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속한 공동체의 수준에 따라 내 삶의 질이 결정된다. 좋은 공동체, 좋은 조직에 속해서 사는 방법은 단순하다. 좋은 조직에 들어가야 한다.
내가 일하는 회사 등 조직이 갈등과 반목 속에서 계속 허우적댄다면 일단 나를 돌아보는 게 옳다. 원래 그런 조직인지(갈등하는 이들이 많은지), 내가 갈등을 유발하는 사람인지 냉철하게 확인해야 한다.
전자일 경우 사직서를 내고 떠나거나, 좋은 조직으로 바꾸어 내는 노력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렇지 않고 계속 불만만 제기하다가 어느 순간 그 조직에 자신도 적응되어 나쁜 조직의 일원이 되고 만다. 갈등이 있더라도 비전과 희망이 있다면 최선을 다해 조직의 변화를 위해 노력해 보면 좋다.
후자(내가 갈등을 유발하는 사람)라면 자신이 갈등 유발자인지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스스로를 돌아보아야 하나 쉽지 않다. 자신만은 아니라고 생각하니 대안을 찾기도 어렵다.
좋은 조직은 그곳에 모인 사람들이 조직 비전을 이루어 간다. 자신의 이기심은 내려놓고 다른 사람의 필요를 먼저 생각하는 이들이 많은 조직이다. 다른 사람이 잘되기를 바라며 활동하고 함께하는 이들이 많이 있다면 좋은 조직이다. 나도, 너도 서로를 위한 사람들이 많은 조직이니 얼마나 좋은가.
그렇다고 상처를 받지 않는다는 게 아니다. 가까울수록 상처는 크고 짙다. 누구에게나 상처받을 수 있고, 상처 입힐 수 있다. 인간관계 안에서 서로간에 생채기를 내더라도 서로를 회복하고 보듬으며 기다릴 수 있는 ‘신뢰’를 쌓는 과정이 중요해 보인다.
사회 문제를 바꾸어 약자도 잘 사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그 약자들이 조직화하여 권력을 만들어 흔들어야 한다. 지금도 노조, 장애인, 여성 단체 등 시민사회 단체에서 꾸준히 일어나는 활동은 알렌스키의 ‘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을 관통하는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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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선생님들의 ‘조직 연구 모임’인 <책은 핑계고>를 진행했다. 이번 해 새롭게 운영하는 모임으로 ‘조직’에 대해서 공부하며 현장 선생님들이 친교하는 공간을 설계했다.
조직, 모임, 공동체 등이 어떻게 이루어져 있고 긍정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는지에 대해 책을 통해 알아보고 현장에서 적용할 수 있는 지점이 무엇인지 살핀다. 자기 현장과 삶의 질문에 대해 서로 간 대화하며 나눈다. 대부분 청소년 현장에서 활동하는 분들이고 복지관 국장님도 참여하고 있다.

오늘 나눈 책은 알린스키의 ‘급진주의자를 위한 규칙’과 프리야 파커의 ‘모임을 예술로 만드는 법’이다. 오프라인 모임이다 보니 인근 지역에 계신 분들이 다수다. 군산, 전주, 서천, 청주, 장수, 순창 등 전북과 충청권 선생님들이 매달 군산에서 모인다. 오늘은 길 위의 청년학교에서 모였다.
사람을 수단시하며 모임 조직의 힘겨움이 나왔고, 자신이 리더도 회주도 아닌데 문제가 있는 조직에 참여해야 할 때 변화를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할지, 청소년 조직에서 선생님 없이 그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 당사자들의 조직 규칙을 다른 사람이 세워도 되는지에 대한 문제, 학부모 모임 등 만들기 어려운 조직을 어떻게 만들어 가야 하는지 등 다양한 질문과 현장에서 경험한 나름의 대안이 쏟아졌다.
모임의 목적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설정하는 일부터, 참여자들의 필요가 무엇인지 파악하고 실현해 나가야 한다는 것, 청소년 등 당사자가 주인 되기 위해서 회주나 주체자는 반드시 당사자가 되어야 하고 이를 세우고 돕는 역할에 활동가들이 있다는 등의 설명도 있었다.

신 관장님이 “한 땀 한 땀 빚어진 좋은 술을 잘 마시고 갑니다”라고 했고, “모든 모임은 일기일회로 한 번밖에 경험할 수 없는 소중한 것”이라고 장수의 이재명 사무총장님도 마지막 소감으로 나누었다. 결국 모임은 관계이고, 서로의 필요를 채워 나가는 공간으로, 그 필요의 최상위 목적인 비전을 명확히 해야 한다.
프리야 파커가 제안하는 성공하는 모임의 10가지 조건도 생각해 보면 좋다. 모임의 진짜 목적 설정, 회주의 적극적 개입, 대안 세계로 입장하는 통로를 만들고, 모두에게 솔직한 모습을 끌어내며, 적극적 논쟁을 유도하고, 의미를 되새기는 등의 과정이다.
조직은 회사처럼 고유한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월급 받고 일하는 곳도 있고, 사회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사람들을 모아서 활동하며 변화를 이루기도 한다. 수많은 조직이 얽히고설켜서 사회가 되고 국가가 되어 또 다른 거대 조직 관계가 만들어진다.
이전에 나는 청소년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서 조직화라는 이름으로 사람들을 모으고 구체적 목적을 설정하고 변화를 추동하는 게 활동이라고 여겼다. 이런 조직적 활동도 중요하고, 나아가서 우리가 살아가는 삶으로서의 연결된 공동체를 이루어 내는 일이 되어야 한다고 믿게 됐다.
어떠한 모임이나 기업, 단체, 기관, 시설 등뿐만 아니라 이웃과 지역사회, 교육 등의 수많은 영역에 사람들이 모여서 일구어 나가는데 그 공간은 서로의 필요를 채워 주는 수단이 아닌 서로를 환대하는 공간이 되어야 옳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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