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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사는 이야기

무지개는 태양과 비가 어울릴 때 만들어 집니다.

by 달그락달그락 2008. 3. 8.

근래 10여 일 동안 몸이 많이 아팠습니다. 참다가 결국 3월1일 응급실에 실려 갔습니다. 며칠 동안 너무 춥고 아파 밤마다 이불을 둘러쓰고 방안 온도를 높이고 있었습니다. 온도를 높인 것이 병을 더욱 키우고 말았습니다. 체온이 너무 높아 온도를 내렸어야 했는데 춥다고 느껴져 온도를 높여 병을 더욱 키우고 말았습니다. 제 몸을 제가 몰랐던 것입니다. 그날 응급실에서 수액 맞고 얼음찜질을 하고 끙끙 앓다가 나왔습니다.

 

사무실 근처에 내과에서 검사를 받았습니다. 무조건 쉬라는 의사선생님의 대답이 나왔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또 일을 하고 있습니다. 조금은 달라진 저를 보게 됩니다. 저만 아프면 끝나는 게 아니었습니다. 제가 아프니 제 아내와 어머니께서 힘들어 하셨습니다. 새벽마다 아내와 어머니께서 해야 할 기도도 많은데 아픈 거 해결해 달라는 기도까지 덤으로 올라갔습니다. 저희 기관 직원들도 마음 아파해 했습니다. 관장이 몸이 안 좋아 일하면서도 은연중에 밝은 모습을 보이지 않으니 피곤해 했을 것입니다. 그럼에도 위로해 주며 기도해 주는 직원들이 감사했습니다. 문제는 제가 아프게 되면 나의 육신과 마음도 고통스럽지만 그로 인해 주변인들 또한 힘겨움이 전이된다는 것입니다.

 

너무 부실한 몸이기에 될 수 있으면 아프지 않으려 노력합니다. 그래도 잘 되지 않습니다. 넘지 말아야 할 한계를 가끔씩 훌쩍 넘어 버리곤 합니다. 일이 곧 사명이라 믿어 버려 이런저런 일들을 늘어놓고 부탁받은 일을 거절하지 못합니다. 하지만 이제 조금이라도 바꾸어 보려 합니다. 중요한 일 먼저하고 급한 일은 천천히 하려 합니다. 마라톤을 100미터 달리기 하듯이 뛰어버리게 되는 우를 범하지 않아야 겠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면서 힘겨운 일이 많습니다. 그 힘겨움 때문에 낙심하고 절망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근래 제가 그랬던 것 같습니다. 커다란 낙심은 아니지만 한 10여 일간 왠지 모를 회의감이 밀려왔습니다. 몇 가지 마음 아픈 일들이 있었기 때문이지만 약해진 몸과 제 자신의 환경을 다른 관점으로 보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어떤 이들은 자신에게 닥쳐온 힘겨움 때문에 다시 도약하여 더욱 성장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태양이 없으면 우리는 무지개를 가질 수 없지.

비가 없어도 우리는 무지개를 가질 수 없지.

아, 태양과 비, 웃음과 고통,

그것들이 함께 어울려 무지개를 만드는 거지

[윤종모, 주님, 당신의 손길이 그립습니다.]

 

이 글은 20대에 암으로 사망한 어느 청년이 작성한 글입니다. 무지개는 이상향입니다. 그 이상향을 만들기 위해서는 햇빛만 있어서는 안 됩니다. 비도 있어야 합니다. 우리 내 삶도 유사한 듯합니다. 기쁨과 힘겨움이 공존합니다. 그 안에 우리가 꿈꾸는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어느 목사님께서 자신은 고난이 오면 힘겹기도 하지만 기대가 더 크다 하십니다. 이유는 이 고난을 이기고 더욱 성장하는 자신을 바라보기 때문이라 이야기 하십니다. 어차피 이 세상에서 마냥 즐겁고 행복한 시간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우리 내 삶은 힘겨움과 즐거움이 공존합니다. 가끔 이기지 못할 것 같은 고통도 따라 옵니다. 하지만 이 모든 것을 내 삶의 한 부분으로 인정하고 인내하며 넘어서게 될 때 더 큰 기쁨을 체험할 수 있음을 믿습니다.

 

혹 이 글을 읽는 분들 중 현재에 너무 큰 힘겨움이 있을지라도 그 모든 것을 내 생활의 일부로 받아들이고 자기 자신의 도약의 기회로 삼아 보시기 바랍니다. 그 고난이 오히려 나에게 약이 되어 그 이상의 소중한 가치에 따른 감동을 체험하게 합니다.

 

깊어지고 환해져 오는 바로 그 감동은 “가치가 있는 목적 안에 숨어 있는 여러분의 고난”에 있습니다.

무지개는 태양과 비가 어울릴 때 만들어 집니다.hw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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