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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진로

흥분만 있는 청소년, 청년 집회

by 달그락달그락 2016. 8. 10.

교회와 선교단체에서 주관하는 청소년, 청년 집회에 많이도 쫓아 다녔다. 집회 중에 하늘을 향해 손을 들고 찬양하며 울면서 하나님을 찾았던 때가 있었다. 집회 참여뿐만 아니라 수년 동안 단체생활 하면서 관련 집회를 기획하기도 했다. 집회를 마치고 나면 어떤 알지 못하는 카타르시스가 있었다. 


시간이 많이 지났고, 내안의 삶과 하늘의 뜻을 구하는 어설픈 기도와 성경에 대한 더 부족한 공부와 더불어 교회를 떠난 NGO에서의 시민사회, 청소년, 청년들의 삶을 고민하고 관련 된 현장 활동들을 하면서 많이도 후회했고 회개한 일들이 많다. 감성에 충실해야 했고, 내 안의 죄성(?)을 건드려서 나약하게 한 이후 목회자나 선교단체 대표의 말씀이 곧 하늘의 뜻으로만 받아서 그대로 하는 게 옳은 것으로 받아들인 무지한 내 모습에 대한 문제를 알게 됐다.  


과거 개신교 찬양 집회를 주도하는 목사나 사역자들은 찬양 집회에 최고조의 흥분 상태를 포착해서 하나님을 만난 것으로 간주하며 감성을 자극한다. 


감성이 극단으로 치닫는 순간에 목사나 집회 인도자가 주장하는 그 순간의 이야기들이 중심이 되고 뇌리에 박히게 된다. 문제는 말씀 전하는 이들의 수준이다. 가슴 안에 감성이 충만해져 나 자신의 죄스러움에 젖어 힘겨워 하는 가운데 무엇인가 큰 빚을 진 사람으로 떨어지게 한 후, 그들이 요구하는 것을 그대로 받아들이게 되는데, 그 내용인 즉 너희들은 구원받았으니, 교회에 사람을 데려 와야 한다. 또는 선교단체에 또래 청소년, 청년들을 데려 오는 것이다. ‘전도’라고 표현한다. ‘예수천당, 불신지옥’이 핵심 메시지이며 이를 넘어 서기 위해서 사역 운운하며 전도를 강조한다.  


[사진출처. 뉴스앤조이, 유명 청소년단체 목사의 두얼굴 에서 캡쳐]


그들이 주인인 건물, 또는 그들이 설계한 조직에 사람들을 데려 오는 것과 또 비슷한 집회를 준비하는 일에 집중하게 하는 일들이다. 감성적 효과가 크면 클수록 좋은 집회로 기억에 남는다.  


성경이 뜻하는 그 시대의 정신은 무엇이며 현재 우리 삶은 어떠해야 하는지, 삶으로서 신앙을 가지고 산다는 것이 무엇인지, 우리 사회의 부조리함이나 문제들에 대하여 신앙을 가진 자들이 어떠한 처신을 해야 하는지, 사회적 약자들과는 어떠한 관계를 맺으며 성서에서 강조하는 사랑을 실천하는지, 하나님을 개인과 만날 수 있도록 그 어떤 영적 교류의 장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과정들이 과연 있는가?  


집회 장소에 ‘성경’이 놓여 있으나 존재하지 않는다. 그 누군가의 감성에 싸인 웅변토의 반복적인 주장들이 난무한다. 그 시대의 역사와 정신, 성서가 해석하는 사회적인 삶에 대한 고민과 성찰은 없다.  


사회의 타락과 부조리에 저항하며 종교개혁을 통해 만들어진 개신교가 우리사회와 권력자들의 타락에 대해서 저항하지 않는다. 약자들의 아픈 삶을 함께 하며 돌보려는 말은 없다. 그저 영향력을 넓혀 ‘사’자 들어가는 멋진 직업을 가지고 하나님의 의를 드러내라고 선동한다. 세상의 진로교육 강사와 별다를 것 없는 주장들이 난무한다. 감성에 쌓여 있는 그 순간 설교자가 왕이나 된 듯 한 착각에 마구 내지르는 몇 가지 언변이 전부인 집회다. 


결국 ‘예수천국, 불신지옥’ 이외에 메시지는 없다. 천국에 가기위해 자기가 회개하고 더 많은 사람들은 교회와 단체와 데려 오는 게 인생 사명이 되고 만다. 하나님 나라에 대한 소망과 이 땅에 어떠한 복음의 씨를 뿌리고 함께 삶을 영위해야 하는지에 대한 본질적 삶에 대한 성찰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어느 순간 말씀 전하는 어떤 이들은 누구도 알아채지 못하게 하나님 자리에 조용히 앉아서(그들은 죽어라 아니라고 주장하지만) 청소년과 청년들, 그리고 성도라고 여기는 이들의 삶을 조종하기 시작한다.


최근 라이즈업무브먼트 이동현 대표의 여고생 성폭행 사건과 맥을 같이 하는 과정이다. 


그래서 아프고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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