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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도 이 분들 덕에 잘 살았다. 무조건적인 인간관계

by 달그락달그락 2024. 8. 21.


오전에 서울에 손님들이 오셨다. 지역 이사님들도 합류했다. 직업은 다양했다. 대학교수부터 퇴직 교사, 그룹홈 대표, 병원, 스튜디오 운영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진 분들. 이사회로 모인 분들이다. 기업 이사가 아닌 비영리단체에 이사는 책임이 큰 봉사직이다. 시간과 돈을 들여야 하고 중요한 사안에 결정하고 책임지면서 그 조직 활동이 잘되도록 돕는 핵심 그룹이다. 오늘 법인 이사회가 달그락에서 열린 것.
 
일정 마치고 귀가하니 9시다. 줌(zoom)으로 글 쓰는 분들 모임 진행했다. 청글넷에서 운영하는 50일간 무조건 하루 글쓰기 모임인 ‘오글’이다. 매일 하루도 빠지지 않고 50일간 글을 쓰기로 한 분들. 앞으로 3주 남았다.
 

 
1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에 사는 곳도 서울, 경기에 강원까지 여러 곳에 거주하는 분들이다. 청소년과 관련된 일을 하는 분들이 대다수다. 활동, 상담, 복지와 교사까지. 매일 글을 쓰고 파트너와 연락하고 조별 활동이 이어진다. 매주 한편씩은 수정작업 거쳐서 수필집 출판하기로 하고 진행 중이다.
 
대화하다가 마지막 두 분이 글을 꾸준히 쓰신 분들 선물 준다고 하자, 어떤 분은 가장 적게 쓴 분도 선물 준다고 했다. 어떤 분은 글을 쓰면서 신문사 칼럼을 쓰게 됐다. 어떤 분은 자기 진로를 찾게 됐다. 그리고 조별 활동이 자연스럽게 이어지면서 속 이야기도 나누는 또 다른 모임도 진행 중이다. 모두가 자연스럽다. 이분들 얼굴 보는데 그냥 좋았다.
 
사람은 사람을 만난다. 나이 먹을수록 이전에 친구나 연인처럼 이해관계 없이 무조건적인 관계는 사라진다. 그 가운데 우리 삶에 가장 큰 관계는 직장 같다. 일을 하고 돈을 받는 관계로 치부하는 사람부터 그 안에서 삶을 거는 이도 있다. 돈을 내고 무언가를 하는 일이 많은 세상이다. 모든 일은 어떤 관계의 이유가 있다. 정리해 보면 대부분 주고받는 무엇(?)이 있다. 현대사회에서 당연한 일이라고 여긴다. 이와 다르게 무조건적인 인간관계에서 오는 또 다른 감동이 있다.
 
자기 시간을 내면서 누군가가 좋아지는 모습을 보면 자신이 더 좋아진다. 경험한 사람만 아는 그런 느낌이 있다. 달그락 활동하면서 만나는 대부분의 시민이 그렇게 관여하며 참여한다. 내 부족한 삶에 커다란 복이 그것이다.
 
전국에 연대하는 분들과 이 바닥 선후배와 동료들까지 주고받는 일이 아니다. 그저 해야 할 활동이고 함께 나누는 그 안에서의 가치가 크다. 그러한 활동 가운데 상대 또는 불특정 다수가 좋아지는 모습을 보면 그냥 좋아진다.
 
나이 먹으면서 알았다. 사람은 수용하고 사랑해야 할 존재다. 누군가를 이용하고 대상화하는 일은 사람이 할 일이 아니다. 무조건적인 존중과 수용, 솔선하는 모습을 만들어 내는 사람들이 있다. 이해관계를 떠나 오늘 만난 이사회의 구성원들과 오글 선생님들 보면서 그런 마음이 들어서 좋았다.
 
모임 마치고 하루 마무리하다가 졸았다. 정신 들어 끄적인 글. 오늘도 내가 만난 이분들 덕에 잘 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