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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시민사회가 소셜미디어를 활용해야 하는 이유

by 달그락달그락 2016. 5. 31.


사진출처. 스브스뉴스


저소득 청소년들의 생리대 살 돈이 없어서 학교를 결석하거나 심지어 신발깔창을 사용한다는 이야기가 SNS에 돌았다. 화가 났다. 운영하는 페이스북 그룹에 내용을 안내하고 관심 있을 만한 국회의원께 테그 걸었다. 밤에 문자로 연락이 왔다. 바로 다른 의원들과 상의하겠다고 하신다. 원래 이 쪽 분야에 많은 활동을 해 오신 분이시고 신뢰하는 분이기도 했지만 너무 감사했다. 



출처. 뉴욕타임즈, 대통령의 하야 발표이후 타흐리르 광장에서 축제를 벌이고 있는 이집트 시민들


소셜미디어는 힘이 있다. 독재국가에서 페이스북이 수단이 되어 혁명이 일어나기도 했다. 이집트의 30년 독재정권을 몰아내는 과정을 ‘페이스북 혁명’이라고까지 칭한다. 시위 과정에 페이스북이 적극 활용됐기 때문이다. 소셜네트워크(SNS)의 이야기들이 진정성과 정의가 있으면 그 힘은 증폭되기 마련이다. 


근래 지리산에서 활동하는 지인(청년)이 전라북도 청년지원 관련 조례에 자문하면서 마음 고생하는 것을 SNS를 통해 지켜보게 되었다. 무언가 돕고 싶어서 지역의 의원도 소개 해 주고 몇 가지 안내도 해 주었다. 이 청년의 페이스북 보면서 이전에 시민운동, 청소년운동 할 때 대자보, 전단지, 포스터, 현수막, 일인시위 등을 열심히 해도 요동하지 않던 관료들의 모습들이 떠올랐다. 


어떤 힘은 사람들을 움직이게 한다. 그 힘의 원동력이 어떠한 근본적 가치나 이상, 철학인 사람들도 있지만 관료 조직에 부딪치게 될 때에는 그 안의 자기 권력에 대한 위치의 관계에 집중되는 경우가 있었다. 자신의 승진이나 위치에 문제가 된다고 생각할 때에 논의 자리에 바로 나온다는 것이다. 조직을 모두 비판했을 때 움직임이 덜 하지만 당사자가 누구인지 찍어서 논의를 시작할 때, 그 이야기가 불특정 다수에게 공감을 얻을 때에 당사자가 움직이는 경우가 있다. 언론에 기대는 경우도 있지만 쉽지 않다. 



출처. itxcloud blog1



시민단체 등 비영리 조직에서 사회를 변화시키기 위해 관료조직과 대치하는 경우가 있다. 이전에 방식으로 상당히 많은 에너지를 쏟아 부어야 했는데, 요즘은 개인이 파워블로거나 페이스북, 트위터 등의 SNS상에서 공감을 얻기만 하면 이전의 전단지 수만장, 포스터, 현수막, 보도자료 등 동원하지 않아도 어느 정도의 힘을 얻게 되는 경우가 있다. 


문제는 시민사회에서 소셜미디어 활용이 더디다는 것이다. 홍보 운운하면서 페이스북 시작하는 단체 상근자들이 있다. 단체에 행사나 홍보할 내용 등의 웹 포스터를 뉴스피드에 도배 하는 일이 잦다. 자신의 기관단체를 알리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사람이 올린 글은 힘이 없다. 친구를 친구로 대하지 않고 자기 홍보 수단으로 활용했기 때문이다. 


페이스북에서 친구를 맺었더니, 그 날부터 정수기 판매 포스터가 계속해서 뉴스피드에 올라온다면 기분 좋을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이 사람은 친구로 관계 맺은 게 아닌 나를 정수기 판매 대상자로 관계 맺은 것으로 이해된다. 바로 친구를 끊게 된다. 시민사회단체의 상근자들의 페이스북 사용도 이것만 기억하면 좋지 않을까? 친구를 친구답게 소중한 관계를 형성하면 자연스러운데 그렇지 못한 관계 형성이 문제를 야기 한다는 것. 


지리산의 지인이 제안한 내용이 도에서 받아 질런지 무시될지는 알 수 없다2. 다만 그나마 자위하는 것은 이 친구의 이야기가 SNS를 통해서 여러 시민과 관계자들이 알게 되었고, 도의원 등 관련 정책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도 개입하게 되었다는 것이다. 더불어 이 친구가 관련 글을 올릴 때 도 관계자가 주의 깊게 살피고 관계를 갖는 다는 것이다. 관료들이 변화 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닌 듯싶다. 조직상의 특징이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의 관료의 역사를 보면 이해가 빠르다. 중요한 것은 우리네 시민들 한명 한명이 SNS 등 소셜미디어를 잘 사용하면 자신들의 생각과 이야기들을 이사회에 안내하고 전할 수 있는 힘이 있는 세상이라는 것을 알았으면 좋겠다. 



  1. http://itxcloud.tistory.com/102 [본문으로]
  2. 이 글을 쓰고 난 이후 이틀여가 지난 지리산 지인의 페이스북에 글이 올라왔다. 도에서 이 청년들이 제안한 내용들이 상당히 반영이 되었다고 전하며 감사를 전했다. 고마운 일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