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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진로

상아탑과 선민의식

by 달그락달그락 2016. 8. 7.

최근 ‘이대의 난’으로 불리는 시위가 있었고, 학생들이 원하는 데로 평생교육 단과 대학 설립은 취소 됐으며 총장은 사과했다. 미래라이프대학이라는 이름의 단과대학은 실업계 고등학교 출신의 고졸 재직자 또는 30살 이상 무직 성인 여성 대상 4년재 대학 학위를 취득할 수 있게 하는 제도로 웰니스 산업(건강, 영양, 패션), 뉴미디어산업 전공(미디어 콘텐츠 기획제작) 등 정원 외 150명을 선발할 수 있고, 교육부에서 30억원을 지원하는 사업이었다. 사업 선정이 발표되자 이대 학생들은 반발했다.  


“이화여대가 평생교육 단과대학을 설립한다고 전격 발표한 것이 학생들의 ‘분노’에 불을 댕긴 것이다. “대학에 불필요한 정원 외 인원을 선발해 등록금 장사를 하려는 게 아니냐” “실업계 고졸 출신 재직자들을 불투명하게 영입하면 일반 학생들과의 공정성 문제가 우려되고 교육의 질과 격을 낮추는 꼴이 된다”는 우려가 이화이언에 봇물처럼 쏟아졌다. - 언론 기사 중1  


철저히 학교 내부 인터넷망과 SNS를 중심으로 안내 됐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모여서 이룬 성과라며 민주적 대화가 사라진 독단적인 대학의 행정에 제동을 걸었고, 상아탑의 본령을 지키기 위한 싸움이었다고 평하는 이들이 있다. 대학은 기업의 하수인격의 직업훈련소가 아닌 상아탑으로서의 역할을 하는 게 맞다. 


다만 학생들의 자발적 싸움에서 그 안을 자세히 살피면 복잡한 양상이 있음을 알 수 있다. 상아탑을 지키기 위한 대학의 근본 목적을 위해 자발적으로 싸웠다고 강조할 수도 있으나 한 편에서 이들의 선민의식은 없었을까? 


학벌주의와 서열의식이 강조된 것이라고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졸연 이화이언에 졸업생이 주로 이용하는 졸업생 화원으로 줄여서 졸연으로 불린다고 에 누군가 올린 ‘이화여자대학교 최경희 총장 미래 라이프 단과대학 개설 및 향후 문제점’이라는 글은 많은 비판과 토론 후 삭제되었다는데 내용을 살피면 극명해 진다. 


“모집 과정과 대상에 있어서도 정시나 수시와 같은 일반적인 입시 과정이 아니기 때문에 실업계 고졸 재직자들을 불투명한 입학 과정을 통해 영입함으로써 일반 학생들과의 공정성 문제가 우려될 뿐만 아니라 이화의 질과 격을 낮추는 꼴이 됩니다.” 


"거기다 30대 이상의 무직 여성까지 대상으로 함으로 인해 누구나 이화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됩니다. 이로 인해 극단적으로는 30대 중년 여성 매춘부들의 학벌 세탁과 이화여대 세사칭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오며” 


“현재 평단 산업에 선정된 대학은 대구대학교 동국대학교 부경대학교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인하대하교 제주대학교 한성대학교 그리고 이화여대의 10개 대학입니다. 선정된 타 대학들을 보시면 이화와 이름을 나란히 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대학들입니다. 이화가 평단사업에 참여함으로써 이러한 대학들과 같은 수준으로 전락하는 것입니다.”   


위의 글을 이대생 모두의 인식으로 일반화 시킬 수 없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에서 수 많은 사람이 참여 한 시위에서 위의 글과 같은 선민의식을 가진 사람이 없다고는 할 수 없겠으나 모두가 그런 사람으로 매도될 수는 없는 일이다. 다만 이러한 관점과 인식이 있다는 것도 부정할 수는 없는 일이다. 총장과 대학행정의 독선과 상아탑 본령을 지키기 위한 명분이 맞다면 이대 학생들은 앞으로 싸워야 할 일들이 넘쳐 날 것만 같다.  


19세기 프랑스의 생트·뵈브(Charies Augustin Sainte Beuve)가 강조했다는 ‘상아탑’2이라는 용어의 어원으로 사회와는 유린되는 ‘대학의 학문적 권위를 상징하면서 고고하다는 뜻’의 이 의미를 거스르는 행위에 대해서 많은 더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할 것이다. 현재 급속도로 개편되고 있는 기업의 하수인격으로 매몰되고 있는 대학의 가치 폄하 문제에 대해서 더욱 노력하는 게 옳은 일이다. 미래라이프 대학을 날려 버린 멋진 일처럼 말이지. ‘이대의 난’은 계속되겠지?


  1. 한겨레(2016-08-01 21:53). SNS로 뭉친 ‘이화의 난’…대학 독주가 화 불렀다에서 발췌 http://www.hani.co.kr/arti/society/society_general/754765.html [본문으로]
  2. 19세기 프랑스의 의사요, 문예비평가인 생트·뵈브(Charies Augustin Sainte Beuve)였다. 그는 비니(Vigny Alfled Victor de) 등 당시 예술지상주의자(藝術至上主義者)들의 작품들을 논평하는 과정에서 그들의 문학이 현실사회와 유리된 것이라 하여 상아탑문학이라는 용어로 규정한 것- 송백헌, http://unn.net/ColumnIssue/detail.asp?nsCode=31714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