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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청소년자치공간_달그락달그락

아이가 먼 곳으로 떠났습니다.

by 달그락달그락 2008. 5. 4.

초등학교 때 친했던 친구가 있었습니다.

많이도 다투고 싸웠던 친구였습니다.

중학교 때 다른 학교로 배정받은 후 만나지 못했습니다.

어느 날 그 친구와 같은 학교에 입학한 친구에게서 그 친구가 잘못을 저지르고 소년원에 갔다가

그 안에서 싸움이 일어 맞아 죽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고등학교 때 많이도 힘들게 하던 아버지가 어느 날 술을 많이 드시고 하늘나라로 갔습니다.

그 전까지 아버지가 너무 미웠었는데 많이도 울었습니다.

 

대학 졸업을 앞두고 학과 동기가 교통사고로 죽었습니다. 꽤 가까웠습니다.

여러 모로 많은 도움을 준 동기였습니다.

상갓집에 가서 밤새 일해 주었습니다.

우는 것 보다 세상 떠난 친구와 그의 가족에게 도움 주는 일이라 생각했습니다.

 

오늘 아침에 전화를 받았습니다.

아이가 오토바이 사고로 죽었다고 했습니다.

작년까지 저의 단체 회원으로 음악 하던 아이였습니다.

고교 3학년이 되어 이제는 기관에 나오지 않지만 주말이면 가끔씩 얼굴 보이며

인사하고 웃어주던 아이였습니다.

 

예배 마친 후 병원 장례식장에 찾아 갔습니다.

하늘로 떠난 아이는 영정사진 안에서 밝게 웃는 얼굴로 저를 맞아 주었습니다.

장례식장 들어가기 전까지 예전의 그 아이와 어울리던 아이들 생각을 떠 올렸습니다.

다른 아이들 보다 야단을 많이 친 것 같습니다.

오토바이 타지 말라고 화도 냈었고, 윽박도 질렀던 기억이 있었습니다.

술 담배는 좋지 않다며 화도 내 보고 상담하고 금연교육까지 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떻게 부모가 오토바이를 사주었는지 이해하지 못해

그 아이의 영정 앞에서 분노가 일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는 떠나고 없습니다.

하늘로 떠난 아이와 함께 오토바이를 타고 있던 아이는 중태라고 합니다.

 

영정사진 앞에 앉아 기도하는데 눈물이 왈칵 쏟아집니다.

그냥 눈물이 납니다.

그냥…….

 

무엇을 어찌해야할지 모르겠습니다.

 

돌아와 사무실에서 다시 무엇인가를 찾아보려 합니다.

그런데…….

일이 손에 잡히지 않습니다.

 

그저 그런 모습으로 그 아이는 그렇게 떠났습니다.

그저 그렇게…….

 

저는 아무런 일도 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