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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어떻게 살래?

by 달그락달그락 2009. 12. 11.

"무엇이 되고 싶니?"

항상 아이들을 만나면 묻곤 했습니다.

근래에는 청년들, 특히 대학생들에게 많이 묻습니다.

"나중에 무엇이 되고 싶니?"

 

계속해서 나중에 "무엇이 될래?"를 연발했던 제 모습을 기억합니다.

이 부분 너무 부끄러운 질문임을 알게 되었습니다.

 

"무엇이 될래?"는 현재를 무시하는 질문일 수 있습니다.

나 중 그 무엇이라는 것이

대부분 자신의 안위와 관계있음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 어떤 것 나중에 되어야 하는 것만을 위해 산다는 것이

어리석고 힘겨운 일일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리 아이들이 '지불유예기'라는 말로 철저히 현재를

저당 잡힌 채 어디로 가는지 모르고 몰려가고 있습니다.

이 부분을 비판하면서 다시금 "미래에 무엇이 될래?"를 연발했던

무지한 제 모습을 기억합니다.

 

단순히 돈 잘 벌어 잘 먹고 사는 막연한 환상을 가진 채

공부한다는 이유가 너무 힘겨웠는데

저조차도 다른 차원에서

그러한 생각을 하진 않았는지 부끄럽습니다.

 

질문을 바꾸어야 했습니다.

자기 안위를 위한 미래만을 위해서가 아닌

"너 어떻게 살래?"

라고 물었어야 했습니다.

 

저에게 물었습니다.

"너는 지금 어떻게 살고 있니?"

"오늘 하루 어떻게 살았지?"

"사람과의 관계는 어떻게 했으며

그분의 나라를 구하기는 한거니?"

어쭙잖은 미래를 그린다며

지금 이 순간을 혹시 낭비하지는 않았니?

미래의 네가 생각한 욕망을 위해

현재를 소비하지는 않았니?

 

현재를 어떻게 살 것인지?

고민하고 지금 이 순간을 본이 되는 그 모습으로

옳은 일을 위해 시간을 보냈니?

 

저에게 다시 묻습니다.

 

아침에 우리 선생님께 대했던 제 모습을 기억해 봅니다.

점심 두 시간 가까이 진행되었던 청소년위원회에서

위원 분들과의 회의하는 모습을 기억해 봅니다.

사무실로 돌아와 전화하고

지역의 대안학교 세운다는 원장님과 말씀 나누고

거의 세 시간 넘는 시간을 책상에 앉아 멍하니 있었던

제 모습을 기억합니다.

 

오 선생님의 아이가 아픈데

걱정만 해주고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기억에 봅니다.

아쉬운 부분이 많습니다.

 

무엇이 된다는 것은 저에게 이미 중요한 게 아니었습니다.

어떻게 지금 이순간의 삶을 살 것인가?

삶의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내일 죽을지라도,

그 언제 죽을지 몰라도 그 순간을

최선을 다해 살아야겠습니다.

 

어떻게 살았는지,

어떻게 살고 있는지…….

그분의 나라를 구한다는 것은

이미 정해져 있기에,

지금 이 순간 제 자신이 어떻게 사는지

다시 한 번 돌아보며 내일을 그려봅니다.

 

아이들을 만나면 묻습니다.

"어떻게 살래?"

"너는 어떻게 살고 있니"

 

 

 

http://www.youthauto.net/zboard/view.php?id=culture&no=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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