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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강의 및 연구

버스 안에서

by 달그락달그락 2009. 11. 25.

근래 기도제목 중 추가된 내용 하나가 12월까지는 아프지 않게 해달라는 거예요. 진행되는 일정가운데 절대로 아파서는 안 되는 일들이 만들어지곤 합니다. 나름 데로의 책임감과 존재감과 목적에 대한 삶이라 자위해 보며 낳아갑니다. 육체의 힘겨움이 받쳐 주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가끔씩 알게 됩니다.

 

 

지난 주 귀가 시간이 계속해서 새벽이었습니다. 진행되는 토론회와 함께 몇 가지 지역의 주요한 안건 때문에 교육장님 등 지역의 어른들과 면담이 계속해서 이어졌습니다. 기관 수탁문제 때문에 후원금 작업과 진행되는 일들 해결하느라 지역 교계의 목사님들과 관련 의원분들을 지속해서 만났습니다. 지역사회복지실무협의체와 사회복지협의회 회의에도 참여했고, 대학원 연구방 등 공부 때문에 서울에도 다녀왔습니다. 전북청소년수련시설협회 청소년지도자분들 대상으로 강의가 있어 무주에도 다녀왔습니다. 기관 내부 일 때문에 실무자분들과 논의하는 시간도 지속해서 가졌습니다. 출강하는 한 대학도 종강하게 되었습니다.

 

 

오늘(어제)은 대학원 강의 듣고 저녁에 학술제 토론자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발제하신 분이 개인적인 일 때문에 먼저 가시는 바람에 토론에 이어 발제자 대신에 논의까지 하는 헤프닝도 있었습니다. 나름 의미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지난 주일 오전에는 지역의 모교회 대예배에 이사장님과 부이사장님과 청소년위원이신 의원분과 함께 참여했습니다. 저는 총괄실무자 입장에서 교인들 대상으로 후원설명을 드렸습니다. 대예배 때 두 차례 진행하고 오후에 시의회에 관련 의원 분들과 중요한 사안들 논의 드렸습니다. 주일 오후 기관에서 회의하는 청소년들을 아주 짧은 시간 만나기도 했습니다. 대학원 선배님과 공동작업해서 학회의 논문 재심을 위한 교정본도 제출하고, 근래 작업하는 청소년시민참여지도론과 시민성프레임 연구도 고민해 봅니다.

 

 

여러 일들이 많습니다. 수련관 수탁 문제도 고민이 있었습니다. 과정 가운데 배운 것이 많습니다. 지역의 어른들을 실제적인 관계로 만나면서 많은 것을 배우게 됩니다. 올바른 일이 올바르게 되게 하기 위해서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명분이 없는 일이 얼마만큼 무모하고 가치 없는 비상식적인 일들을 만들어 내는지도 배웠습니다. 내 자신의 명분과 가치와 철학의 정당성을 내세우고 운동의 성과와 과정에 따른 미래의 비전을 설명 드리고 소통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일들이 다른 이들의 잘못된 가치와 욕심에 부딪칠때의 모습을 목격하게 되었습니다. 사람의 욕심을 목격하면서 제 안에 더 큰 배움이 있었습니다. 철저하게 올바른 가치와 윤리가 얼마나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감사하고 감사한 일입니다. 현재까지 고민하고 기도하며 내세우는 가치와 윤리에 많은 이들이 동의합니다. 더욱 겸손히 제 안을 다스리고 청지기로서 이 땅에서 지키고 해결하고 만들어 가야할 실천 가치에 더욱 정진해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고속버스 안에서 여러 일들을 합니다. 지금도 고속버스에서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강의나 토론원고도 쓰고 대학원 과제도 합니다. 고속버스를 타면 항상 3번 자리에 앉습니다. 몇 가지 이유가 있습니다. 노트북을 조금은 자유롭게 켤 수 있습니다. 독서 등이 들어오지 않으면 바로 기사 아저씨에게 부탁드릴 수 있습니다.

 

가끔씩 기분 좋지 않은 일이 있습니다. 뒤에 앉은 분이 발을 올려 의자 옆에 틈까지 끼어 넣습니다. 제 팔꿈치에 발이 닿아 기분이 좋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오늘 뒤에 앉은 아저씨가 술에 취한 모양입니다. 계속해서 전화를 하시더니 급기야 발을 계속해서 올리셔서 냄새부터 고약한 발이 팔꿈치에 자꾸 닿아 불쾌합니다. 계속해서 참다가 결국 "아저씨 발좀 내려 주세요"라고 말씀 드립니다. 기분이 좋지 않습니다.

 

사람의 마음이라는 게 참으로 단순합니다. 작은 불쾌감이 하루를 흔들 때가 있습니다.

 

지금이 그렇습니다. 새벽에 서울가서 강의 때 발표하고, 학술제에 토론했습니다. 전화상으로 이런저런 일들 처리하며, 힘겹지만 그 안에서의 배움에 만족하며 소중한 분들과의 교재에 감사하는 하루였습니다. 버스 안이 쉼의 공간이기를 바라는데 오늘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뒤에분의 작은 실수(?)가 힘겨운 마음에 기분 좋지 않은 모습을 전해 줍니다. 가끔 경험하는 일입니다. 환경과 지구촌시민성 운운하지만 이러한 작은 일에 괜히 기분이 좋지 않아 집니다. 이러한 모든 일들을 다스릴 수 있어야겠습니다.

 

사람과의 관계에서 소원한 마음을 전해 받을 때가 가끔씩 있지만 상대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마음이 바뀌는 경우가 많습니다. 전에 버스 좌석에 앉아 불편하면 앞자리가 비었을 때 다리를 걸쳤던 기억이 언듯 났습니다. 나라도 별것 없구나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괜히 뒤에 아저씨에게 무안을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도 가져 봅니다.

 

큰일, 작은 일, 사람과의 관계에서 문제가 되는 모든 일들은 나에게서 파생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내가 한 일에 대해, 내가 만나는 사람의 관계에 대한 이유에 대해, 사람과의 목적에 대해 그 모든 일들이 나에게 전해 져 오게 됨을 알게 됩니다. 결국 현재의 나의 모습은 그 누구도 아닌 내가 선택한 것임을 알게 됩니다. 누구를 탓하고 누구를 원망할 수 없습니다. 이 안에서 저의 모습을 다시 성찰하고 더욱 겸손히 기도하고 고민하고 학습하고 실천해야겠습니다. 옳은 이념과 목적을 끊임없이 성찰하는 시간을 가져야겠습니다.

 

 

어느 늦은 밤 버스 안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