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뜨거운 여름날 아침, 달그락에 아산교육청에 과장님, 장학사, 교사와 지역 마을활동가, 주민 자치위원들까지 많은 분들이 방문했다. 청소년자치가 무엇인지, 마을에 시민들이 어떻게 참여하고 있고 청소년들은 어떠한 자치활동을 하면서 사회를 바꾸어 내는지를 알고 싶어 했다. 오전 두 시간을 강의했다.
강의 후 질의응답 중 기억나는 것 몇 가지.
협동조합 하면서 청소년활동 잘해보고자 했는데 국가지원 끊기자, 대부분이 없어지고 새롭게 시작하는 분도 계셨다. 마을 교사라고 하는데 세금으로 지원하는 강사비 없어져도 공동체성을 기반으로 남아서 활동이 이어질 수 있을까?
과연 마을 공동체는 무엇인가? 국가나 지자체 등에서 지원하는 돈이 없을 때도 지난 정부에서 전국에 만들어 운영되었던 마을교육과 마을 공동체, 지역사회와의 학교와의 유기적 연결과 관련한 사업들이 남아 있을까? 지속 가능하기 위해서는 어떻게 활동이 이어져야 할까?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지원 예산은 오락가락 롤러코스터를 탄다. 사업비 지원을 받는 것을 문제시 하고 싶지 않다. 나 또한 국비나 시비 등 사업비나 운영비 지원이 있으면 더할 나위 없겠다. 문제는 자력이다. 협동조합을 설립한 후에 조합원을 중심으로 한 운영을 해야 한다. 문제는 국비, 도비나 프로젝트 지원금 받아서 운영하면서 생존하는데(어떤 이들은 그 기금 받기 위해서 조합이나 사회적 기업을 만들기도 한다), 지원금 없어지면 어떻게 되나? 이번 정부에서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 등 지원금 삭제(?)한 후 남은 조직은 몇 개나 될까?
시민단체는 시민들의 지원으로, 협동조합은 조합원들의 지원으로 운영 기반이 가능해야 한다.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럼에도 정부 지원이나 위탁보다는 가능하면 시민들의 후원이 기반이 되어야 한다. 지속 가능한 활동의 바탕이다. 국비나 시도비 지원은 그 이후의 문제다.
또 한 가지는 느슨한 연대활동이다. 예를 들어 환경운동을 꾸준히 하고 싶은데 전업으로 하기 어려우면 자기 직업 가지고 꾸준히 활동을 이어갈 수도 있다. 모든 일은 어떤 가치와 이상이 있기 마련이다.
가장 큰 문제는 본질은 없이 말로는 좋은 일(?) 한다고 우기지만 현실은 돈 되는 일만 집중하는 이들이다. 어떻게든 법인 만들어 사업비 받아 운영 시작하지만, 사업비가 끊기면 조합도 비영리기관도, 사회적기업이나 사단법인도 한 번에 사라지는 상황의 문제다. 청년 활동도 마찬가지다. 청년사업비가 기업이나 국비로 쏟아질 때 지역에 어떤 일이 있었는지 안다. 현재는 어떤가? 남은 조직이나 운영하는 청년기관단체는 몇이나 되는지 아나? 정치적 판단에 너무 많은 사회적 가치가 흔들리고 멈춘다. 가슴 아픈 일이 많다.
우리가 꿈꾸는 일들이 있으면 가능하면 그 중심을 잡고 본질에 다가가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그러다 보면 뭐라도 나오지 않을까 싶다. 그 중심을 붙잡을 일이다. 협동조합이면 목적에 따른 조합원 확대를, 시민단체면 활동할 수 있는 시민들의 조직과 네트워크 확장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한다.
달그락은 비영리단체로 사단법인(들꽃청소년)이다. 청소년들 중심으로 참여하여야 하고, 이들의 활동을 지원하면서 또 다른 청소년활동을 만들어 가는 우리 이웃들의 실질적인 참여 과정을 확대해야 한다. 청소년이 참여하는 자치활동, 그들의 활동을 통해 지역사회의 긍정적 변화를 이루어 가면서 좋은 사례 만들어 확산하고 우리의 뜻과 이상에 동조하며 후원하는 이들을 더욱 확장해야 할 일이다.
이 뜨거운 날 이른 아침부터 달그락에 찾아 와 주신 아산의 선생님들과 활동가들, 주민 자치위원분들이 상상하고 꿈꾸는 지역사회에 또 다른 공동체들이 많아지기를 진심으로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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