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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청소년자치공간_달그락달그락

농부의 눈과 어부의 눈

by 달그락달그락 2012. 3. 4.


사진출처: 한겨레 사진마을


아이들을 만나는 성인(교사, 지도자, 멘토 등)분들에게 '어부의 눈'과 '농부의 눈' 가운데 어떠한 눈을 가져야 하느냐 묻습니다. 제가 의도하는 답은 '농부의 눈'입니다. 바다에 나가서 바로 물고기를 잡아야 하는 어부의 눈으로 아이들을 보게 되면 많은 힘겨움이 있다는 지론이지요. 씨앗, 파종, 적절한 비료와 물, 기온 등 여러 환경적 요인과 사람의 정성 가운데 농사가 이루어지죠. 그 농사를 이루어 가는 농부의 눈이 아이들과 관계하는 사람들의 시각이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내용이예요.


가끔씩 집중하는 청소년과 청년들이 자신의 본 마음과는 달리 의도하지 않게 던지는 몇 마디 농담조의 말투, 인터넷에 장난으로 친분을 과시하는 글(?)에 상처 받는 저를 보게 됩니다. 농부 처럼 멀리 보고 기다려 주고 참아 주며 편하게 대해야 하는데 의미 없이 던지는 작은 몇 마디 말에 고민이 깊어지는 저를 보게 됩니다. 작은 일에 깊어지게 되면 끝 간데 모르고 고민하게 되지요. 저의 부족함이 항상 크다는 것을 깨닫게 되요.


사진은 본 내용과 관계 없음


언제인가 모 기관에서 강의하다가 농부의 눈 운운 했더니 한 분이 손을 들더니 "요즘은 어부들도 바로 나가서 잡기도 하지만 양식도 하는데요."라며 한말씀 하십니다. 그렇지요. 요즘에는 양식도 많이 하지요.


"어떤 관점이나 내용이 우리네 삶에서 완벽하겠습니까?"

"사람 사는 관계에서도 모두에게 사랑 받기가 쉽겠어요?"

그래서 가능한 본질적 가치와 목적에 벗어나지 않으려 노력할 뿐이지요.


저를 자세히 들여다 보았어요. 저의 말투와 제가 관계했던 '편한 관계'의 우리 아이들과 함께 했던 실무지도력 분들을 깊이 생각해 보게 되었지요.


비판적 관점을 강조했던 차라 가능한 상대를 성장시키기 위해서는 회의나 논의 가운데에서는 조금더 신랄하게 토론하고 논의하는게 좋다고 판단했어요. 조금 더 낳은 대안을 위해서였고 그 논의를 통해 상대가 성장할 수 있다고 믿었어요. 실무지도력이나 청소년, 청년들의 논의 가운데 일면 성장한 부분을 많이 보았지요. 다만 그 가운데에서 인간관계에서 오는 상대의 힘겨움은 고려치 않았던 경우가 있었던 것 같아요.


청소년과 청년들의 관계도 깊이 묵상하게 되었어요. 편하게 접근하고자 장난끼 어린 농담도 서슴 없이 했고 권위적인 모습이 싫어서 편하게 이야기 하고자 상대에 대한 농담도 자주 던졌던 것 같아요. 그러한 가운데에 편하게 친구처럼 지낼 수 있는 관계도 있었지만 관계가 너무나 편해지며 만들어 지는 웃지 못할 헤프닝도 있게 되지요. 나중에는 제가 거북할 정도로 들이데는 아이들도 많아졌지요.


가는 만큼 오는 것을 깨닫게 되요. 결국은 제 모습을 다시 들여다 보게 되요. 조금더 안정감 있게 내 자신을 바라 보는 훈련을 해야겠어요.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사랑 받을 수는 없어도 세상의 모든 이들에게 상처 주지 않고자 노력할 수는 있을 것 같아요. 저는 그저 편하게 상대를 위해서 하는 행위에도 상대는 상처 받을 수 있다는 것을, 다른 이들이 저에게 대하는 모습을 보면서 깊이 있게 깨닫게 되요.


저를 깊이 있게 다시 바라 보아야겠어요.


이제 봄인가 봐요. 하늘이 맑고 환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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