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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가야 할 길

by 달그락달그락 2016. 1. 3.




"이 곳보다 더 좋은 곳 있으면 언제든 말해요. 언제든 떠나면 되요. 갈 곳 없어도 혹시 여기 그만두고 싶으면 말해요. 내가 그래도 발이 좀 넓으니 원하는 직장 알아 봐 줄 수도 있어요." 언젠가 회식하다가 알딸딸한 정신에 우리 선생님들에게 전한 말이다.


회사라는 조직 생활하면서 운영자와 직원들의 사이를 알게 되었다. 내 첫 직장은 꽤 큰 감리회사였다. 이후 꽤 오랜시간 민간단체에서 활동했었고, 청소년관련시설도 운영했었다. 독립해서 프리로 몇년 간 무허가 연구소 운영하면서 네트워크 하며 '운동'이라는 것을 해 오다가 작년에 사랑하는 어떤 분 때문에 합병인지 연합인지 모를 법인일 다시 시작하게 되면서 지역에서 꿈꾸는 활동을 다시금 시작했다. 


그리고 함께 하는 분들과의 관계를 다시금 깊게 생각하게 됐다. 몇 명 안되는 직원이지만 울 샘들에게 "들어 오는 것은 깊이 고민해야 하지만, 나가는 것은 쿨하게 받아 들인다"고 했다. 언제든 나와 함께 일하는 곳보다 더 좋은 곳 있으면 선생님들이 떠났으면 한다. 다만 떠나기 전까지는 진정성 가지고 깊이 있는 활동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 


비영리 민간 조직에서의 운영은 회사경영과는 다르다. 미션, 비전.. 등이 무엇보다 소중하고 삶으로서 나타났으면 하는게 개인적 바램이다. 하지만 이 바닥에서 그 동안 보아 왔던 수 많은 이들의 삶을 보건데 결코 그렇지 않았다. 어떤 이들은 일반 회사에서 퇴출 되거나 들어갈 엄두가 나지 못하는 이들도 있었고, 공무원 시험 보다가 잠시 알바식으로 들어 온 이들까지 있었다. 무능한 이들이 오며가며 만나는 장소기도 한 곳이었다. 


능력 있는 어떤 이들은 성골, 진골 운운하며 이 바닥에서도 학력이나 어학능력들 앞세우며 좋은 자리 다 차지하며 삶의 욕망을 충족시키는 이들도 보아 왔다. 오히려 일반회사보다도 더 많은 부(?)와 안정성을 추구하는 이들도 알게 되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존경하는 분들도 있었다. 소수지만 어떤 이들은 자기 삶의 목적을 분명히 하고 삶을 거는 이들이 있다. 자신을 성찰하고 반성하고 사회의 변화, 청소년들과 함께 하는 삶을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다. 개인적 욕심과 욕망을 내려 놓고 진짜 자신을 사랑하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 


이 바닥 일을 오래 하면서 '좋은 일'이 '좋은 일'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진짜 좋은 일을 알 수 있는 방법은 간단했다. 가족에게 사랑 받는 것은 당연했고, 더 중요한 것은 자신이 속한 조직내에 선배 그룹이 아닌, 후배들에게 존경과 사랑을 받는지 자기 자신을 돌아 볼 수 있어야 한다. 


내게 가장 무서운 이들은 힘쎈 이들이 아니다. 아는 이들 알겠지만 어떤 이들을 만나도 내 딴(?)에 당당하다. 내게 두려움을 주는 이들은 내 주변에 가장 가까운 이들이다. 나를 가장 잘 아는 나와 함께 동고동락하는 이들이다. 


오후에 울 중딩 성원이가 교회에서 부른 찬양 함께 하며 나를 보니 참 아프다. 


"나의 욕심이 나의 못난 자아가 언제나 커다란 짐 되어, 나를 짓눌러 나를 곤고케 하니..." 딱 나였다. 못난 놈. 


새로운 한해가 시작되었다. 이번 한해는 최대한 일 욕심을 내려 놓으련다. 진정 꼭 필요한 곳만, 해야 할 일만 집중해야지. 모두가 욕심이었다는 것 알게 된다. 해야 할 일에 집중하기. 참여를 넘어 자치하기. 이번 한해 구호가 될 듯 싶다. 


이 길.. 눈이 쌓여 보이지 않아도 길은 존재한다. 그 길이 없으면 가면 만들어진다. 문제는 함께 가야 할 이들이다. 감사하게도 함께 갈 분들이 주변에 많이 계시다는 것. 이거 하나면 됐다. 가자. 나의 못난 자아를 붙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