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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강의 및 연구

성공팔이 사기꾼에게 속지 않으려면

by 달그락달그락 2024. 3. 1.
“흙수저로 태어났으나 투자를 잘해서 떼돈을 벌었다’고 홍보한다. 사는 곳이나 고급 자동차 등을 보여주면서 자랑한다. 카페, 블로그, 페이스북, 유튜브 등으로 사람들을 끌어모은다. 강의하면서 모임을 만들어 회비를 걷거나 투자를 꼬드긴다. ‘자기 말만 잘 들으면 당신도 부자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외모와 목소리가 좋은 경우들이 많으며 말을 잘한다.”

 

사기꾼의 공통적 특징이라고 세이노의 가르침이라는 책이 출처라고 온라인에 많이도 돌아다니는 글이다.

 

요즘 유튜브의 자기 계발 영역에서 베스트셀러까지 쓴 ○○의 비판 영상이 핫하다. 성공팔이, 강의팔이 등 이 바닥에 유명한 이들이 주장하던 돈벌이의 근거가 대부분 사기라면서 비판하며 내용을 사이버 래커라는 또 다른 유튜버들이 증거를 가지고 조목조목 비판하고 있다. 그들만의 세계를 꾸리고 네트워크 해서 서로 밀고 땅기는 과정 또한 사기에 가깝다는 비난 영상도 많아진다.

 

비판 영상 보다 보면 거의 세이노의 책에서 사기꾼의 공통된 특징을 거의 버무려 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떤 이는 마케팅 회사를 차려서 수익을 내면서 한편으로 자신들의 성공팔이를 미화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수익을 내는 바탕을 만들어 홍보를 극대화해서 운영하는 게 핵심이다. 청소년, 청년 진로 문제 천착하다 보니 여러 자료나 최근 현상에 대해서 많이도 들여다봤다.

 

최근 몇 년간 유행하던 성공 팔이 유튜버로 책 쓰고(특히 전자책), 영상 강의 올리면서 수십수 백만 원에 팔면서 극 소수 돈 버는 이들의 생리는 단순했다. 땅 사고 수익 내고 이자놀이에 코인, 주식까지 돈 버는 내용에 대해서 이들 젊은 유튜버들은 모든 것을 통달한 사람처럼 강의하면서 설명한다.

 

거의 내용은 단순하다. 모두가 가난했거나 찌질이였는데 갑자기 부자가 되었다. 그 과정은 자세히 설명하지도 않고 무조건 자신은 한강이 내려다보이는 멋진 아파트와 비싼 외제 차를 타고 가끔 외국에 나가서 휴가를 즐기면서, 일하지 않아도 한 달에 수천, 수억을 벌고 있다는 주장이 일치한다.

 

그리고 당신도 이렇게 살고 싶으면 내가 하라는 대로 하면 나와 같이 젊은 나이에 그렇게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그런 강의를 하고 책 특히 전자책을 출판하고, 동영상을 열심히도 팔고 있었다. ○○ 같은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셀 수도 없을 정도다.

 

문제는 인터넷이라는 공간이 마케팅이나 홍보회사가 붙으면 얼마든지 조작할 수 있는 형태여서 앞으로도 더 많은 피해자가 쏟아져 나올 것은 자명하고, 이런 자들의 수법은 계속해서 확대 재생산될 것으로 예측된다.

 

내용 없는 마케팅은 상항 커피 담긴 종이컵과 닮았다. 커피는 썩은 물인데 종이컵이 금테 둘렀다고 자랑하면서 커피는 보여주지도 않는다. 소비자는 커피 향과 원두를 확인해야 하는데 금테만 본다. 성공을 왜 하고 싶은지 그 과정에서 무엇을 하는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오직 넓은 아파트와 매달 수천, 수억이 들어 온다는 통장계좌만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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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대전에 잠시 다녀왔다. 학교밖청소년센터에서 일하는 센터장님과 선생님들 만나서 강의했다. 청소년참여와 자치, 이에 기반한 자립까지 많은 이야기 쏟아 냈다. 노예가 되지 말고 주인 된 삶을 살면 좋겠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인간다운 삶을 살게 하고 자유롭지만 불편하고 책임져야 할 일이 많은 자치(자율)’를 선택하기보다는, 누군가 지시하고 통제하지만, 안정적인 타율을 선택하는 비율이 압도적으로 많다. 심지어 교육자치를 주장하나 현실에서 만나는 환경에서 이를 가장 극렬히 반대하는 집단은 따로 있었다.

 

내 삶에 참여하고 자치한다는 것은, 내 삶에 가장 이상적인 그 어떤 목적과 철학이 있기 마련이다. 이를 붙잡고 살아 내면서 책임지는 게 참여의 과정이다. 사람이기 때문에 사람다운 삶을 살고자 성찰하면서 삶에 참여하려고 할 뿐이다. 자치하는 삶이다. 문제는 그러한 근본적인 고민과 성찰은 적고 눈에 보이는 안정적이고 편안한 삶에 집중하는 사회 환경이 커지는 것만 같다. 사기까지 쳐서라도 안정적 삶을 누리고 싶은 이들이 넘치는 세상이다.

 

성공팔이 사기꾼들에게 속는 것은 내 안의 또 다른 탐욕을 건들면서 누군가를 자기 주인으로 보며 우상화하려는 노예근성도 한몫하는 것으로 읽힌다.

 

귀가 후 늦은 저녁 먹고 책상에 앉아서 뭘 찾다가 들여다본 성공팔이 비판 영상 보다가 잠시 졸았다.

 

오후에 만난 학교밖지원센터 선생님들의 열정적인 모습이 잔상으로 남는다. 그들이 꿈꾸는 사회, 청소년이 이 사회에서 자립해서 주도적으로 살 수 있는 역량을 기르고, 특히나 청소년이 꿈꾸는 기관과 지역사회를 청소년의 참여로 변화시킬 힘을 갖기를 기원한다. 그 안에서 위에 열거한 성공팔이 사기꾼들을 보면서 가려낼 힘도 기르기를.

 

이 모든 것은 오늘 강의실에 붙어 있던 이 믿음이라는 단어, 그 안에 들어가 있는 청소년을 온전히 신뢰할 수 있는 그 어떤 힘에 있다고 보여. 역설이지만 이렇게 자신을 사랑하는 이들의 신뢰와 믿음을 많이 가져본 경험이 이들이 (성공팔이) 사기꾼에게 속지 않을 확률이 높다. 리터러시 힘은 비판적 사고와 함께 사람들의 신뢰에 기반하는 그 어떤 힘에서 나온다. 노예로서 믿음은 주인을 추종하게 되나 주인으로서의 믿음은 자신이 분별하는 힘을 가져야 가능한 일이다.

 

하루가 길었다. 이제 그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