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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촛불집회와 평화행동

by 달그락달그락 2008. 7. 6.

촛불집회와 평화행동

- 7월5일 서울 시청 앞 촛불집회에 참여하며-

 

 

어제는 서울 시청 앞 촛불집회에 참여했습니다.

12시경 군산에서 출발했는데 차가 많이 막혀 4시가 넘어서 집결장소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저를 포함해 실무자 네 분과 부이사장님, 직장인과 대학생으로 이루어진 청소년자원지도자 두 명이 함께 했습니다.

 

개인적으로 어제 참여한 몇 가지 이유가 있었습니다.

지역에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작은 방편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과 함께 비폭력 평화행동단 ‘눕자’행동을 실행하기 위해서였습니다. 비폭력평화행동이란 시위대와 경찰 간의 충돌을 막을 수 있도록 중간에서 ‘인간방패’의 역할을 행하는 것입니다. 이를 실천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아시겠지만 저는 평화주의자(?)입니다.

폭력을 매우 싫어합니다. 그런데 평화를 실현하기는 참으로 어렵습니다.

인간적인 본능을 포기해야할 때가 많습니다.

어제 행동하며 또 다른 내용의 많은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오후에 비가 오는 가운데에서도 YMCA식구들과 만나 인사하고 부둥켜안고 기뻐했습니다.

대략 800여명의 Y가족들이 모인 것 같습니다. 간단한 식을 마친 후 경찰청으로 향했습니다. 지난 주 있은 폭력 진압에 대한 항의를 하기 위해서였습니다.

30여분을 걸어 경찰청에 도착 후 조용히 침묵시위를 했습니다.

 

그리고 시청으로 돌아와 자리를 잡았습니다.

시민들과 행진할 팀, 그리고 남아서 차벽을 지키는 두 팀으로 나누어 졌습니다.

저는 차벽을 지키는 팀으로 남았습니다.

 

이곳에서 신명나는 놀이가 있었습니다.

참으로 즐거웠습니다. 동역자들의 밝고 환한 모습과 옆에서 함께 참여한 KYC 친구들의 밝은 모습도 보았습니다. 신문을 보니 우리 안에서 헹가래 치며 사물팀과 신명나게 노는 모습들이 언론에 많이 보도 되었더군요. (아래 사진 들)

 

 

 

 

 

이 후 다시 차벽을 막아섰습니다.

차벽을 막아선 이유는 만일에 있을 경찰 측과 시민들의 충돌로 인해 사고가 있을 것을 예방하기 위한 조치였습니다. 시청 앞 전경버스앞 쪽(폴리스 라인)은 평화로웠습니다. 앞에서 문화공연을 바라보면 많은 시민들이 흥에 겨워 자신들의 이야기를 자유롭게 함께 하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가슴 안에 작은 감동이 일었습니다.

 

10시가 조금 넘은 후 광화문 쪽에서 긴급하게 연락이 왔습니다. 앞쪽에 상황이 안 좋으니 20여명의 남자들을 모아 ‘평화 방패’역할을 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자원지도자인 귀영이(복지과사회복지사)와 병옥이(대학생)를 데리고 그 쪽으로 향했습니다. 몇 몇 시민들과 평화행동단 가운데 실랑이가 있었습니다.

 

시민들이 전경버스를 벽으로 만들어 놓은 차벽을 통과해야겠다며 왜 우리를 막느냐고 항의했습니다. 항의 정도가 도를 넘어섰습니다. 저희를 보며 경찰의 ‘프락치’라며 손가락질 합니다. 너희들 경찰에게 얼마 받았느냐며 조롱하는 분도 계십니다. 술 취하신 분들이 더 큰 소리를 지르십니다. 저희와 함께 전경에게 욕을 하고 손가락질 합니다.

 

비폭력을 이야기 하며 저희는 시민들의 안전을 위해 이 자리에 서 있는 거라며 웃는 모습으로 계속해서 설득해 봅니다. 하지만 쉽지 않습니다. 막무가내인 분들이 계십니다. 결국 몇 분 실무자 분들은 소리 지르며 항의하는 몇 분과 격론을 벌이고 말았습니다. 너희 누구냐는 말에 YMCA에서 왔다고 하자 Y가 이따위 행동을 할 단체가 아니라는 이야기까지 하십니다. 마음이 아픕니다. 귀영이가 일어서자고 합니다. 앉으라고 했습니다. 어떻게든지 지키자고 했습니다. 다행히 두어 시간 정도에 강경하게 하시는 몇 분을 남기고는 다른 시민 분들은 시청 쪽으로 향하거나 해산하셨습니다. 저희도 다시 시청의 차벽 쪽으로 향했습니다.

 

 

 

[차벽 바로 앞에 길게 늘어 서 있는 분들이 YMCA와 KYC의 평화행동단입니다. 저와 우리 아이들은 차벽쪽 평화행동단 안에 섞여 있습니다.]

 

 

지난 주 무차별적인 폭력진압이 있었습니다.

이후 수구(저는 보수신문이라 말하지 못하겠습니다. 보수의 기본적인 뜻을 알기 때문입니다.)신문들은 법질서가 무너졌다며 시민들을 폭도로 몰기 시작했습니다. 더 큰 강경진압이 예고되었습니다. 이 후 종교계가 나서서 평화로운 집회를 이끌었습니다. 어제는 집회 측 추산 50만 명(경찰 측 5만 명)이 모였다고 합니다. 만약 자칫 작은 폭력 하나가 도화선이 되어 경찰과 싸움이 있을 경우 시민들이 더 큰 상처를 입었을 것입니다. 이를 가지고 정부와 수구신문들은 법질서 타령하며 촛불집회를 탄압할 구실을 찾겠지요. 이러한 이유뿐만 아니라 폭력은 정당화 될 수 없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는 저로서는 어떠한 방법을 찾아서라도 조정하고 합의할 수 있는 행동이 필요했습니다. 그런데 YMCA연맹 측에서 내 놓은 ‘눕자 행동’은 너무나 소중한 평화행동임에 분명했습니다.

 

이 후 새벽 3시경이 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해산한 시민들도 많고 제가 있는 곳에도 커다란 물리적 충돌이 없을 것 같아 병옥이와 귀영이를 데리고 근처 식당(?)에 갔습니다. 저녁도 먹지 못해 배가 많이 고파했기 때문입니다. 식사를 하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대화중에 귀영이가 이런 말을 합니다.

“시청 앞에서 시민들과 어우러져 노래하고 풍물하며 놀 때에는 시민들이 과격한 행동을 하거나 넘어오려 하지 않았어요. 그런데 광화문 쪽 차벽에서는 매우 과격하게 저희들을 공격했잖아요. 비폭력으로 막아서는 것도 좋지만 문화적으로 놀 수 있는 것을 만들어 주고 그런 모습으로 유도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문화적인 모습으로 풀 수 있는 방법이 많겠다”라는 생각을 해보게 됩니다.

지혜롭게 평화운동을 진행해야겠지요.

 

식사를 마친 후 4시가 조금 넘어 기차역으로 향했습니다.

1시간정도 기차역에서 눈을 붙인 후 군산으로 다시 돌아왔습니다.

주일 예배를 드린 후 사무실에 나와 이 글을 씁니다.

어제는 꿈을 꾼 것만 같습니다.

 

이제 새롭게 지역에서 실제적인 실천을 하려 합니다.

지난 주 저희 청소년위원회에서 두 시간여의 여러 논의 가운데 촛불집회와 관련한 실제적인지역변화의 일들을 진행해 보자고 건의했습니다. 몇 분 위원 분께서 내 주신 아이디어를 종합했습니다. 결론은 차에 붙 힐 스티커(탈착이 가능)와 전단지 그리고 소금 팩을 만들어 매주 수요일 점심에 위원 분들이 모두 모여 시민들에게 배포하자고 했습니다.

(스티커 문구와 소금팩 문구는 아래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수요일 점심마다 캠페인을 진행합니다.

혹 참여가 가능하신 분들은 함께 하시면 좋을 듯합니다.

조만간 캠페인 세부 내용은 공지해 드리겠습니다.

 

운동(movement)을 형식으로 치부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좋지 못한 행동입니다. 말은 그럴싸하나 결국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너무나 미미한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의 삶과도 맞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저는 이 부분을 경계합니다. 어떤 분들은 청소년운동(사회사업)을 하는 당신이 왜 청소년과 관계없는(?) 미국산 쇠고기문제와 촛불집회에 그렇게 집중하시냐며 이야기 하시는 분들도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저는 교육은 본을 보이는 것이라 믿습니다.

사랑의 본(本), 정의의 본…….

그 가장 기초적인 본의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지도자는 옳은 것을 옳다고 말하고 옳지 않은 것을 싫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합니다.

혼자서만 잘살기 위해 이기적인 욕망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수단화 시키는 사람들이 간혹 있습니다. 이렇게 살지 말자는 매우 단순한 '본'이라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그 '본'의 중요한 방법이 옳은 행동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움직일 수 밖에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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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작성한 스티커 문안입니다.

 

"빛과 열매는 모든 선과 의와 진실입니다“ [옙 5.9]

"당신들과 당신들의 자손이 살려거든 생명을 택하십시오“[신명기 30.19]

 

촛불은 빛의 진실입니다. 빛의 진실은 “생명의 평화”임을 믿습니다.

생명을 평화롭게 살리고 보존하는 것은 사람으로서 행해야할 마땅한 사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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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는 소금팩에 들어갈 문안입니다.

바른 언론의 역할

 

언론은 소금과 같은 역할입니다.

언론이 기득권을 추구하는 것은 이미 비판과 감시의 고유의 목적인

소금의 역할을 포기한 쓰레기일 뿐입니다.

○․○․○일보는 이미 언론이기를 포기한 신문입니다.

시민 여러분 매일 아침 쓰레기를 방에 들이지 마시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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