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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대선에서도 청소년은 없었다

by 달그락달그락 2017. 5. 6.


                                                 #출처.


한국 청소년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에서 가장 스스로 행복하지 않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은 이미 많은 이들이 알고 있는 통계다. 어린이, 청소년 5명 중 1명은 자살 충동을 느낀 적이 있을 정도로 심각하게 불행1하다. 자료를 살피면 흥미로운 지점들이 있는데 청소년의 행복에 있어서 학년이 올라 갈수록 성적의 중요성은 커지고 나이가 많을수록 '돈'을 꼽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다. 



                                                                                   #출처.


학교 만족도와 시간활용2 또한 최악이다. 학교의 문제와 사교육에 치여 자기 생활을 할 수 있는 시간이 없다. 행복한 미래 운운하면서 지금 현재의 어린이, 청소년시기를 학생이라는 폭력적인 입시기계 형태의 위치로 희생시키고 있다. 분석 내용은 제각각이나 각자도생의 시대인 것만큼은 분명하다. 나를 지켜주어야 할 사회를 신뢰하지 않는다. 이 시대의 가장 주요한 권력이라고 여기는 돈에 집착하게 된다. 그리고 고3을 벗어나는 순간 학생이라는 위치에 가려서 보이지 않던 청소년시기도 한순간에 사라진다. 


대통령 선거 국면에서 ‘학생’은 있지만 ‘청소년’은 없었다. 미래에 어떤 존재일 뿐 현재를 살아야할 사람으로 생각하지는 않는다. 대선 후보들의 주요 공약에 청소년이라는 단어 중심의 공약 자체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학생, 학교, 교육이라는 단어 안에서 모든 것들이 집중되어 있고 그나마도 청소년들의 실질적인 이야기를 모아 낸 후보는 없다. 그저 학부모들, 교육 관료들, 교사 등 관련해서 힘 있는 어떤 전문가라고 칭하는 집단에 의존해 공약이 개발되고 제안된다. 


그나마 몇 가지 정책 중에 학교 밖과 저소득층 청소년정도가 있는데, 이 또한 쉼터를 늘린다든지, 저소득층 학생에게 월에 얼마씩 지급한다는 극소수에 피상적이고 형식적인 몇 가지 공약이 있을 뿐이다. 여기에도 청소년의 목소리는 없다. 단순히 관계에 얽힌 사람들의 제안일 뿐이다. 


이러한 문제의 가장 큰 원인을 청소년들이 투표권이 없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일면 동의한다. 청소년참정권은 청소년들이 행복할 수 있는 정책을 만들어 낼 수 있는 가장 근간이 되는 일일 수 있다. 하지만 청소년선거권 한가지의 문제만일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학교가 아닌 그 이외에 청소년들과 관련된 많은 직업군과 관련된 사람들이 있다. 이 사람들이 청소년들을 참여 할 수 있도록 돕고 그들의 목소리를 구체화 하여 제안하는 활동을 얼마나 했는지 생각하면 회의적이다. 소수 인권운동 단체에서 진행하는 몇 가지 사안을 제외하고 대다수 관계자들은 직업군에 따른 이익에 집중한다. 자신들의 직업 안에서 청소년을 내세울 뿐이지 청소년들의 참여가 보장된 환경을 만들고 그들의 실질적인 목소리를 반영하지는 않는다. 



                                                                                                                                                            #출처.


청소년 관련 전문직들이 주장 하듯이 나 또한 청소년 기관시설을 많이 짓고, 많은 프로그램들을 개발하고 청소년관련 전문가들의 처우를 선진국 수준으로 올리고 관련 예산을 대폭 늘리기를 원한다. 하지만 말이다. 이렇게만 하면 청소년들의 삶은 나아질까? 공교육 기관의 교사들 인건비는 OECD에서 최상위3 권이다. 우리의 교육 수준은 어떤가? 


우리 사회에서 청소년들은 어디에나 있으나 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다. 이들을 둘러싼 사회 환경은 청소년을 사람이기 보다는 그 어떤 전문가들 또는 기성세대의 대상으로 존재케 한다. 청소년을 사람으로 존재하지 않게 하는 사회에 또 한명의 대통령이 오늘 선출된다. 오늘 대통령은 탄핵 정국의 촛불이 선출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한마디만 하자. 그 촛불의 상당수가 학생이라는 입시기계가 아닌 우리 사회의 사람으로서 시민이라는 청소년들이었다는 것을 절대로 잃어버리지 않기를.



#연재하는 새전북신문에 대선당일 칼럼

  1. 한국 어린이·청소년 행복지수 OECD 꼴찌 (연합뉴스, 2016/05/02 17:12) http://www.yonhapnews.co.kr/bulletin/2016/05/02/0200000000AKR20160502148300017.HTML [본문으로]
  2. 어린이 행복지수 7위-100점중 90.3, 8개국중 7위 (메스타임즈 2013/05/28) http://www.mest.kr/sub_read.html?uid=13650 [본문으로]
  3. OECD 국가별 교사의 상대적 월급 비교( 2014년 4월10일) http://newspeppermint.com/2014/04/09/teachersalaryamongoecdcountries/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