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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군산 근대역사문화 도시의 정체성 살리기 위해서

by 달그락달그락 2016. 9. 12.


[원도심 지역재생 및 활성화를 위한 군산 근대문화도시 조성 사업 계획 PPT, 출처: 군산시 발표자료]


군산은 근대역사문화를 표방하는 도시다. 월명동 일대가 여름 휴가철 여행객들로 꽤 북적였다. 근대역사문화는 일제하 서민 삶의 아픔과 독립을 위한 치열한 저항 정신들을 알아가고 다시는 과거의 아픈 역사를 되풀이 하지 않도록 하자는 나름의 정체성을 띠고 있다. 


근대역사문화지구 만들어 가면서 머물러 가는 관광지를 만들겠다며 고우당 등 숙박지를 만들었다. 거리를 꾸미고 주차장도 만들고 지중화 사업도 한창이다. 상당히 많은 세금이 투여되고 있다. 관광객들이 조금씩 증가하자 게스트하우스가 여러 곳에 생겼다. 그런 가운데에도 근대역사문화 도시에 맞는 체험거리는 항상 논란에 있다. 


본래 이 지역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는 일제 강점기 서민들의 생활상과 수탈의 역사, 우리 민족의 일본인들에게 항거했던 사실들을 보고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어야 하지만 이러한 체험거리 등 콘텐츠는 부족하다는 것, 언론이건 관련 전문가들이 매번 주장하는 이야기들이다. 


[군산얼마나 체험할게 없으면 유카타 체험을. 출처. 군산미래신문, 2016. 8. 8]

  

최근 이 지역에 일본 전통 옷인 ‘유카타’를 대여해 주는 상점이 생겼다. 유카타를 입고 원도심 거리를 걷는 사람들까지 등장했다. 항쟁관이라고 하나 지어놨는데 너무 작고, 지역과 관계없는 안중근 의사 등 국가적 독립 운동가들이 나열되어 있다. 몇몇 지역 운동가들 이름정도 걸어 놓은 게 전부다. 일본식 가옥에 항쟁관을 만들었다는 것도 논쟁거리다. 그래도 박물관은 멋지다고 칭찬하는 분들도 많다. 



[항쟁관 내부. 출처: 군산시 홈페이지]


[항쟁관 외관, 출처: 인터넷 여기저기]


지자체와 관계자들의 노력으로 관광객 증가도 있으나 내부 정체성 운운하는 논란과 체험거리 빈약 등에 대한 비판도 있으며, 생계에 따른 상업시설 들에 대한 고민도 어우러져 있다. 우리 안의 정체성을 가지고 여러 문제를 한방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은 없겠지만 제안하고 싶은 게 몇 가지 있다. 


시가 추진하는 주변 하드웨어 만들어 가는 사업과 연계하여, 이 지역에 역사성과 문화를 고민하고 지속적으로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는 문화예술인들과 지역 활동가들의 지속가능한 지원이다. 


관련한 체험거리 등 콘텐츠를 만들고 정체성을 살리면서 지역 문화수준을 높이고 관광객을 끌어 모을 수 있는 힘은 그 안의 실질적인 내용에서 나온다. 이는 단편적인 사업 지원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문화예술인들과 지역 활동가들이 거점을 잡고 자유롭게 오랫토록 활동할 수 있도록 공간과 예산 등의 실질적이고 지속가능한 지원이다. 근대역사문화에 대한 고민과 역사성, 문화적 관점을 가지고 콘텐츠를 생산하여 지역과 관계 맺을 수 있는 활동을 행하는 이들에 대한 지원을 뜻한다. 



[고우당 전경, 출처: 인터넷 여기 저기]


실례로 세금 들여 지어 놓은 고우당과 같은 공간은 지역의 전문가 들이 주장 하듯이 문화예술인들과 활동가들이 활동 할 수 있는 거점으로 지원해 주면 좋겠다. 세금 들여 지어 놓은 공간을 다른 민간의 게스트하우스와 같이 경쟁하며 활용하는지 이해하기도 어렵다. 예전과 같이 지역에 숙박시설이 부족할 때에는 그렇게 할 수 있다 쳐도 지금 게스트 하우스는 넘쳐난다. 


도시재생 관련 공모사업 들도 단편적 이벤트를 넘어서 지속가능한 콘텐츠 생산과 함께 지역 활동가들과 문화예술인들 연대할 수 있는 기반작업, 장기적이고 본래 근대역사문화도시의 정체성을 살릴 수 있는 내용 있는 콘텐츠가 생산될 수 있도록 도움을 주어야 한다. 


더불어 지역의 다양한 장소와 시민들을 연결하고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돕는 지역 활동가의 역할도 중요해 보인다. 지역민들은 단순히 관광객 받아 장사하는 사람들이 아닌, 실제 우리가 가진 역사와 문화 등에 직접 참여하고 함께 즐기고 만날 수 있는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작은 축제 하나에도 몇몇 전문가와 이벤트 업체가 주도하는 게 아닌 지역 주민의 실질적인 참여가 중심이 되는 축제이다. 현재 시간 여행 축제 등 다양한 시도가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여기에 더해 지역 주민들도 함께 고민하고 나누는 축제였으면 어떨까 싶다. 


월명동에서 청소년과 관련해서 일하는 사람이 떠들어 데는 이야기여서 쓰잘데기 없다고도 할 수 있겠지만, 수년째 이 바닥을 보아 오면서 한마디 하는 거니 관계자 분들 편하게 받으시길. 뭐 쿨(?)하게 무시하셔도 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