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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청소년자치공간_달그락달그락

사랑하고 사랑하며 또 사랑하는...

by 달그락달그락 2006. 7. 2.

 

                         [이중섭 선생님이 제주에서 잠시 머무셨다는 한짓 남짓한 생가]

 

 


   대전에서의 인증심사원 심원연수가 있었습니다. 국가에서 청소년수련활동에 인증을 부여해 공신력을 갖게 하고 전문성을 확대하고자 시행하고 있습니다. 몇 달 전 인증을 심사하는 심사원에 위촉되어 이틀여간 대전에서 심화연수를 받았습니다. 인증심사원에 대한 세부적인 내용은 나중 시간이 허락할 때 다시 설명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대전에서 인증심사원 연수를 마친 후 제주의 모청소년단체에서 청소년지도자 프로그램에 강사요청이 있어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사회복지관, 단체, 대학생 등 다양한 분들이 청소년의 이름으로 모이셨습니다. 강의 후 다음날 시간이 조금 있어 관련자 몇 분과 제주의 몇 몇 관광지를 돌아보게 되었습니다. 그간 제주에 여러 차례 방문했으나 자유롭게 움직이는 시간은 거의 없었던 듯 합니다.

 

   엉또폭포와 4.3사건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영주지역, 밀물과 썰물이 맞닿는다는 곳과 외돌개를 돌아보았습니다. 그 중 이중섭 박물관 방문은 지금도 가슴을 콩닥이게 할 정도로 잊혀지지 않습니다. 이중섭 선생님의 작품은 어릴적 교과서에서 소를 떠오르게 하는 정도의 얄팍한 지식이 제겐 전부였습니다. 민족에 대한 사랑 또한 너무나 컸던 것 같습니다. 일화 한 토막을 소개하면 광복이 된 후 아내를 일본으로 떠나 보내고 너무나도 힘겹게 사는 이 선생님을 보다 못한 지인들이 전쟁 가운데에 있는 한국에서 일본으로 보냈지만 일주일도 되지 않아 다시 한국으로 건너왔다고 합니다.


   “이 민족이 전쟁으로 고생을 하는데 내 어찌 편하게 쉴 수 있느냐”는 말이 이유의 전부였다고 합니다. 민족을 사랑하는 그 분의 마음이 여러 작품에 녹아 있음을 보게 됩니다. 소를 통해 우리 민족의 다양한 모습을 표현 하셨습니다. 박물관에서 여러 작품을 보며 그 중 이중섭 선생님이 아내에게 보내는 편지를 보게 되었습니다. 아내와의 애틋한 사랑은 이미 널리 알려진 상태입니다. 그토록 사랑했지만 일본인 아내이기에 역사적 환경에서 떠나 보낼 수 밖에 없는 현실이 있었습니다.

 

   편지 중 아내를 호칭하며 “사랑하고, 사랑하며, 또 사랑하는”이라는 표현을 쓰셨습니다. 구구절절 세부적인 내용을 모두 표현하기에는 제 기억이 너무나 짧습니다. 하지만 그 구절이 가슴에 닿는 순간 전율을 느꼈습니다. 여러 글에도 영화에도 수많은 수식어에 너무나도 일반화된 ‘사랑’이라는 단어를 전율하게 만드는 힘이 그 곳에 있었습니다. 그건 진실이었기 때문이었나 봅니다. “질실되고 본질적인 사랑...”,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바라보며 자신의 모든 것을 주셨던 바로 그 사랑” 그 사랑의 중심을 잠시나마 느껴서 행복했습니다.

 

   살아가며 많은 일들이 있습니다. 그 중 우리 안의 본질적인 사랑을 얼마만큼이 보게 되는지 생각하게 됩니다. 그 사랑을 얼마만큼이나 표현하게 되는지 생각해 봅니다. 우리가 현재 운동(movement), 복지, 상담, 교육 등의 여러 이름으로 다양하게 처리하며 만들어 가는 그 일들 가운데 그 본질적 사랑이 녹아 있는지 다시금 고민하게 됩니다. 내가 바라보는 대상에 대한 본질적인 사랑만이 진실임을 믿습니다. 그 대상이 지역사회일 수도 내 앞에 놓여 있는 한명의 아이일 수도 있습니다. 그 질실 앞에 투명해질 때 우리의 본질적 모습은 다시금 힘을 얻게 됨을 깨닫습니다.

 

이중섭선생님이 갑자기 어른거립니다.
그렇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