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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자본주의에 저항하고 소유를 넘어 행복할 수 있는 방법

by 달그락달그락 2025. 10. 22.

 

타인과의 경쟁에서 이기면서 누리는 행복이 있다. 소유다. 자본주의의 본질과 같다. 이와 반대로 경쟁에 저항하고 소유와 상관없는 활동을 통한 행복도 있다. 경쟁과 소유라는 자본주의 강박을 넘어설 때 느끼는 또 다른 감정이다.

 

소유가 아닌 무소유다. 어떤 이는 아무것도 가지지 않고 자기 소유가 없는 상태라고 주장하는데 단순한 이해다. 어느 철학자가 그랬다. ‘무소유는 동사의 의미로 이해해야 한다고. 그러니까 우리가 많든 적든 가진 것, 소유가 전제된다.

 

무소유는 내가 가진 소유를 줄여 나가는 일이다. 가진 것, 생산하는 것을 줄인다는 것은 타자에게 그만큼이 또 흘러간다는 것을 뜻한다. 이때 느끼는 행복은 돈으로 살 수 없는 어떤 뿌듯함 이상의 가치가 있다. 인간만이 누리는 감정이다.

 

자연은 언제나 그렇게 높은 곳에서 낮은 곳으로 흘러서 커진다. 하늘의 그 작은 빗물이 모여 높은 산에서 작은 물줄기가 되어 강이 되고 바다가 된다. 인간만이 낮은 곳의 아주 넓은 곳에서 높은 곳으로 자본을 끌어올리며 몇 안되는 이들이 모든 것을 소유(하려고)한다. 물질주의 끝판이다.

 

저녁에 비전 후원이사회를 했다. 좋은 사람들과 곧 있을 달그락 모금캠페인 준비와 일일찻집, 플리마켓 등 행사 준비를 했다. 작은 무소유를 실천하는 사람들이다. 이들과 있으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나누고 관계하여 공동체를 만들고 그 안에서 누리는 이 흐르는 관계의 그 충만함을 아는 분들이다.

 

수단과 목적이 일치하지 않으면 노동이고, 반대로 수단과 목적이 일치되면 놀이.” 요한 하위징아가 쓴 호모 루덴스에 쓴 글이다. 수단과 목적이 같은 사람들을 만나면 활동은 놀이가 된다. 오늘 저녁에도 그랬다.

 

가끔은 중노동이라고 여기는 일도 있지만 내가 하는 활동은 놀이가 되기를 바라고 있고, 그런 시간이 더 많이 쓰려고 노력 중이다. ‘현재는 수단이면서 목적이어야 옳다. 놀이의 시간관이 아니라 현재는 수단, 미래는 목적이라는 노동의 시간관이 지배할 때 불행해진다.

 

일하는 이 순간도, 이 시간에 이런 글을 끄적이는 이유 중 하나다. 현재를 살아야 한다. 자본주의 병폐에 매몰되어 끝없는 경쟁과 소유욕에 잡혀 들어갈 때 괴물이 된다. 경계하고 경계할 일이다.

 

오늘은 무슨 날인가? 쓰다 보니 윤리책 수준이 되어 가고 있음. 여기서 멈춰야 해. 오늘도 좋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