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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의 양육자, 우리 모두는 '신뢰의 공동체'를 만들어야...

by 달그락달그락 2024. 7. 29.

 

도시에 사는 불안한 부모들이 많다. 전문가를 찾아서 움직이며 부모 대신의 해결사를 찾는다. 부모는 철저히 소비자가 된다. 그래서인가? 트렌드 코리아 등 시민들을 소비자로 인식하는 책들은 불티나게 팔린다. 소비자가 나쁘다는 게 아니다. 소비해서 얻을 게 있고 얻지 못하는 게 있는데 자녀 교육과 진로까지도 소비자로서 규정짓는 게 문제다. 사랑과 우정, 신뢰 등 인간이 가져야 할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내용들을 소비로써 얻을 수 없다. 그래서 도시의 모든 부모와 시민들은 소비자가 아닌 양육자가 되어야 한다.

 

헨리 나우웬은 환대는 친구가 될 수 있는 자유로운 공간을 내어주는 것, 사람을 변화시키는 것이 아니라 변화가 일어날 수 있는 자리를 만드는 것, 폭넓게 선택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는 것이다.”라고 했다. 환대의 공간이 절실히 필요한 시대다. 청소년은 재난의 시대, 고립과 단절, 무기력의 사회를 건너는 중이다.

 

환대의 공간, 스스로 돌볼 수 있는 존재, 친구와 이웃, 마을과 세상을 돌볼 수 있는 사람들이 절실한 사회다. 그 가운데 우리 아이들이 있다. 이들은 스스로를 돌보고 배우는 힘, 작은 변화를 구체적으로 일궈내는 힘, 마을과 세상의 사람들을 연결하는 힘이 세 가지 힘을 가진 존재다. 주체적이고 주도적인 존재. 따라서 아이들에게는 돌봄뿐만 아니라 주도성이 매우 중요하다. 이러한 주도성이 발현되기 위해서는 평가받고 지시받는 공간에서는 불가능하기에, 그들을 환대하고 참여하도록 돕는 공간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 적당한 일을 부탁해야 한다. 그 가운데에서도 사회참여 활동이 중요한 이유다. 청소년 자신이 해냈고, 할 수 있었다는 것, 그러한 구체적인 경험을 살리고 만들어 가는 공간과 관계가 필요하다. 이러한 경험에서 삶의 기준이 생기고 주눅 들지 않으며 나름의 당당하고 단단한 사람이 될 것이다. 따라서 청소년활동은 청소년에게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는 반구조화 된 일이어야 하고, 어느 정도 맡길 수 있어야 하고, 그 안에 우발성을 존중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 “5% 작은 변화, 양육자의 태도를 선택해야 한다. 그 방법으로 첫째, 불안한 부모는 쉽게 소비자가 된다. 우선 자신을 돌보고, 양육하자. 불안한 사람과 함께 모일 수 있어야 한다. 둘째, 아이는 결핍과 문제투성이가 아니라 힘(자산)을 가진 존재인 것을 인식해야 하고, 셋째, 학습 이외의 적당한 일을 주고, 부모의 시나리오 밖으로 내보내 보자. 넷째, 경험은 유능감을 만든다. 재난의 시대, 또래 문화를 생각해 보며, 다섯째, 부모 직영만으로는 어렵다. 아이들 곁에 있는 사람들을 존중하며, 여섯째, 학교, 도서관, 청소년센터에서 함께 작은 변화를 궁리하고, 마지막으로 이웃의 아이들을 서로 환대로 맞이하고 관계 맺자.

 

사회적 자본의 3요소는 신뢰, 소통, 협력이라고 알고 있다. 결국 도시 양육은 신뢰공동체를 만드는 것이다. 이 책의 요지다.

 

 

 

최근 <도시의 양육자>를 펴낸 이승훈 관장님 모시고 청글넷 책 모임 했다. 위에 글은 이 관장님 책에 관해 설명 듣다가 마음 가는 데로 몇 가지 요약한 내용이다. 마친 후 참여자분들이 감사하고 몇 분은 감동한의 글까지 남겨 주셨다. 이 관장님이 현장 동료인 참여자 분들에게 진정성 있게 다가가 주셔서인지 발표 듣고 대화 나누는 내내 나 또한 가슴이 너무 따뜻해졌다. 책모임 호스트로 진행하는 백관장님, 담당 간사로 수고한 정이한 간사님까지 감사한 마음이 큰 책 모임.

 

책 모임에서 대화하다가 몇 가지 드는 생각.

 

먼저는 우리 아이들의 양육자가 많았다. 최근 돌아가신 마을도서관 관장님 떠올랐다. 아이들 초등학교 다닐 때 학교 마치면 바로 마을도서관 와서 뒹굴뒹굴했고, 그 안에서 관장님이 아이들 간식도 주고 일 있을 때 연락까지 주셨다. 집 근처 슈퍼 사장님과 친분이 생겨서 인사 나누면 아이들 뭐라도 챙겨주려고 했고, 동네의 어르신들도 항상 반갑게 맞아 주셨다. 이 책 표현으로 도시의 양육자분들이 많았다.

 

둘째, 달그락의 수많은 모임 중에서 어른 양육자를 위한 모임에 대해 고민했다. 달그락의 활동에서 조직하고 네트워크 하는 많은 모임이 있다. 모두가 이 사회를 청소년도 행복한 사회를 만들려면 어떻게 변화시키고 참여할 것인가를 깊게 나누고 활동하는 시민들이다. 이렇게 주도적으로 참여하는 분들과 함께 청소년 자녀가 있는 불안해하는 부모모임, 불안을 끝내거나 이길 수 있는 부모를 위한 독서모임, 어른 자신의 양육을 도울 수 있는 모임과 네트워크도 고려해 봐야겠다. 사회변화의 주체로서의 활동뿐만 아니라 자신을 돌 볼 수 있는 모임, 부모 어른을 위한 환대의 공간이다.

 

셋째, 큰 물결은 결국 안전한 참여의 공간이다. 모두가 환대하고 환대받는 사회를 원한다. 재작년 청소년정책 7차 기본계획 TF로 참여하면서 청소년이 참여하고 환대하는 마을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나름의 정책을 정리했었다. 그제 모 지역 지자체 회의에서 그때 함께 했던 김 교수님 만나서 식사하면서 이야기 나누다가 그 당시 정책에 대한 고민을 나누었다. 나름 멋지게 설계했다고 여겼는데 담당 부처 들어가는 순간 많이도 삭제되어 버렸고 현재 모양새가 되어서 발표되었다. 당시 상당히 낙담했었지만, 지금은 많이 바뀌었다.

 

어찌 됐건 작은 청소년활동 공간에 관한 내용이 형식적으로도 정책에 박혔고, 성장 지원망 등 공동체성에 대한 정책은 추진되고 있다. 학교의 교육에서 교육공동체, 마을 공동체에 대한 사업과 정책들이 쏟아져 나왔고, 이미 사회사업에 학교 사회사업과 교육복지 등도 사례관리를 통한 사회적 관계에서의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고, 상담 또한 문제해결을 위한 네트워크를 진행한다.

 

어린이와 청소년이 관계된 모든 영역에서 사회적 자본은 핵심이다. 신뢰, 소통, 협력할 수 있는 공동체, 환대의 공간, 수년째 주장하고 있는 안전한 참여의 공간을 마을 전체에 이루어 가는 활동이다.

 

결국 우리가 형식적인 어떤 틀이나 정책적 그림을 넘어서 지금, 이 순간 내가 만나고 함께 하는 이들과 어떻게 신뢰하고 있고, 환대의 공간을 만들고 있는지가 핵심이겠다. 본질은 가장 바탕에 있음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