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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블로그로 돈을 번다고?

by 달그락달그락 2023. 11. 24.

 

 

소셜미디어 하면서 돈을 벌 수도 있을 것 같았다. 티스토리를 알게 되면서부터다. 블로그 깨작대고 있을 때 갑자기 다음(daum)에서 티스토리 갈아타라고 했다.

 

블로그에 있는 이전 글 날리기 싫어서 별생각 없이 갈아탔는데 티스토리는 광고를 붙일 수 있었다. 구글 애드센스까지 인증만 받으면 바로 광고 수익이 가능한 블로그였다. 그때야 티스토리가 광고로 도배 된 이유를 알았다.

 

애드센스 활용으로 조금만 노력하면 블로그로 한 달에 몇백만 원에서 몇십만 원까지 벌 수 있다는 글이 넘쳤다. 꾸준히 하는 일이 글 쓰는 일인데 블로그라면 가능하지 않을까 싶어 관련 책도 구매해서 읽었다.

 

그러면서 알게 된 게 많다. 책이나 유튜브에서 주장하듯이 돈을 버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극소수였다. 그들이 말하는 수준의 돈을 벌기 위해서는 좋은 콘텐츠뿐만 아니라 클릭 수 높이기 위해서 엄청난 노력이 필요했다. 지금도 티스토리에는 영혼 없는 댓글이 넘쳐난다.

 

무언가를 수단시하고 이용하는 순간 좀비가 된다. 광고로 수익 올리고자 돌아다니면서 댓글 다는 블로거들이 많다. 글과는 전혀 관계없는 댓글과 안부 인사다. 관계 만들어 어떻게든 들어오게 하려는 노력이다. 얼마나 열심히 하는지 모른다. 그들의 노력을 존중하나, 수익을 올리고자 그런 시간을 쓰는 것은 나에게는 시간 낭비다.

 

그렇게 노력하고도 월에 몇만 원 벌기도 어려운 환경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돈 벌 수 있다는 글과 영상은 넘친다. 블로그로 돈을 벌게 하는 것이 아닌, 돈 벌 수 있다는 글과 영상으로 유인해 클릭 수좋아요로 또 다른 돈벌이 수단이었다. 주식 코인 하면 부자 된다고 강의하면서 현혹하는 이들 상당수의 주 수입원이 주식, 코인이 아닌 강사비라는 것과 같았다. 온갖 감언이설로 사람의 탐욕을 극대화하는 이들이 마케팅 잘한다고 주장하는 것만 같다.

 

돈 벌기 어려운 환경인데 누구나 꾸준히 월급처럼 돈 벌 수 있다는 욕망과 몇 가지 팁을 안내하는 콘텐츠가 돈벌이 수단이라는 것. 오래전 전기장판판매는 사기 다단계와 닮았다.

 

블로그에 광고 붙어 지저분한 게 싫어서 광고 프로그램을 모두 지운지 좀 된다. 광고로 돈 벌 수도 없을뿐더러 내 삶에 우선순위에서 블로그는 거의 바닥에 있다. 하루에 한두 개 포스팅하는 글은 상업적인 것도 아니고 연예나 어떤 대중적인 내용도 아니다. 미친 듯이 소셜미디어 돌아다니며 댓글로 안내하는 일도 하고 싶은 생각이 없다.

 

짧은 시간이지만 SNS나 블로그로 돈 버는 방법에 관한 책까지 읽으면서 잘만 하면 청소년 지원할 수 있는 후원금이 조금이라도 모이겠다는 헛된 욕망에 사로잡혀 있던 내가 나에게 괜히 쪽팔렸다.

 

삶은 우선순위가 있다. 그 일에 집중할만한 시간도 부족한 상황이다. 혹하는 일, 가끔 욕망을 자극하는 일은 철저히 배척할 일이다. 비전을 일구는 일, 사랑하는 이들이 행복한 일, 사회적 가치를 실현해야 하는 일 등. 해야 할 일이 넘치는 세상이다. 우선순위가 아닌데 자꾸만 욕망에 의해 밀어 올려진 일은 멀리해야 한다.

 

블로그는 그저 일상적인 활동과 관련된 현장 이야기나, 신문사 칼럼, 성찰한 내용 등 꾸준히 기록하면 족하다. 하루 백 명 내외 오가는 작은 공간인 블로그에다 언제인가부터 티스토리에서 교육 크리에이터라고 이름 붙였다. 요즘은 시민사회 크리에이터 라며 간판 달아 주더니, ‘응원하기도 안내해 주었다. 티스토리에서 글 읽고 좋으면 후원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해 준 거다. 돈 벌게 해 준다고? 기업은 끊임없이 사람의 욕망을 자극한다. 돈처럼 자극이 쉬운 게 있을까?

 

어떠한 분야에서건 꾸준히 노력한 사람만이 성장하고 성공한다. 내 현장 활동에 더 몰입하고, 관련해서 진행하는 연구와 글쓰기에 조금 더 집중할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