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왜 이런 일 하는 거예요?”
권 위원님이 메이준과 선생님들을 점심 식사하자며 파라디소에 초대해 주셨다. 식사 자리에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던 중, 메이준이 갑자기 질문을 던졌다. 식사도 대접받고, 좋은 사람들과 대화도 나누고, 교육도 받는데... 정작 왜 이런 활동을 하는지 이해가 안 갔던 모양이다.
그 질문에 망설임 없이 답했다.
“사람들이(특히 청소년) 좋고, 활동하면서 더 좋아지고, 함께한 사람에 의해 활동이 이어지면서 또다시 우리가 좋아져서요.”
우리도 그냥 좋아서 하는 일이다. 메이준이 지원을 받고, 열심히 공부하고, 달그락에서 인턴십 등 훈련도 잘 받고, 좋은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면, 언젠가 미얀마의 시골 마을로 돌아가 청소년들을 돌보고 더 잘 지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면 그 청소년들도 좋아진다. 그리고 그중 누군가는 또 다른 청소년을 돌보고 활동할 것이다. 그렇게 또 좋아진다.
달그락 활동이 그렇다. 그렇게 열심히 누군가의 삶이 복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최선을 다할 때, 그 공간에 있는 사람들은 그렇게 삶을 살아가기 마련이다. 청소년들의 이후 삶이 더 복되리라는 확신이다.

오늘 점심 식사를 함께한 권 위원님처럼, 좋은 사람들과 함께 활동하고, 나누고, 배려하고, 누군가를 돕고 함께 살아가는 삶이라면, 더 많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 그런 사람들이 많아진다면, 우리 사회는 더 따뜻해질 것이고, 더 나아가 지구촌 전체가 조금씩 좋아질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바로 지금 이 순간이 좋아서다.
지역에서 청소년을 돕기 위해 활동하는 청년들이 좋아서, 그들을 위해 기꺼이 식사를 대접하고 응원하는 권 위원님의 마음이 감사하다. 식사하고, 삶을 나누며 바라보는 호수와 하늘빛이 좋다.
오후에도 선생님들과 대화하고 토론하는 그 시간도 좋다. 저녁엔 선생님 슈퍼비전을 통해 서로를 나누고, 조금씩 변화해 가는 시간도 좋다.
모든 순간이, 그냥 다 좋아서다.
어제는 밀린 일들과 처리해야 할 과업들로 머릿속이 복잡했고, 잘못한 일도 떠올라 밤잠을 설쳤다. 그래도 아침은 어김없이 왔고, 또 좋은 사람들을 만나 하루를 살아간다. 그렇게 하루를 걷다 보면, 그 순간의 활동 자체가 즐거움과 뿌듯함, 감사가 삶이 된다. 그 순간이 그저 고맙고, 또 고마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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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의 권 위원님은 공무원으로 퇴직하고 학부 철학과에 편입하여 공부하며 지역에 봉사하는 삶을 사는 분이다. 최근 청소년자치연구소의 청소년위원회에도 참여하고 있다. 세대를 넘어 함께 살면서 공부하고 꿈꾸는 삶을 현실로 살아내려고 할 때, 나이는 숫자에 불과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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