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구 및 관점/칼럼

학교밖 청소년에 대한 미안함

by 달그락달그락 2015. 10. 29.

학교에 적응을 잘 하면 좋은 학생이라는 인식이 일반적이다. 학교 적응 관련 논문들을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이 보아 왔다. 학교적응 잘 하는 청소년이 공부 잘 하고 좋은 대학가고 좋은 직장에 갈 수 있는 확률이 높다는 것이라고 증명하는 과정이 대부분이다. 학교적응에 실패하고 학교를 떠난 청소년들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이러한 지점과 맞닿아 있다. 특히 학부모들의 학교 밖 청소년에 대한 인식은 매우 부정적이다. 


교육부의 통계에서 ‘학업’을 중단한 학생들이라는 표현이 되는 청소년들이 매년 5만 명이 넘는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학교를 중도 이탈한 것이지 학업을 중단했다는 것은 아닌 것 같은데 ‘학업 중단’이라는 표현이 생선가시가 목에 걸린 것처럼 아프다. 그렇다면 학교를 그만 둔 청소년들만 문제가 있는 것일까? 


우리가 고려해야 할 대상들을 학교 밖이 아닌 학교 안에서 더욱 심각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잠재적 중도 탈락자라고 하는 학생이라는 신분을 가진 청소년들이다. 학교에는 앉아 있지만 적응하지 못하거나 학교를 그만 두고 싶지만 그럴 수 없는 학생들이다. 최근 들어 학업 중단 청소년은 다소 감소 추세를 보이는 반면 학교에 재학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배움을 중단한 상태이거나 중퇴 의도를 가진 청소년 즉 잠재적 학업중단 청소년이 증가하고 있다고 보고된다. 어렵게 생각할 필요 없다. 학교에서 국영수 수업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중・고 청소년들의 경우 한 반에서 교사들의 진도를 따라 갈 수 있는 학생들이 몇 명이나 될까 추측하면 쉽게 상황 파악 된다. 


렇다면 학교가 무조건적으로 나쁜 곳인가? 그렇지 않다. 학교에서 친구관계를 깊게 맺고 나름의 꿈을 꾸며 희망을 노래하는 친구들도 있다. 문제는 그렇지 않은 학생들에 대한 배려가 너무 없다는 것이다. 


청소년들에 대한 배려는 학교내외에서 공동으로 찾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학교는 단순히 적응하는 곳이 아닌, 학생신분을 가진 시민으로서 참여하는 곳이라는 것을 명확히 해야 한다. 학생은 위치권으로서의 자기 권리가 존재하고 이에 따른 책임이 있기 마련이다. 이와 함께 학교를 떠나는 것 또한 청소년들의 선택으로 하나의 권리로 인정하고 자립(또는 독립)의 기간에 또 다른 경험을 할 수 있는 공부(학업) 또는 진로의 장을 지역사회가 만들어 주어야 한다. 


학교 밖에 청소년들은 ‘부적응자’라는 편견으로서가 아닌 우리 사회에서 당연히 받아야할 교육에 대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므로 미안해야 하는 인식이 있어야 한다. 학교 밖, 즉 지역에서의 세심한 배려와 정책, 지원이 적극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전국에 학교밖지원센터가 설치됐다. 앞으로 그 행보가 기대되기도 하지만 자칫 학교 밖의 청소년들을 또 다른 낙인을 찍어 부족하고 불쌍하고 상처가 엄청 많은 청소년들로 치부하며 동정을 유도하는 일은 없어야겠다. 이러한 정책 안에서도 우리나라 국민으로서, 시민으로서 누려야 할 당연한 권리를 누리지 못하는 청소년들에게 최소한의 보완재로서의 우리는 미안함이 앞서야 옳다. 


군산시가 어린이행복도시를 정책으로 추진하고 있다. 행복이라는 단어의 주관성을 표현하기가 쉽지 않지만 그 맥락 안에 ‘어린이청소년들의 친화적인 지역사회’라는 것은 확신하고 있다. 학교를 넘어서 지역 전체가 청소년들에게 친화적인 공간이었으면 진짜로 좋겠다.


#다음주 군산미래신문칼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