게 열심히 꾸준히 한 가지라도 좋다고 여기는 일을 하다보면 전문가 되기도 하거나 크게 성공도 할게다.
그렇다고 100%성공하나? 그렇지 않지. 사람들이 생각하는 성공을 못할 수도 있다. 그럼 망한건가? 천만에.. 최소한 그 주변에 사람들은 그 사람이 그 분야에 열심히 일했다는 것을 알기에 인정은 해 줄꺼다. 또 한가지 인정 이전에 내가 좋은일, 즐거운 일 한 것 그 자체로 감사한 것 아닌가? 오랜시간동안 한가지라도 내가 좋아 하는 일을 꾸준히 했다는 것은 내가 즐거웠다는 것이다. 뭐가 문제인가? 좋은 거지.
그런데 여기에도 고민이 있기 마련. 한 가지 일을 20년 넘기며 하는 사람도 있지만 좋아하고 즐거운 일이 계속 바뀌어 가기도 한다. 그럼 또 어떤가? 또 바뀌어 가는데로 그 일을 하면 된다. 시간이 지나면 다방면의 경험 가운데 융합적인 즐거운 일 생산할 수 있는 힘이 생길 수도 있다. 그 순간 좋아 하는 일 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는 것 그 자체만으로 얼마나 기쁠가 싶다.
중요한 것은 지금 이 순간이다.
지금 이 순간 내가 뭘 하고 있는지?
무엇을 쓰고 있는지?
누구를 만나고 있는지?
무엇을 보고 있는지?
뭔지는 모르겠다만 그 일이 즐거운가?
가치있는가?
감동있는가?
해야 할 일이라고 믿는가?
종일 직장에서 일하는데 그 일을 통해서 이런 질문 한두가지 정도는 답할 수 있어야 하지 않나?
가장 큰 문제는 지금 이 순간 자신이 하는 일에 대해서 이런 질문조차 없이 월급의 수단으로 행하면서 매순간 현재가 아닌 미래만 그리는 사람들이 있다. 현재를 사는데 미래에 존재하는 사람들. 나는 이 사람들이 가장 걱정이다. 현재를 사는데 과거에 얽혀 있는 사람은 뭐라 말할수 없겠고.
삶의 큰 그림은 그리되,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야 한다. 몰입의 힘은 나의 즐거움과 연결되어 있다. 내 볼 때 힘들지 않은 일은 이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심지어 티브이만 보는 일도 얼마나 힘든지.
우리네 짧은 인생 지금 이 순간에 행하는 일 그 자체에 몰입할 수 있는 즐거운 것을 찾아 보면 어떨까 싶다.
그 순간에 즐거운 일을 계속해서 죽을 때까지 한다면?
그 일이 무엇을 생산하거나, 만들거나, 나르거나, 연구하거나, 글을 쓰거나, 물건을 팔거나, 여행을 하거나, 남을 돕거나, 기술을 개발하거나 등 등..
그 어떤 일도 좋다만 그 일이 지속적으로 즐거운지, 가치 있는지에 대한 자기 안의 질문은 어쩌면 우리가 즐겁고 몰입할 수 있는 삶을 살기 위해서는 필연으로 읽힌다. 우리 한나샘 도미니카에서 청소년들을 만나는 그 삶도 멋지게 잘 살꺼다. 그 삶 진심을 다해 응원한다고!!!
한나샘 광주로 돌아가며 펫북에 테그 걸어 올린 사진 캡쳐
'연구 및 관점 > 청소년진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진로 선택의 본질, 배려 (0) | 2020.09.14 |
---|---|
진로 선택의 이유 (0) | 2019.06.22 |
청소년의 이유 있는 불안과 우울 (0) | 2017.12.03 |
변화와 인간적 성장, 그리고 안다는 것 (0) | 2017.10.28 |
자기개발이 아닌 자기 삶을 살기 (0) | 2017.07.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