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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최순실의 기도와 똑같은 우리의 기도제목

by 달그락달그락 2016. 11. 13.

최순실, 정유라(정유연), 최순득 등 일가는 교회를 다닌다고 보도됐다. 


[출처. 미주뉴스앤조이]


이들이 헌금을 하며 기도제목이라고 써낸 글들을 보면, "하나님 동행해 주소서, 삼성동 건물이 팔리게 도와주소서. 가정에 평안과 유연(정유라)이가 훌륭한 승마선수가 되고 건강하게 해 주세요." 등이다. 다른 성도들과 큰 차이가 없다. 



[출처. 인사이트: 정유라 금메달 딴 승마대회 알고 보니 혼자출전]



정유라를 훌륭한 승마선수가 되게 하기 위해서 많은 불법이 일어났다. 혼자서 참여해 금매달을 따기도 했고, 성적이 잘 안 나오면 국가가 감사에 들어가서 협회를 쑥대밭으로 만들기도 했다. 아시아게임 금메달까지 따는 대단한(?) 일을 했고, 국회에서는 이에 대한 문제들을 제기하는 국회의원에게 장관이 된 새누리당의 몇몇 국회의원들은 앞다투어 정유라를 칭송하며 방어를 했었다.


최순실, 최순득 일가가 부동산과 권력을 이용해 부를 축적하는 방법은 일반인과는 다르게 상상을 초월한 일들이 많다. 그런 자들이 헌금봉투에 써 놓은 기도제목들과 개신교 교인들의 헌금 봉투에 써 놓은 일반적인 기도제목의 큰 차이가 없다. 내 자신이 왜 이리 부끄러운지 모르겠다. '나는 달랐나?' 


오전 대예배 설교 말씀 들으며 이전에 만났던 목사들과 부흥사들의 열변을 토하며 목소리만 큰 이들을 생각하게 됐다. 하늘에 복을 쌓을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하고 복받으라며 큰(?) 소리 치는 설교가 있다. '큰 소리'란 선동하는 듯한 말투와 매번 아멘으로 화답해야 하는 특징이 있다. 초등학생 수준의 예수천당 불신지옥 수준의 몇 마디 말에 성도들은 계속해서 아멘하고 설교자는 웅변을 하는지 선동을 하는지 모른채 다그치는 형태의 큰 목소리로 주입한다. 


이들이 특징을 몇 가지로 정리해 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 성도들에게 두려움을 주입하고 현실에 참여하지 못하게 하고 도피하도록 유도한다. 믿을 것은 하나님 밖에 없다고 강조하지만 정작 목사의 테두리를 벗어나지 못하게 하면서 철저히 교회건물의 목사 등 주인 권력에 의존하게 하며 하나님의 일은 교회 건물에서만 이루어지는 일이 대부분이라고 강조한다. 이웃의 어려움이나 아픔, 상처, 정치사회적 문제는 등한시 하게 하고 온전히 교회건물내에 사람들을 더욱 많이 데려오는 것이 복음의 최고라고 주입한다.   


둘째, 철저히 배타성을 갖게 한다. 세상은 맘몬이 지배한다고 강조하면서 자신의 그룹에 들어 오는 사람들만 구원을 받는다고 하면 교회건물내의 공동체를 끊임 없이 강조한다. 언제나 불교나 이슬람 등 타종교는 사탄 악마로 규정하고 절저히 배격해야 할 대상으로 치부한다. 심지어 정치나 사회참여에 대해 무지하지만 선거철만 되면 교회 다닌다는 사람들 뽑아 주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오히려 새누리당 등 수고보수적 사고를 강조하면서 선동하는 일이 많다. 심지어 이웃사랑 운운하면서 바자회 하지만 지역사회와는 전혀 관계 없이 자신의 교인 몇몇의 호주머니 털어 그 교인들 대상으로 행사 진행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이마저도 자신들의 교회에 데려 오는 수단이지 이웃과는 관계 없는 일이다. 


셋째, 자기 재산을 모두 바치라고 할 정도의 헌신을 강조한다. 믿음을 강조하면서 가진 모든 재산을 하나님께 드릴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며 교회에 모든 것을 바치라고 주장하는 이도 만났었다. 하나님께 드리는 것인지 교회의 목사 등 몇몇 권력자들의 용돈으로 사용되는지 알지 못한다. 헌금으로 포장된 돈은 모두가 하나님께 드리는 것이고 하늘나라에 보물을 쌓는 것이라며 또 다른 욕심으로 치환된다. 


내가 믿는 예수님은 바리새파인들의 배타성을 배재하고 이 세상 가장 약하고 하층 계급인 이웃들과 삶을 함께 하며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시다가 정치범으로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 그런 그리스도를 믿는 기독교인들의 기도와 헌금들의 목적 자체가 헌금 위에 써 있는 '보믈을 하늘에 쌓으신 분들'이라는 이 글. 


'하늘에 보물을 쌓는 것이 돈을 교회건물에 내는 것'이라고? 


성전 안에서 소와 양과 비둘기 파는 사람들과 돈 바꾸는 사람들을 보시고 예수께서는 분노하시며 뒤집어 엎으셨다. "삼성동 건물을 팔리게 도와주옵소서." 최순실 일가만 이런가? 


목사 등 교회 권력자들의 성문제와 돈에 얽힌 불법 문제를 제기하면 감히 제사장에게 저항한다며 가족의 멸절 운운하며 두려움을 주입한다. 교회 안의 목사 등 권력을 가진 이들 중 욕심에 취해 있는 이들이 있다. 그 욕심이 단순히 교회 건물의 권력에만 있는가? 그들과 함께 하는 성도들도 최순실 일가와 같이 보물을 하늘에 쌓는다며 알량한 헌금하고 승마 잘하게 해 달라, 건물 잘 팔리게 해달라며 기도 제목 써 내고 있는 것은 매 한가지 아닌가? 


이웃에 아픔에는 관심이 없고, 사회 정의에도 관심이 없으며 오직 자신의 이기성을 발현하는 것 이외에 내용은 없는 기독교인들이 과연 그리스도 예수를 믿는 기독교인인가? 심지어 정의 없음은 고사하고 예수께서 강조하신 사랑과 정의를 실천하는 이들을 종북 좌빨 운운하며 반감을 갖는 이들까지 있다. 


최근 '박근혜최순실게이트'에 한몫한 수 많은 근본주의, 복음주의자들의 회계는 있는가? 이들이 추구하는 이 땅의 하나님 나라는 도대체 무엇일까? 


이 글을 쓰면서도 이전의 내 안의 나, 내 자신이 부끄러워 하늘에 얼굴을 들지 못하겠다. 나는 기독교인이겠지? 기독교인으로서 요즘처럼 내 자신이 부끄러운 때가 있었는가? 과연 그동안의 나는 이러한 헌금 봉투의 기도제목에 당당할 수 있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