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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강의 및 연구

족하고 족했다.

by 달그락달그락 2024. 3. 15.

12시가 다 되는 시간까지 모니터를 보면서 3시간여 발표하고 토론하고, 삶의 고민을 나누는 청년들이 있다. ‘길위의청년학교는 매주 청소년활동에 대해서 연구회 한다. 오늘은 청소년 인권에 관해서 공부하면서, ‘인간다운 삶에 대해서 서로의 고민을 나누게 됐다.

 

나는 인간답게 살고 있는가?”라는 우리 안에 질문. 답은 있는가?

 

 

 

새벽에 일어났다. 불면증 있는 나로서 이른 아침부터 먼 곳에 있는 일은 조금 부담스럽다. 9시부터 3시간여 완주에 청소년지도자분들과 과장님을 포함 담당 공무원 대상으로 강의했다. 이전에 담당자분들 찾아오셔서 부탁한 일이 있었다. 청소년정책 참여 관련해서 지역에 모든 청소년지도자들 대상으로 역량강화 하고 청소년의회를 실제화하는 일이다. 오늘 시작했다. 참여자분들의 깊은 참여 덕에 오전이 즐거웠다.

 

오후에 논산, 계룡에 교육공동체를 표방하는 협동조합의 조합원 대상으로 강의하며 달그락의 마을공동체에 대한 활동을 설명 드렸다. 대부분 교사들로 이루어진 독특한 협동조합으로 지역 시민들이 함께하고 있었다. 오래전부터 교육청에 친분이 있는 선생님 부탁으로 찾게 되었다. 달그락을 중심으로 한 활동, 내가 꿈꾸는 지역 공동체에 대해서 안내 드렸다. 달그락 브로셔 나누면서 지속해서 연대할 방안도 찾기로 했다.

 

마지막 일정은 귀가 후 길위의청년학교(이하 길청) 청년들과 연구회다. 연구회 전에 누구나 배움터를 한다. 외부 전문가나 배움이 있는 분들을 초대해서 삶의 이야기를 듣고 대화 나누는 자리다. 오늘 주인공은 김정훈 이사다. 김 이사는 인테리어회사와 비어포트 등 여러 일을 함께하고 있다. 삶에 대해서 나누어 주었는데 일상이 궁금하다는 청년의 질문에 새벽부터 시작된 일이 거의 12시 되어 마친다고 했다. 그렇게 바쁜 일상에도 지역에 청년단체나 달그락 활동도 열심이다. 항상 자신이 하는 일을 즐기면서 하는 친구다. 길청 청년들에게 즐겁게 살자고 한다.

 

청년들과의 삶을 나누다 보니 내 일상이 보였다. 그 안에서 가치를 찾고 고민하는 청년이 있었고, 퇴사를 준비하기도 했고, 지금 하는 활동에 더 많은 의미를 부여하며 강화하기도 했으며, 또 다른 꿈을 꾸기도 했다.

 

그 어떤 공간에서 어떤 일을 하든지 지금, 이 순간 내가 몰입할 수 있는 일이 복이 되는 일이라고 믿고 하기를 바랬다. 일찍 퇴근해서 넷플릭스 보면서 맥주 한 두잔 하는 것도 좋다고 여긴다만, 이 늦은 밤까지 자기 삶에 어떤 가치를 붙잡기 위해서 공부하고 삶을 나누는 청년들 보면 가슴이 뜨거워질 수밖에 없다. 그들을 돕기 위해서 야간수당이나 무엇 하나 없는데도 조 선생님 또한 이미 본 책을 또 읽고 청년들 추동하면서 함께 하는 모습을 보면 또 다른 마음이 든다. 내가 더 잘해야 한다.

 

그들이 잘 되는 길이 내가 잘되는 길이다. 잘 됨이란 엄청난 돈을 벌고 건물을 올리는 길이기도 하겠지만, 내가 잘된다고 여기는 길은 지금, 이 순간 몰입하는 그 일에 모든 가치가 있다. 그 의미(이상과 철학)를 만나며 이를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사람들의 마음은 매번 설렘과 감동과 학습이 자연스럽다. 나를 통해서 타자로 이어지고, 그 타자의 긍정적인 변화가 또다시 나에게 전달되는 그 순간이 언제나 즐겁다. 삶의 동력 중 하나다.

 

사람의 즐거움이란 가지각색이다. 현재 행하는 일이 돈을 받는 게 아닌 자신이 카드를 긁어 가면서(빚을 내면서)도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모든 게 잘될 것이라고 확신한다. 그런 일을 만났다는 것 또한 복이다. 나는 오늘 하루 종일이 그랬다. 그 가치 있는 소중한 공간에 귀한 사람들을 깊게 만났고 모두에게 환대받았다. 족하고 족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