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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대한민국 학교

by 달그락달그락 2004. 1. 22.

오늘 영화를 봤다. 말죽거리 잔혹사라는 학원물이라며 근래 많은 홍보를 한 영화다. 영화를 만든 유하 감독의 성향이나 내용은 잘 알지 못한다.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지 영화광이라는 소리까지 들을 정도로 많은 영화를 보았으면서도 유하 감독에 대해서는 멀게 느껴진다.

 

영화에 유신 독재 체재의 서슬퍼런 정국이 학교에 그대로 녹아 있다.
그 당시에 그랬나보다. 학교라는 곳에 우리 현실의 정치와 함께 과거의 정치가 섞여 있음을 알게 되었다. 또한 현재 우리가 가진 복잡한 정경유착의 끈도 보았다. 그리고 살기 위해 자신의 이기성을 채우기 위해 아부하며 살아가는 대한민국의 지저분한 목적을 가진 사람들도 보게 되었다.

 

그리고 그곳에는 대한민국의 국민이라고 감히 이름 붙일만한 주인공이 있었다. 현수라는 아이였다. 조용했으며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할지 모른체 그저 주변의 환경에 매몰되어 살아갔다. 여러 환경과 친구간의 갈등관계의 증폭으로 인해 자신이 무엇을 해야할지 안 후 그 일을 준비하고 실행했다.

 

현수의 옥상에서 마지막 싸움 장면에서 가슴은 몹시도 뛴다. 독재의 서슬퍼런 유신체제가 아님에도 그러한 웃지 못할 비극이 교묘하게 섞여서 지금도 학교에 어느 정도(?) 존재한다면 과언일까? 친구간에 권력을 부여하며 서로가 서로를 감시하게 하는 선도부원이 지금도 존재하고 성적으로 서열화를 조장하며 모든 것들이 대학에 통해 있고 누가 어떻게 만들었는지도 모르는 그 학칙이라는 것에 의해 규정화 되어 있는 일부 교사들의 몽둥이 앞에 청소년들은 맹목적으로 따라야 한다.

 

요즘은 방학시즌이다. 그런데 우리나라 인문계 고등학교에서 방학이 있다고 이야기하는 사람들이 있다면 모두 거짓말을 하고 있을 것이다. 방학이 있을 수 없다. 학과 진도를 빨리 빼는 수단으로 이용되어지며 그 시간 동안 앉아서 열심히 정규 수업 때처럼 암기해야 한다. 보충학습은 선택이라고 하는데실제 아는 사람은 다 안다. 인문계 고교 거의 대부분이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것을...
그리고 맹목적인 강요가 있음을...  대학을 가야 한다는 아주 간단한 이유로...

 

병원에서 무릎까지 꿇어가며 자식의 용서를 빌었던 현수 아버지의 말이 지금도 머리에서 빙빙 돈다. "이소룡이 대학 나왔니?"

초등학생부터 나이 지긋하신 어르신까지 우리 시대의 많은 분들이 대다수 우리 교육이 문제가 있다고 이야기 한다. 교육자체가 학교로 귀결되어지는데 그 안에서의 너무나 어설픈 일들이 너무나 자연스럽고 웃기게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어찌하랴.
대학이라는 곳은 우리사회의 소수 엘리트 기득권을 가리는 곳이 되고 말았으니 그 위에 계신 권력층은 현재의 이 제도를 아주 적절하게 이용해야 한다. 초·중·고교 생활에서 학교 안에서의 가장 중요한 과목들을 중심으로 최선을 다해 외고 쓰고 잘 찍으면 특권층의 아주 기본적인 대열에 오를 수 토대를 갖게 된다. 평생의 꼬리표가 만들어지게 된다. 그 후 평생토롤 읅어 먹는다. 내가 어떤 대학에 나왔는데로 시작해서 내가 어떤 대학에 나왔기 때문에로 끝난다.

그러기에 학교에서는 강요하는지도 모른다. 교사들의 제자들에 대한 너무나 큰 사랑(?)으로 인해  일류라는 대학에 들어가지 못하면 문제가 되고 사회에서 낙오할 수 있음을 미리 알려 주곤 한다. 그러한 환경이 만들어져 있기에 학교는 입시의 도구가 될 수 밖에 없다.

 

요즘 또 불거져 나오는 평준화에 대한 불만 섞인 목소리들이 뛰쳐 나온다. 교육의 목적을 아예 끝장 내고 싶은가보다. 그래 어디 끝까지 해보자고 한다. 도무지 우리 아이들을 어디까지 끌고 가려고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다.

 

그래서 한가지 제안을 해보고자 한다. 학교의 목적을 대학입시의 수단으로 규정하는게 어떨까? 인성, 사회성, 창조성, 민주성 등을 기르는 곳이 아닌 "잘 외워서 사지선다형 문제 잘 찍는 기술"을 가르쳐 주는 곳을 대한민국의 학교라고 정의 하는게 편할 듯 싶다. 그래야 학교에 문제가 있다고 공격하는 사람들이 없을 것 같고 학교의 모든 관계되어진 분들이 편하고 안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을 것만 같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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