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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지구촌 시민으로 살아가기

by 달그락달그락 2010. 8. 23.

지구촌 시민으로 살아가기

 

정건희

군산시청소년수련관 부관장

 

 

전쟁의 참화 속에서 나라를 지키다가 떠나가신 수많은 호국영령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뜁니다. 특히, 6.25를 겪은 우리의 역사적 아픔과 힘겨움이 더 큰 고통으로 녹아 있음을 보게 됩니다. 그래서일까요? 남북관계가 경색되어지고 북한 안에서의 어린이, 청소년, 아녀자들이 굶어 죽는 문제가 극에 달하는 모습을 지켜보면서도 다양한 주장들이 쏟아집니다. 김정일과 빨갱이들이 너무 싫고, 너무 뻔뻔하게 고개 들고 있는 그들이 미워, 쌀 한 톨 전달해 줄 수 없다는 논리를 주장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천안함 사건 이후 이러한 감정이 극에 달하는 모습도 보게 됩니다. 우리나라 인권을 계속해서 이야기 하면서 왜 북한의 인권을 주장 않느냐고 핏대를 세우는 분들도 보게 됩니다.

이에 반하는 분들도 계십니다. 우리 아이들(청소년YMCA 회원들)과 함께 일상적으로 제 주변에 함께 하는 분들입니다. 근래 우리 아이들은 북한의 조선그리스도연맹에서 지원하는 봉수교회의 국수공장사업을 지원하고 캠페인과 모금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일억이면 하루 천 명씩 세끼를 삼년간 먹일 수 있는 돈이라고 합니다. 캠페인 하면서 주변의 어른들이 따가운 눈초리로 나무라는 분들을 많이 보았다고 합니다. 지금도 지속하고 있는 동티모르 지원 사업을 행합니다. 세상에서 가장 가난한 나라 중 한 곳인 동티모르의 야생 커피를 YMCA에서 수입해 가공하여 판매하고 그 수익금을 동티모르 재건 사업에 사용하는 사업입니다. 이러한 커피판매의 국제사업을 청소년들이 행할 때는 칭찬 일색이던 분들도 북한 이야기를 하면 난색을 띠게 됩니다. 그럴 수도 있겠다고 생각하면서도 가슴은 계속해서 아픕니다.

 

저는 항상 우리가 사람답게 사는 게 무엇일까? 근본적 물음에 직면해 있습니다. 그 근본의 해석은 제가 가진 신앙적 측면에서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실행하기에는 너무 어렵습니다.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사람답게 살아가는 근본적 해석을 하며 삶을 영위 할 수밖에 없습니다. 제 삶의 이유이기 때문입니다.

 

우리가 그렇게 아픔을 간직하고 있는 전쟁은 어떻게 시작했습니까? 그 이외에 지구촌 어디에서건 일어나는 전쟁이 많습니다. 그 전쟁으로 말미암아 현 시대에서 가장 많은 부를 획득하는 나라는 어디입니까? 신을 팔아 팔레스타인 등 약한 나라를 침공하며 힘들게 하는 나라는 어디입니까? 북한이 밉다고, 싫다고, 저주하며 쌀이 남아돌아 저장고가 없음에도 북한에는 보내지 않습니다. 외국에서 강냉이 수입해 다시 북으로 보내는 나라가 어디입니까?

 

얼마 전 세계YMCA대회가 열렸습니다. 참여하지는 못하고 관련 자료만을 취합해 보았습니다. 그 중 안산Y의 윤기중 이사장님이 보고서를 내셨는데 그 글 중 사하 박사님의 발표하신 내용을 요약해 옮겨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방글라데시 출신으로 세계연맹 사무총장으로 수고하신 사하 박사의 보고서에 의하면 전 세계 인구를 100으로 보고 이야기를 합니다. 남자는 51명, 여자는 49명입니다. 우리나라는 이보다 성별 차이가 더 큽니다. 지역별로는 60명이 아시아인이고, 14명의 아프리카인, 11명의 유럽인, 14명의 아메리카인, 1명의 오세아니아와 기타로 구성된다고 하네요.

 

언어는 영어는 5명, 중국어 14명, 스페인어 5명, 힌두어 3명, 벵갈어 3명, 포르투갈어 3명, 러시아어 2명, 2명이 일본어, 1명이 아랍어, 1명이 독일어 그리고 나머지 61명이 6,902개의 언어를 사용한다 합니다. 이 6,902개의 언어 가운데 우리나라말과, 프랑스어, 이태리어 등도 포함됩니다. 종교는 기독교인(구교, 개신교 전체포함)이 33명이나 되고, 회교도가 20명, 힌두교가 13명, 토속신앙도 13명, 6명이 불교신자, 1명이 유대교인입니다. 그의 보고서에 의하면, 세계에서 가장 부유한 1%의 사람들이 소유한 부는 가장 가난한 57%의 사람들이 소유한 부와 같습니다. 세계인의 50%는 여전히 굶주림에 시달리고 있고 30%는 영양실조 상태에 놓여 있습니다. 40%의 사람들에게는 제대로 된 화장실이 없으며 31% 사람들은 거처할 마땅한 집이 없거나 있다 한들 집이라고 할 수 없을 만큼 아주 불안정한 상태입니다. 31%의 사람들은 전기가 없으며 18%는 글을 모릅니다. 15%는 안전하지 않은 물을 마시고 있고 인터넷을 사용하고 있는 인구는 16%, 모바일을 사용하고 있는 인구는 12%에 불과합니다. 전 세계인의 19%는 하루에 1달러 이하로 생활하고 있고 49%는 2달러 이하를 가지고 하루를 살아갑니다. 결국 현재 인류는 2/3 가 빈곤 상태에 놓여 있고 인류의 반은 절대 빈곤의 처지에서 삶을 영위하고 있습니다.

 

1820년 부유한 국가와 가난한 나라의 격차는 대략 3:1 이었는데 비해 1992년 그 격차는 72:1 로 벌어져 있고 그나마 개선될 기미는 보이지 않고 점점 더 악화되고 있습니다. 더욱 놀라운 통계는 그런 인류가 2003년 한 해 동안 군사비로 무려 6,420억 달러를 사용했는데 만약 그 군사비의 0.06%인 40억 달러만 기초 건강 보건 사업에 투입하였더라면 한 해 약 300만 명의 영유아의 사망을 막을 수 있다고 이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습니다.

이 보고서는 이제 인류는 생존을 위해서 전쟁과 탐욕을 끝내야 하고 세계시민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자고 주장하면서 이렇게 끝을 맺고 있습니다.

"Why we do need wars?" "Stop Greed"

 

이러한 세계적 상황에서 우리의 민족이라 이야기하는 북한은 최빈국 중에 빈국으로 전락했습니다. 현재 북한은 부족한 식량으로 인구의 3분의 1 이상이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고 북한 아동의 절반 이상이 성장장애와 저체중 상태이며 이미 50%의 영/유아가 영양실조 상태에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우리가 지구라는 촌에서 어떠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으며 어떠한 책임을 져야 할지를 심각히 생각해 보아야 할 때입니다. 초강대국의 군산비의 0.01%만 투자해서 수백만 명의 영유아 사망을 막을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이러한 군사무기 생산에 대한 여러 비판을 가하는 분들을 많이 보게 됩니다. 우리는 어떻습니까?

신앙을 가진 종교인으로서 북한의 어린이, 청소년들에게 어떻게 해야 합니까? 김정일이 싫습니까? 저는 더 싫습니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남아돌아가는 쌀을 개, 돼지를 위해 동물사료로 주어야 합니까?

 

북한 정권이 무너지면 우리에게 달려와 살려 달라고 할까요? 그렇게 한다 해도 걱정이고, 그렇게 하지 않아도 걱정입니다. 중국은 누워서 가만히 북한과의 관계는 아주 편하게 정리하고 있습니다. 북한과 적대적 관계인 미국은 어떻습니까? 결국, 북한과 우리나라만이 계속해서 어려운 관계가 되지 않을까요?

 

이 부분은 단순히 우리 민족 간의 관계만으로 국한시키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사하 박사가 강조하며 주장하듯이 군사비의 0.06%인 40억 달러만 건강 보건 사업에 투입하면 한 해 약 300만 명의 영유아를 살릴 수 있다는 것을 기억해야 합니다. 초강대국이라 일컫는 미국의 소비문화를 우리가 비난할 상황은 아닌 것 같습니다. 세계에서 경제력 15위권 안에 드는 나라입니다. 인류는 2/3가 빈곤 상태에 있다는 것과 반절 이상이 빈곤의 처지에서 먹을 것 때문에 처절하리 만치 힘겨운 삶을 영위하고 있다는 것이지요. 우리 아이들 한명 먹일 양이면 아프리카의 아이들은 10명, 그 이상의 20명 이상을 살릴 수 있는 돈이라는 뜻입니다.

 

민족, 이데올로기, 당파, 자기철학을 떠났으면 좋겠습니다. 지구라는 공동체, 지구라는 부락, 지구라는 촌에서 함께 더불어 사는 사람들의 삶이 이렇게 비참하리 만치 처절하게 나뉘고 찢어지고 분열하는 것은 무엇 때문인지 우리 가슴을 깊이 들여 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단순한 경험, 단순한 학습 몇 가지로 상대가 밉고, 다른 민족이 싫습니까? 빨갱이라 싫고, 무정부주의자라 싫고, 종교가 이슬람이라서 싫고, 가톨릭이라서 싫고, 개신교인이라서 싫고, 불교도라 싫습니까? 그래서 어쩌자는 겁니까? 결국은 종교 간의 처절한 분쟁과 비타협으로 말미암아 수많은 이들이 상처입고 다치고 고통 받지 않습니까? 자신과 다른 이데올로기를 수용했다는 이유로 수많은 이들이 고통 받지 않습니까?

 

우리가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단순합니다. 그건 상대에 대한 이해입니다. 다양성의 존중입니다. 차이를 받아들이는 것입니다. 분열하고, 분절시키고, 상대를 인정하지 않고, 받아들이지 않을 때 지구라는 촌은 계속해서 분쟁의 소용돌이 속에 약한 이들은 더욱 약해지고 고통 받을 수밖에 없음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념, 종교, 국가주의, 민족주의를 넘어서야 하지 않을까요?

이제 우리사회는 북한을 돕자 말자 정도의 논의를 할 정도의 위상이 아닙니다. 지구 안에서 우리가 어떻게 처신해야 하는지에 대한 통렬한 반성과 함께, 삶의 위치를 정립해야 할 때이지 않을까요?

 

 

http://www.youthauto.net/zboard/view.php?id=culture&no=1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