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남부시장 청년몰내 안내도, 출처. 인터넷 여기 저기]
전주 남부시장 청년 몰에 대한 나름의 성과 이후 몇 년 만에 전국 몇몇 지역에서 벤치마킹한다며 똑같은 사업을 추진 중이다. 군산도 공설시장에 청년 몰을 준비한다고 밝혔다. 중소기업청이 주관한 '2016년 전통시장 청년 몰 조성사업' 공모에 군산공설시장이 선정됐다며, 사업 선정에 따른 지원금 15억 원을 통해 공설시장 2층에 지역상권의 특징을 반영한 청년 점포 리모델링과 휴게시설 등 기반조성사업을 추진하고, 참여 청년들 대상으로 창업교육도 실시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군산공설시장 전경. 출처. 인터넷 여기저기]
오랫동안 비어 있던 점포에 청년 몰 입점을 통해 전통시장에 활기를 부여하고 상권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방문객 증가로 기존 상권을 활성화 시킨다는 게 주요한 내용으로 읽힌다. 청소년과 지역 중심으로 활동하는 사람 입장에서 몇 가지 고민이 있다.
근본 이유부터 고민이다. 지역 상권 살려야 한다고 주장하는 정치인들이 많은데, 개인적으로 내키지 않는 주장이다. ‘청년’이라는 단어는 붙어 있지만 자칫 청년들의 사업을 사람들 모으고 지역 상권 살리는 경제적 수단이나, 이 일을 위한 부수적인 이벤트로 대상화 시키는 일이 발생할 수 있다. 청년들과 상인들의 본질적인 삶을 들여다보려는 노력이 우선이다.
더불어 군산의 시장 내 청년 몰을 종합적으로 코디네이션 하는 주체는 반드시 청년과 지역사회를 알며 최소한 10년 내외는 이 사업에 집중 할 수 있는 전문 활동가들을 찾아야 한다. 나는 이 일을 주도적으로 코디네이팅하는 주체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청년들의 삶을 알고 그들과 깊게 교재하며 실질적인 일들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사람들이다. 지역 상인들과의 관계와 지역사회 문화, 행정에 대한 관계까지 함께 고려할 수 있는 전문가를 찾아서 일의 전반을 맡겨야 한다. 만약 이러한 전문 활동가들이 없다면, 현재 지역에서 진행하려는 청년 몰 비슷한 사업들은 결국 이벤트로 전락하고 몇 년 후에는 별로 남는 게 없는 그저 그런 사업으로 전락하고 말 것만 같다.
일의 시작에 있어서도 사업을 시작하기 전에 지역 청년들의 삶을 조사연구하고 시장 상인들과 관련 청년들의 실질적인 목소리를 듣고 융합할 수 있는 자리를 자주 만들어야 한다. 지역 청년들과 상인들이 함께 고민들을 나누면서 실질적인 목소리를 듣고 정리해 가는 자리가 절실하다. 그 목소리를 기반으로 기획된 청년 몰 사업 등 전통시장에서의 활동들이 나와야 한다. 군산시 일들의 상당수는 행정 주도적으로 흘러가고 있는데, 행정은 가급적 지원하는 일에 집중해야 한다.
더불어 청년들의 삶과 전통시장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어떻게 연동하고 지속가능하게 할 수 있는지 구체적인 방법들에 대한 고려다. 지역 상권의 강조만 있을 때 현재 전주한옥마을에서 일어나는 부작용들은 당연한 수순이다. 이 일을 행하고 집중해야 하는 주체가 누구인가? 단순히 몇몇 상인들 사업들을 활성화 시켜야 하는 게 이유인가? 지역 상권이 활성화 되었으면 좋겠다. 다만 이를 위해서도 문화적 콘텐츠와 청년들의 지속가능한 삶에 대한 내용들이 담보 되지 않으면 세금 들여 이벤트 몇 개 하고 끝나 버리고 만다. 공공사업들의 핵심 목적이 단순히 상권 몇 곳 살리는데 집중되는 게 맞는지도 살펴야 한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 콘텐츠 개발 확산, 청년들의 삶에 대한 지속가능성 담보 과정에서 지역 상권은 살아나게 되어 있다.
[캡처: 새전북신문 기사 중]
요즘 한옥마을의 게스트 하우스부터 상권에 힘겨움 들이 있다. 돈 된다고 하니 다른 공동체적 윤리와 고민들 없이 우후죽순으로 만들어진 상업화 시설에 따라 음식뿐만 아니라 문화적 콘텐츠들의 질이 하락되었다는 것이 일반적인 중론이다.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1 등 여러 문제는 이미 예견되어 있었다. 군산의 근대역사문화 거리부터 현재 추진 중인 공설시장의 청년 몰 등의 다양한 지역 활성화 사업들은 이러한 문제들을 반면교사 삼아서 우리 안에 윤리적인 문제와 공동체에 대한 고민들을 구체화 할 수 있도록 초기에 고려해 나갔으면 좋겠다.
-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은 도시에서 비교적 빈곤 계층이 많이 사는 정체 지역(도심 부근의 주거 지역)에 저렴한 임대료를 찾는 예술가들이 몰리게 되고, 그에 따라 이 지역에 문화적/예술적 분위기가 생기게 되자 도심의 중상층/상류층들이 유입되는 인구 이동 현상이다. 따라서 빈곤 지역의 임대료 시세가 올라 지금까지 살고 있던 사람들(특히 예술가들)이 살 수 없게 되거나, 지금까지의 지역 특성이 손실되는 경우가 있다. - 출처. 위키백과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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