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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강의 및 연구

강사비와 사과박스

by 달그락달그락 2011. 2. 13.

 

 

수년 전(?)에 YMCA의 간사도 아니었고 거의 초년 실무자인 저에게

경남지역Y 전체 실무자 연수에 강사로 초청 해 주셨습니다.

저희 법인이 어렵다는 판단에 출장비는 고사하고,

그날 움직이는 것 조차도 어려워 하며,

간신이 시간을 쪼개 경남 어딘가(?)로 향했습니다.

정확하지는 않지만 지금 기억으로 버스를 몇 차례 갈아 타며

대략 7~8시간 걸려 강의시간 바로 전에 도착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당시 제 차도 없었고, 한달 인건비가 100만원에

한참 못 미치는(도저히 밝히기 어려운) 돈을 받던 때였습니다. 

그 날 강사로 참여하신 분은 저와 함께 경기 모지역의

사무총장님과 현재 연맹의 모 국장님이셨습니다.

 

강의 이후 사회자 분이 강사비를 두 분께서 실무자분들 간식을 주시라며

후원하셨다며 박수를 유도하시더군요.

그런데 저는 그럴 수 없었습니다.

얼마 안되는 강사비였지만 그 돈을 받지 않으면

집에 돌아 갈 수 있는 형편이 아니었죠.

얼굴이 화끈거리고 민망해서 어찌할지 몰랐습니다.

 

죄인처럼 그 강사비로  집에 귀가한 생각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오늘 호남지역Y 신입실무자 분들 대상으로 강의 하며 그 생각이 갑자기 나더군요.

 

강의 후 박수 받고 나면 조용히 담당 간사님께 강사비는 됐으니 

후배 분들 간식이라도 사주라고 말하려 했습니다.

그런데 총괄하신 간사님께서 이번 연수에 강사비를 생협에서 드리는 사과로 대신 하셨다면서

사과박스를 주더군요. 저를 제외한 대부분의 강사분들이 사무총장들이니

양해해 주셨다고 하셨습니다. 당연히 이해하지요. 

민간단체의 빠듯한 살림에 연대해서 신입실무자 교육까지 만들고

바쁜시간 쪼개며 최선을 다하시는 간사님들이시니 당연히 그래야죠. 

 

그런데 멋지게 "강사비는 후배들에게 간식 사 주세요."

아~~ 이 말을 또 못했네요.

 

에고...

 

 

http://www.youthauto.net/2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