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이 변하기 위해서는 이전과 다른 하루의 시간 분배를 다시 해야 한다. 자신이 삶을 사는 공간을 바꾸어 보는 것이다. 자주 만나는 사람들을 바꾸어 보거나 인간관계의 폭을 넓히는 일이다. 그리고 기존에 과몰입했던 책이나 동영상 등 기재를 다른 방향으로 바꾼다.
매일 극우 유튜브를 시청하고 그들만의 카톡방과 커뮤니티에서 똑같은 이야기를 반복해서 들으면 법원을 공격하는 것이 애국이라고 믿게 된다. 거기에 종교인이 중심에 서고 신앙이 되면 무서울 게 없어진다. 인간은 한 없이 약한 존재다. 박사학위가 몇 개 있어도 사이비 교주의 종이 되어 움직이는 이들이 한둘이 아니다. 하루 똑같은 시간에 일어나고 보고 듣고, 만나는 이들도 그런 성향의 사람들을 만나면서 교주처럼 행세하는 유튜버나 선동질하는 정치인의 말을 듣고 공유하는 일을 수년간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사람을 변화시키고 싶었다. 특히 청소년과 그들의 부모와 함께 교사 등 관련 전문 직군이 변하기를 바랐다. 시민으로서 참여와 자치, 사회에서 진로 등은 내가 더 잘 안다고 우겼던 때가 있다. 이 글 읽는 이들은 웃기는 말 같겠지만 나는 그렇게 믿고 매우 강하게 어필했었다. 청소년과 관련된 기관이나 단체에 강의도 많았고 불러 주는 데도 많았다. 국가자격 시험 출제위원도 수년째 했고 국가기관 자문위원에 여러 공공기관 자문과 컨설팅도 많았다. 어쭙잖은 연구나 써대는 글도 내 주장의 근거가 되었지만, 나에게는 현장이 있었다. 현장은 내가 만나는 청소년들과 그들과 함께 만들어 가는 공간이 있었고 그 안에서 파생되는 수많은 사례가 있어서 내 주장에 (내가) 힘을 얻게 되었다.
시간이 가면서 알았다. 내가 경험하고 공부하며 얻는 바탕에서 기준으로 안내해야 할 일도 있지만 청소년과 교사나 청소년지도사, 상담사, 복지사 등의 선생님들에게도 배울 게 너무 많았다. 아무리 많은 경험을 해도 인간사 한정적인 경험일 뿐이다. 수많은 사람이 청소년과 어린이를 위해 헌신하고 있었고 그들만의 현장이 있었다. 책을 넘어 그 안에 또 따른 세계가 있다는 것을 알았다. 또 다른 공간에 청소년들과 현장의 전문가를 만나면서 배우는 게 많았다.
시간이 가면서 내가 변한 것은 조금씩이라도 상대에 대한 존중이 커진다는 것. 그게 내가 그나마 이 정도 수준의 사람으로 살아가는 가장 큰 힘이 되었다.
사람에 대한 차이의 존중과 배려, 다양성을 인정하지 않는 사회는 반드시 극단으로 간다. 그 끝에 파시즘이 있다. 가장 약한 자들을 주적으로 놓고 공격하면서 대부분이 뒤로 숨어 버린다. 그 중심에 반드시 선동하는 자가 있다. 깡패 두목 수준의 이야기를 하지만 그 이야기를 계속해서 반복해서 듣고 참여하다 보면 그 말이 신념이 된다. 종교까지 결합하면서 목숨을 거는 자들까지 나타난다. 선동하는 이가 악이라고 하면 척결해야 할 대상이 된다. 법원도 판사도 척결의 대상이 되고 실천으로 옮기면서 인생을 망치기까지 한다.
내가 믿는 게 모두가 아니다. 내가 아는 게 전부가 아니다. 사람이 겸손해야 할 이유는 오만가지가 넘는다. 상대에 대한 존중이 없으면 사회는 극단으로 간다. 수천 년간 인간이 짐승과 다르게 살고자 이루어 왔던 수많은 가치와 규범은 바로 상대에 대한 존중에서 시작한 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미친 이라는 표현도 아까운 현 대통령의 문제는 어쩌면 향후 살아가야 할 우리 사회에 작은 시발점인지도 모른다. 정의는 반드시 승리해야 하고, 사회가 극단으로 가지 않도록 서로를 알 수 있는 중간의 공간을 최대한 넓혀야 한다. 모두가 들어와 평화적으로 대화하며 나눌 수 있는 타자를 존중하며 다른 신념이 모일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한 세상이다. 이러한 공간이 지역에 작게라도 만들어져 계속해서 확산하면 좋겠다.
내가 꿈꾸는 공간의 시작이 ‘달그락’이었다. ‘달그락’이 더 ‘달그락’ 거리고 그 스펙트럼이 더욱 커지기를 바란다. 이번 한해는 더욱 다양한 이념과 신념, 종교성이 섞여 대화할 수 있는 곳으로 변화도 꾀해 보려고 한다. 우리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공간으로서의 변화다.
그 어떤 사람이라도 존중하나, 폭력은 저항하는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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