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현장활동/청소년자치공간_달그락달그락

청소년에게 배웁니다

by 달그락달그락 2009. 12. 27.

지난 주 월요일 지역의 모신문사 기자분과

우리 아이들 세명(현창, 혜진, 아경)과 학부모 자격으로 저희 강인환 위원님과 함께

청소년들 대학진로에 대해 좌담회를 마련했습니다.

대학이 청소년들의 인생의 목적이 되어버린 현재 최소한의 대안이 무엇인지 고민입니다.

제가 만난 수많은 아이들의 삶에 직간접적인 개입은 있었으나

아직까지 완벽한 답이 없음을 고백합니다.

다만, 현재의 우리 아이들에게 그들이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있는

환경(안전한 공간)을 조성해 주어야 한다는 것은 확실히 알게 되었습니다.

그들이 그들의 삶을 공생적 가치안에서 살 수 있도록 해주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지방에서는 정치적 목적과 맞닿아 서울의 일류대학교에

보내는 것이 모든 것을 판가름하는 하나의 기준이 되어버린지 오래입니다.

제가 행하는 청소년운동이 일류대학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기에

그동안 수많은 사례가 존재했으나 알리는대 인색했습니다.

 

하지만 근래 저희 기관 재수탁심사를 받으면서 느낀점이 많습니다.

청소년활동에 대한 기본가치와 청소년정책의 최상위 이념조차도 인식하지

못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간혹 이런 분들이 정치적 힘을 가지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지역환경에서 제 안의 가치이념적 상황만을

추동한다고 해서 성적의 최상위 학생들에게만 모든 것을 

지원해야 한다는 지역의 당위적인 엘리트주의의 개념이

깨지기에는 너무 어렵다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여건이 되면 저희가 추동하는 수많은 사례를 지역에

알리는게 좋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이번 좌담회 자리도 그런 이유에서 만들어졌다고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지금 소개하는 세명의 아이들은 저희 활동에 참여하며

삶의 소중한 가치와 인생의 변화를 맞았던 것이 분명해 보입니다.

 

 

 

현창이는 이번해 군고 학생회장이었던 아이입니다.

저희 단체나 기관에 찾아 오는 아이들을 거의 대부분 자발적으로 참여하게 됩니다.

프로그램을 하거나, 학교에 교육하러 가서 알기도 하며,

친구 소개로 동아리활동에 참여하거 야외행사에 참여하다가 알기도 합니다.

가끔 부모님이나 학교 선생님들의 소개로 오기도 하지만 드물게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현창이를 이번해 초에 학교 선생님에게 소개 받았습니다.

수년째 잘 알고 있던 선생님께 소개는 받았으나

고 3인 신분에 저희의 여러 활동에 참여할 수 있는 시간이 안될 것 같다는

판단을 했습니다. 그저 봉사활동 점수 조금 더해 대학 가는데 도움을 받으려고

선생님 통해서 참여하려는 것은 아닌지 하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런데 아이를 만나보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나름의 사회참여 경험도 있었고, 자기 주관도 뚜렷한 아이였습니다.

아이와 의기투합하여 현창이가 준비하고 있었던

지역의 학생회임원들로 구성된 학생회 연합회를 조직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현창이는 고 3임에도 불구하고 토요일 행사와 참여활동, 봉사활동 등

다양한 활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영어 듣기평가 날인데도 검찰청에서 진행했던

지역청소년문화환경 관련 토론회에도 참여했습니다.

 

대학 진학에 대해 현창이는 이미 리더십 전형이나 입학사정관제를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서울권에 생각했던 대학이 있었는데

성적으로는 도저히 어렵다는 판단이 섰던 모양입니다.

처음 만났을 때 아이의 꿈은 경영학도였습니다.

 

그런데 몇달 후 아이의 꿈이 바뀌었습니다.

처음 만났을 때에는 경영학분야를 생각했었는데

2학기가 되자 아이가 사회복지,

더 정확히 표현하면 청소년복지를 하고 싶다고 했습니다.

자신이 청소년기 진로에 대한 고민을 해왔고,

이러한 여러 환경을 이기고 지원해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며

사회복지학과에 진학하고자 의지를 밝혔습니다.

 

그러한 내용으로 대학 진학을 위한 포트폴리오를 손수 만들며

저에게 추천서를 부탁했습니다.

아이들 위한 추천서는 수차례 써 본 경험이 있었으나

현창이 추천서를 쓸때에는 아이와 함께 했던 추억을 되새김하며

정말 기분 좋게 작성했습니다.

 

하지만 서울권의 중상위 대학들의 입학사정관제는 매우 치열합니다.

가고 싶은 대학이 몇 군데 있었는데 처음 모 대학에서는 불합격 통지를 받은 모양입니다.

이후 중앙대 사회복지학과에서 면접을 보러 오라고 연락이 왔습니다.

면접에서 이번에 조직했던 학생회 연합(이클립스)도 질문하여 소개하는 등

나름 열심히 임했던 것 같습니다.

전국에서 4명 선발하는 것이어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는데

현창이가 그 4명 중에 선발이 되었습니다.

너무 기쁘고 감사한 일입니다.

지금도 가정에서나 여러 환경적으로 완전하게 아이를 지지하지는

못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을

아이가 잘 이려낼 수 있으리라는 믿음입니다.

 

좌담회에서 기자분과 인터뷰 도중 꼭 후배들에게 들려 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느냐는 질문에 현창이는 다음과 같이 말했습니다.

 

"고등학교 때에는 사회참여활동 뿐만 아니라,

무엇을 하더라도 '왜' 하는지에 대한 의미를 찾았으면 좋겠어요.

학생회를 하더라도, 공부를 하더라도 '왜(why)' 하는지에 대해,

그 의미를 찾는 과정이었으면 좋겠어요."

 

실무지도력들 훈련시키고 소통하며 했던 말을

아이 입에서 듣게 되었습니다.

아이들에게서 배울 수 밖에 없습니다. 

 

 

혜진이는 수시로 카이스트와 서울대에 합격한 아이입니다.

원자핵공학을 전공하고자 두 대학의 같은 학과에 접수해서

모두 합격 통지를 받았다고 합니다.

나중 서울대 진학을 결정했습니다.

 

"적극적으로 활동했으면 좋겠어요.

봉사활동, 학생회활동, 참여활동도 적극적으로 했으면 좋겠어요.

입시목적으로 하지 말고, 즐기면서 하다보면 되거든요.

입시는 옵션이지 그게 목적이 아니잖아요."

혜진이가 후배들에게 강조한 말입니다.

 

이 아이는 초등학교때부터 부모님들이 아이가 하고자 하는 다양한

활동을 격려하고 지지해 주었다고 합니다.

한국화 그리기 대회에도 나가 보는 등 참으로 다양한 활동에 참여했었고

결국 고등학교때에 과학잡지에 실린 글을 보고 인생의 진로를 결정했습니다.

 

이 아이를 만나며 물었습니다.

"관장님은 핵 좋아하지 않는단다. 너도 알겠지만 인간들이 핵으로 에너지를 만들어

편하게는 살지만 핵에너지 때문에 엄청난 자연환경이 훼손되고,

많은 문제들이 발생하지 않니?"

"나중에 잘 못하면 혜진이하고 관장님하고 반대되는 입장을 취할 수도 있겠다."

그러자 혜진이가

"어... 아닌데요. 핵에서 나오는 방사능이 많은 폐해를 주잖아요."

"제 꿈은 그 방사능을 없애는 거예요. 그러니까, 핵에너지를 잘 쓰게 하고자

좋지 않은 물질을 없애는 연구를 할 거예요."

"앞으로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아... 아이의 말을 듣고 웃으며,

"너랑 나랑 나중에도 좋은 친구되겠다"

고 이야기 했습니다.

 

이 아이가 강조한 말이 있습니다.

활동을 수단으로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 때 그 때 최선을 다해서 다양한 활동에 즐겁게 참여했고,

그러다 보니 대학에 그러한 일들이 많은 도움을 주게 된 것이지,

대학을 가기 위해 활동을 수단화 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매우 귀한 말입니다.

 

다음으로 아경이가 후배들에게 한 말입니다.

공부에 너무 스트레스 받지 말고, 취미활동도 하고 사회참여활동도 하고,

즐겁게 하다 보면 나중에 좋은 결과가 올거예요.                      

아경이는 교원대에 합격한 아이입니다.

저희 기관에 방과후아카데미의 조금 환경이 어려운 아이의

학습 멘토역할을 한 아이였습니다.

입학 면접때 영어로 면접을 보았는데 교사가 되고자 하는 이유를 설명하라고 했다고 합니다.

아이는 자신이 매주 와서 만났던 저희기관 아이의 학습멘토를 하며

너무 감동 받고 좋았다는 이야기를 해 주었다며 흐뭇해 했습니다.

밝고 환한 아이입니다.

 

좌담회를 진행하며 제 신념을 더욱 확고하게 해 준 몇 가지가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삶의 존재 이유에 대한 '왜(Why)'에 대한 끊임없는 질문과,

지속해서 진행하는 운동의 근본적 가치와 실행방법에서

청소년들의 실질적 참여가 계속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실무지도자들이 먼저 자신의 일의 가치를 깨닫고,

현재 행하는 일을 나부터도 즐겁게 행하며 아이들과 소통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아이들에게 배웁니다.

깊이 있는 사고도, 겸손도, 삶의 방법도, 순수함도....

아이들에게서 배웁니다.

 

제가 낮아 질 수 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관련신문기사: http://www.kmrnews.com/ynews/ynews_view.php?pid=14234&code=NS08

 

http://www.youthauto.net/zboard/view.php?id=example&no=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