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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진로

내면의 목소리를 듣는 공부: 어떤 청년에게 한마디

by 달그락달그락 2017. 2. 10.

"어디로 가야 할지 모르겠다면, 일단 그냥 가라"  


이상한 나라의 엘리스에서 그랬다는군. 내가 제일 싫어하는 게 가만히 있는 거였어. 잘 못하면 바꾸면 되는 거잖아. 그런데 실수나 두려움 때문에 움직이지 않아. 요즘 꽤 많은 청년들이 그렇게 가만히 있으면서 경쟁에서만 이기려고 노력 한다면 오버일까?



[군산 진포해양테마공원]


군산에 비행기와 탱크 모형 등을 모아 놓은 전시장이 있다. 죽은 비행기들과 탱크다. 비행기의 본래 목적은 하늘을 나는 거잖아. 비행기가 사람들의 관람을 위해서 전시장에 나왔다는 것은 외모는 비행기 형태이지만 하늘을 날 수 있는 비행기는 아니지. 배도 마찬가지야. 항구에만 있고 출항 하지 않는다면 어떻겠니? 배 모양이지만 배 구실을 못하는 거잖아. 


청년의 때에 안정성 운운하며 정작 자신이 가진 내밀한 가슴의 소리는 무시한 채 안정성과 인건비에만 집중하는 게 옳은 일인지 모르겠어. 내가 좋아하는 말이 있어. 한번 들어 볼래? 


"앞으로 20년이 지나면 당신은 당신이 한 일보다는 하지 않은 일들 때문에 더 후회할 것이다. 그러니 닻을 올려 안전한 포구를 떠나라. 당신의 돛에 무역풍을 가득 안고 출발하여 탐험하라, 꿈꾸라, 그리고 발견하라."  


톰 소여의 모험을 쓴 마크 트웨인이 한 말이라고 해. 우리가 죽을 때까지 해야 할 일은 내 가슴의 내밀한 목소리에 귀 기울이며 여행을 하는 과정이 아닐까? 내 가슴 깊숙한 곳에서 이야기 하는 것을 듣고 움직이며 가슴 떨리는 감동을 느끼는 삶을 말하는 거야. 그런데 가슴의 내밀한 이야기는 온데 간데없이 우리 환경에 불안함만을 극복하기 위해 스펙만을 집중 하는 경우가 많아. 


자신은 가만히 있지 않았다고 해. 자신도 안전한 포구를 떠나려는 준비를 했다는 거야. 대학입시와 회사 취업을 위해 최선을 다하기 위해서 영어 점수 올리면서 나름의 활동 경력 쌓아 보고, 해외 자원봉사도 신청해서 꽤 많은 돈도 들여서 수료증 받았다고 주장하고 있지. 그리고는 최상의 스펙을 쌓았다고 자랑해.  



[인사담당자들이 뽑은 가장 쓸데 없는 스펙은. 출처. ]


스펙은 내 삶의 수단인 것이지 목적은 아닌 것 같다. 


슬픈 일은 기업이 원하는 것은 ‘기여 가능성’이지 스펙 자체는 아니라는 거야. 스펙은 기업에 생산성을 가늠하는 하나의 기준일 뿐인 거야. 대학 입시도 마찬가지다. 스펙 운운하며 여러 활동들 억지로 행하는 청소년들을 꽤 많이 보아 왔어. 입학사정관 등 담당 교수들이 뭐라고 하는지 아니? "쓸 것은 하나 없는데 엄마와 엄청 고생했겠다."고 해. 


스펙만 쌓으면 좋은 거라고 믿으며 모든 것을 수단화 해 버리는 경우란다. 정작 그 일의 본질은 보지도 못한 채 자기 스토리도 없이 수료증과 자격증만 넘쳐 나는 경우가 많아. 심지어 중고교 청소년기 때 집중하는 동아리, 진로, 자원봉사 등의 청소년활동 까지도 스펙의 한 부분이라고 우기고 있는 이들이 넘쳐나는 세상이란다. 이것은 항구를 떠나기 위해 준비하는 것도, 배를 몰고 바다로 나온 것도 아니란다. 


스펙을 많이 쌓고도 대학이나 취업에 실패할 할 경우 사회의 구조적 문제를 탓하는 경우도 있어. 우리 사회가 정상이라고 이야기 하고 싶지는 않아. 헬조선 운운할 정도로 문제가 많지. 하지만 말이다. 그 문제를 관통하는 고민과 성찰 즉, 진짜 공부의 과정에서 자기 자신의 내면의 목소리를 들으려는 노력이 있어야 하는데, 그 과정은 스펙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는 거야. 일의 본질을 이끄는 공부가 있어야 한다는 거지. 


스펙을 버리라는 말도 집중하자는 것도 아니다. 그 일의, 그 기업의, 그 대학의 이유에 대한 자기 성찰쯤은 어느 정도 해야 한다는 거야. 성찰의 과정 가운데 자신의 가슴에 있는 내면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힘이 생긴다고 봐. 내 말이 너무 고리 타분하다고는 생각 하지는 마렴. 오랜 시간 10대와 20대를 만나오면서 내가 깨달은 나름의 진실이란다. 내 가슴 깊은 곳에 있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힘이 그 순간에 자기 진로 선택에 가장 중요한 가치라고 봐. 이를 위해서 공부하고 경험하는 거야. 


여기에서 공부는 단순히 입시를 위한 참고서를 보는 게 아니란다. 세상에 대해, 자기 삶에 대해, 인간다운 삶에 대한 모든 책, 사람, 여행, 관계 등 그 어떤 과정에서든 내가 깨닫고자 노력하는 그 과정인거야. 이렇게 이야기 하고 보니 이해하는데 조금 어려울 수도 있겠다. 단순화하면 돈이나 안정적 삶보다는 내 자신의 인간다운 삶에 대해서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좋겠다는 거야. 그 생각 해 보지 않겠니? 



진로를 고민하는 어떤 청년에게 군 시렁(?)거린 말로 이해해 주시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