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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살자4

도시락은 오해를 싣고 사무실에 도시락을 가져왔다. 단체 생활하면서 처음인가? 모르겠다. 보온 도시락을 샀고, 그 분께 점심밥 좀 싸 달라고 부탁했다. 아침에 경황없이 도시락 가지고 나왔고 오후 3시가 넘어 배가 고파서 열었더니 반찬통에 무김치만 덩그러니 보였고 국그릇에 콩나물국이 있었다. 갑자기 생각이 많아졌다. 이분께서 아침 밥 차려 주는 것도 그런데 도시락까지 요구하는 이 인간(?) 밥 주기 싫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생각이 거기까지 미쳤지만, 일단 “내 건강 생각해서 채식으로 밥해 주셔서 너무 고맙다”고 메시지 보냈다. 그랬는데 무슨 채식이냐며 김이랑 반찬통도 잘 챙겨 갔느냐고 물어본다. 식탁 위에 보온 도시락 옆에 김과 함께 생선, 달걀말이, 멸치볶음 등등 반찬을 정갈하게도 만들어 반찬통에 두었던 것. 아무 생각 없이 .. 2022. 10. 19.
똑똑해지는 것보다 행복하면 좋겠다. 매일 12시 넘어서까지 책상에서 공부하는 중학생 아이에게 톡 했다. “꿈꾸는 일을 위해서 열심히 노력하는 것은 멋진 일 같어. 울 ○○이 공부하는 거 항상 응원하마. 아빠는 우리 ○○이가 공부를 아주 잘해서 좋은 대학 가고 원하는 꿈을 이루는 것도 좋다만, 더 좋고(?) 중요한 것은 너가 지금 이 순간 행복하면 더 더 더 좋겠다.” 똑똑함과 행복감은 상관관계가 없다. 행복감은 어디서 오나? 내 옆에 누군가가 있을 때, 내가 사랑받을 때, 내가 사랑할 때 행복하지. 사람은 관계로 얽혀 있고 그 관계가 긍정적일 때 행복해진다. 공부의 이유도 어떠한 경쟁에서 이기려는 게 목적이 아니다. 아이에게 내가 강요해서 똑똑해지도록 하기 위한 공부의 이유는 결국 경쟁에서 이겨야 하고 자기 이기심을 증폭시킨다. 사람과의 .. 2022. 6. 16.
새해는 해보면서... 새해다!! 모처럼 집에서 뒹굴 거리다가 초딩 5학년 아이와 신경전을 벌이고 있는 나를 봤다. 저녁 식사하면서 욱(?)하며 한마디 했는데 "아빠도 그러면서 왜 나한테만 그러냐"고 한마디 들었다. 골 때린다고 하니 뼈 때리는 이야기라고 받아치는데 갑자기 내 모습이 적나라해졌다. 지금 내가 아이와 이런 신경전을 벌이고 있나? 갑자기 머리가 띵했다. 세상 모두 바꿀 것처럼 떠들 때면 뭐나 된 것처럼 보였는데 내 수준이 딱 지금 이 모양이다. 어디에서나 같아야 하는데 집 안에서 쉴 때와 밖에서가 다를 때가 많다. 집에서 거의 파김치가 되어서 침대와 일치되는 나를 자주 본다. 아무것도 하기 싫고 그저 주는 밥 먹고 눈만 껌뻑껌뻑하고 있다. 어제 늦은 밤 졸다 깨다 반복하면서 막내와 '애드 아스트라' 봤다. 16년여간 우주의 .. 2021. 1. 1.
그 한사람이 더욱 많아지기를 늦은 밤 TV 리모컨 누르다가 무심결에 걸려 보게 된 슈가맨이라는 프로에서 정여진, 최불암씨가 '아빠의 말씀'이라는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38년이 지나고 두 분이 다시 만나 노래하는데 가사를 곱씹다 보니 괜히 눈물이 찔끔거렸다. 오래전 돌아가신 아버지 생각도 났고 옆 방에서 잠들어.. 2020. 1.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