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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괴물 뒤의 괴물을 볼 일이다.

by 달그락달그락 2025. 1. 10.

일 년에 하루, 12시간은 누구에게나 살인이 허용되는 날이 있다. 어떤 범죄도 가능하다. 신고해도 경찰도 소방관도 구급차도 출동하지 않는다. 숙청의 날, 퍼지데이다.

 

만약 이런 날이 있다면 사회는 어떻게 될까?

 

실업률과 범죄율이 떨어지고 복지비도 줄어든다. 살해당하는 이들 대부분이 사회적인 취약 계층이고 복지 대상자들이다. 부자와 권력 있는 자들과 중산층은 자기 집을 보안장비 철저히 하면서 지켜낸다. 동네에 건달이나 심지어 문제 청소년까지 살해하는 일이 벌어진다. 이런 일을 매년 진행하다 보면 위험한 자들, 복지 대상자들은 자연스럽게 줄어들어 사회적 비용이 감소하고 범죄율도 줄어든다는 가정. ‘더 퍼지데이라는 영화다.

 

이 전에 이 영화 보다가 내 자신이 얼마나 속물로 보였는지.

 

부자 동네에 보안회사 임원은 아내, 두 자녀와 완벽하게 보안이 된 집에서 산다. 퍼지데이에 철로 된 문을 모두 내려 차단하고 카메라로 외부를 볼 할 수 있는 안전한 집에 있다. 아버지가 잠시 눈을 파는 사이에 10대 초반에 막내아들이 외부에서 공격받는 흑인이 위험해 보여서 문을 열어 집으로 들인다.

 

그 순간 나는 막내아들이 철이 없고 문제여서 외부인을 집으로 들여서 위험을 만들어 낸다고 인식한다. .. 이런. 사회성, 시민성 등 주창하고 다녔건만 집안의 안전을 위해서 극단적인 위험에 처한 사람을 구한 막내아들이 문제로 보이다니. 영화만으로도 이런데 실제 상황이었다면 어땠을까?

 

내 보기에 영화는 가상의 퍼지데이를 만들어 한 가정에서 벌어지는 상황을 빗대 미국의 총기 문제나 경쟁주의, 양극화 등을 간접으로 비판한 영화로 보였다. 시민들이 서로 간에 싸우고 죽이는 일을 한다. 그 이면에 싸움을 조장하고 이득을 취하는 이들을 보려고 하지 않는다. 이러한 시스템을 만든 자들은 더 부자가 되고 강해지는데 그 안에서 본질을 보지 못하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서로가 싸우다가 모두가 패자가 된다. 이 시스템을 만든 소수의 기득권을 가진 자들만 승자다.

 

넷플릭스의 오징어게임의 이야기도 비슷하고, 최근에 본 모비딕이라는 10여 년 전 영화의 내용도 비슷해.

 

현실은 어떤가? 정치, , 사회적 환경을 엉망으로 만들면서 사람을 해하려고 괴물을 끌어내야 하는데도 이 자를 옹호하면서 갈라치기 하는 이들이 있다. 괴물을 악착같이 보호하려는 일부 정치권과 언론이라고 하는 이들의 주장을 보면 기가 막힌다. 우리의 안녕을 위해서 일하라고 엄청난 권한을 부여했는데 그 권력으로 우리에게 총을 들이댄 자, 이 자를 끌어내려고 하는데, 이를 막아서려는 이들 또한 이자가 총을 겨눈 이들이라는 아이러니. 괴물을 보호하는 이들의 문제도 있다고 하지만, 그 뒤에서 이들을 선동하는 자들을 자세히 볼 일이다. 괴물을 옹호하면서 자신의 이기성을 극대화하는 진짜 괴물이 있다.

 

진보 보수의 문제가 아니다. 그저 우리 사회의 안정적인 시스템을 부수려고 하는 이들을 막아야 하는 절체절명의 문제는 여기에 있다. 민주주의라는 시스템, 기본적으로 국가의 주인이 국민이라는 민주공화국의 시스템을 망가뜨려서라도 기득권을 강화하며 권력을 갖고 싶어 하는 괴물을 볼 일이다.

 

퍼지데이를 만들어 이득을 취하는 이들, 오징어게임을 만들어 돈을 벌고 즐기는 이들, 사람들을 죽이면서 세상의 시스템을 농락하며 권력을 취하는 정부 뒤에 정부를 가정한 모비딕까지. 영화보다도 더 영화 같은 현재 한국 상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