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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청소년자치공간_달그락달그락

좋은 일

by 달그락달그락 2012. 11. 17.



초기 청소년사업 할 때였다. 보이는 사안은 모두 좋은 일이었다. 청소년들의 자치활동을 통해 민주시민을 키워야 했고, 다양한 청소년축제와 동아리활동을 통해 긍정적 문화도 양산해야 했으며 학교폭력과 일하는 청소년문제도 고민해야했다.


몇 년 후 인권에 필(?) 받아 공부하다가 참여권에 올인 하면서 지역시민들의 도움으로 법인 안에 청소년인권센터도 개소했었다. 인권조레추진하다 엎어지기도 했고 유해환경 개선한다고 업소조사에 개도활동까지 별 짓 다했었다.


아이들 이야기는 아이들이 해야 한다며 청소년기자단까지 조직해 지역 언론과 연계해 일년 넘게 기사도 만들어 냈었다. 아이들 일은 무조건 좋은 일(?)이었고 해야 할 일이라고 믿었다.

돌이켜 보며 내 안에 반성을 많이 하게 된다. 갖가지 프로그램들과 사업과 관련 조직들. 정말 잘하는 게 있었나?


사업을 많이 하고 바쁘게 움직이면 잘하는 것인가? 부서장인데 부원이 한명인 조직에서 이정도 일하니 좋은 거라며 자위했었다. 정말 좋은 일인가?


절대 그렇지 않다. ‘좋은일’이 현수막에 써 있는 허울 좋은 문구가 아니라는 것은 몇 해 지나지 않아 깨닫게 되었다. 운동은 변화를 뜻하는데 형식적 프로그램으로 그러한 변화를 이루는게 쉽지 않음도 알게 되었다. 내가 잘하는 일들에 집중해야 했으며 집요하리만큼 그 일에 대한 많은 학습과 연구 또한 필요함도 알게 됐다.


민간에서 전문성을 반복된 일들에 의해 습득이 되면 전문성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이 있다. 반복된 기술 일뿐 가치 없는 껍데기일 수 있다.


좋은 일이란 내가 밥 벌어 먹으며 좋은 말 듣는 허울 좋은 프로그램이 아니다. 내가 만나는 지역과 그곳의 청소년들이 함께 사람답게 사는 그 어떤 가치를 나누고 실행해 가는 과정이라는 것. 청소년들과 지역민들을 사업의 대상화 시키는 것이 아닌 함께하는 것이고, 그러한 서로간의 긍정적 변화를 가치 있게 해석할 수 있는 능력이라는 것. 한 참 시간이 흐른 후 깨달았다.


우리네 삶에서 사람과의 지속적인 수평적 관계와 운동을 위한 깊은 학습은 그래서 더욱 더 필요한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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