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에 청소년자치활동을 위한 ‘달그락달그락’을 만들기 위한 첫 삽을 떴다. 활동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공간이나 시설보다도 ‘사람’이다. 뜻과 이상을 붙들고 시민과 연대하여 실제적인 변화를 일구는 사람, 우리는 그런 이를 ‘활동가’라고 부른다. 활동가는 비영리 민간조직을 운영하고 조직하며 실질적인 변화를 일으키는 ‘마중물(불)’과 같은 사람이다.
달그락 국제개발활동을 하면서 만난 여러 청소년, 청년들과 함께하다가 자국의 활동가로서 꿈을 가진 이를 만났고, 자연스럽게 연대하게 되었다. 이 청년을 지원하기 위해 청소년자치연구소와 달그락의 구성원들이 논의를 이어갔다. 어떤 분은 두 달여 인턴 활동 기간 동안 살 집을 내어주셨다. 가족과 함께 살면서 이 청년에게는 한국 아빠가 생겼고, 지난해 멘토로 온라인에서 만난 국립생태원의 이 박사님은 외삼촌이 되기도 했다.
함께 하는 분들이 십시일반 모은 후원금으로 장학금과 활동비가 마련되고 있다.
7, 8월은 청소년 활동이 빽빽하다. 기자단 워크숍을 시작으로 청소년작가단의 책방 활동, 라온 자원봉사 청소년들의 어르신 지원 봉사, 어스토리 역사 활동, 상상마켓을 열어 청년활동 지원금 마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진행된다.
영상활동을 하는 F5청소년들은 지역 직장인과 전문직의 출근부터 촬영해 한 편의 다큐멘터리를 제작할 계획이다. 정강이 그림책을 만드는 청소년들은 미얀마와 한국의 민주주의 활동을 주제로 책을 작업 중이다. 상상캠프는 3일간 ‘민주주의’를 주제로 서울에서 활동을 준비하고 있다.
이러한 달그락 자치 활동은 청소년들이 시민으로서의 역할을 해 나가면서 삶을 이루는 우리 모두의 공간이 환대하고 환대 받는 공동체로서의 역할을 하게 한다. 자치활동은 ‘청소년에 의해서’ 주도되는 활동이다. 그래서 어렵기도 하고.

이 모든 활동의 바탕에는 오늘 모인 청소년위원회(사진)와 같은 각 팀별 위원회가 있다. 이들은 매달 모이는 지역의 다양한 어른들로 구성되어 있다. 전문직, 직장인, 퇴직 공무원, 사업가, 의사 등 다양한 직업군의 시민들이 모여 청소년자치활동 지원을 위한 실질적인 이야기를 나눈다. 위에 모든 활동 내용을 상의 드리고 함께 하는 달그락 자치활동 바탕의 시민들이다. 군산뿐만 아니라 전주에서 10년을 하루 같이 빠지지 않고 참여하는 김 위원님도 계신다.
9월에는 책모임으로 이문재 시인을 초청하기로 했다. 김규영 부위원장님이 진행한다. 책모임은 개방하기로 했고, 의사협회와의 연대도 추진 중이다.
최 위원님은 길 위의 청년학교의 한국 청년들과 달그락 사회변화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미얀마 청년들을 대상으로 ‘삶을 위한 아카데미’에서 짧은 강연을 하셨다. 의사로서 건강 문제를 이야기하다가 청(소)년들이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해 질문했을 때, “삶은 원래 힘든 거라고. 지금 힘들고, 나중엔 나아질 수도 있지만 계속 힘들 수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는 것”이라는 뉘앙스의 말씀을 하셨다고. 그 이야기에 생각이 많았다고 한다.
말씀처럼 삶은 지금보다 나아질 수도 있고, 더 안 좋아질 수도 있다. 눈 뜨는 순간 피곤하고 지치는 경우가 많다. 그럼에도 삶을 살아내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이 존재하고, 그 순간이 나름의 가치가 있다고 믿기 때문이다. 그러한 순간(가치 있다고 믿는)이 계속 이어지면, 그 자체로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삶이 지속가능하게 되지 않을까?
음.. 오늘 하루도 빨랐고 의미 있고, 가치 있었어. 그거면 됐다. 따뜻하니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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