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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청소년자치공간_달그락달그락

청소년 공간에 청소년이 모이는 이유와 방법: 어느 일요일 오후 달그락 풍경에서

by 달그락달그락 2023. 10. 15.

 

한쪽에서 조용히 기타 치는 청소년, 이를 듣고 앉아서 책 보는 친구가 있다. 소모임 하는 청소년들 소수와 담당 선생님이 대화하고 있고, 자원활동가 몇 명도 어우러져 속 이야기도 나누면서 활동 이어 간다. 일요일 오후 조용한 달그락 풍경이다.

 

언제나 찾아가면 누군가 자신을 기다려 주는 사람이 있는 공간, 어떤 활동을 해도 나름의 의미가 있으면 허용이 되고 편안하고 안전하다고 느끼는 곳, 가치가 있다고 믿는 프로그램이 이루어지는 공간, 청소년 간 대화하고 결정되면 어떻게든 활동이 이루어지는 곳. 그곳에 가면 청소년을 존중하는 사람들을 언제나 만들 수 있다. 바로 달그락이다.

 

작은 청소년자치공간이지만 꾸준히 운영할 수 있는 이유는 사람들 때문이다. 건물에 아무리 많은 치장을 하고 대리석 깔고 돈을 써도 당사자인 청소년을 존중하는 사람이 없으면 안전한 관계의 공간이 이루어지지 않는다. 청소년에게 수용적이면서 전문적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 그들이 원하는 시간에 공간에 상주해 있어야 한다. 청소년에게 직장인으로서가 아닌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형성하고 깊은 고민도 나눌 수 있는 선생님이 우선이다. 달그락이 현재의 모습으로 돌아가는 바탕은 그런 선생님들의 헌신에 있다.

 

많은 분이 선진지 견학이라면서 이곳을 다녀가며 많이 하는 질문 중 하나는 ? 청소년들이 이렇게 자주, 많이 모이느냐는 것?” 답은 사람이다. 그들을 반기고 함께 하면서 의미 있는 사회참여, 진로 활동을 함께 할 수 있는 선생님과 이웃, 관련 전문가들이 있다.

 

오늘도 청소년과 함께 하고 있는 달그락 선생님들. 이들이 청소년을 만나면서 그들의 역량을 강화하면서 무언가 도움 된다는 것도 있지만, 더 중요한 것은 그들도 청소년을 만나는 과정 자체가 즐겁고 의미 있기 때문이다. 나는 청소년활동, 교육, 상담, 복지 등 무엇이든지 간에 이 부분이 가장 중요하다고 믿는다. 청소년과의 관계 자체가 삶에서 가장 큰 즐거움과 가치를 갖는 일이라면 그 어떤 활동도 긍정적으로 만들어 갈 수 있다. 그들을 돕는 이웃의 관계가 확장되고 깊어지는 것은 자연스럽다.

 

사람은 누구나 환대받기를 원한다. 환대의 공간.

 

나는 누구나가 환대받았으면 좋겠다. 사람에게는 삶의 맥락이 있고 그 과정에 따라 즐거운 일도 있지만, 이 시대 분노하고 지치고 힘겨운 일들도 넘친다. 우리 모두에게는 환대하는 공간, 환대하는 사람이 필요할 뿐이다.

 

교육하고 지시하고 어떤 지식이나 자기 경험을 들이대면서 가르치려고 하기보다는 무조건적인 환대의 공간, 그러한 느낌을 받을 수 있는 곳, 그 공간에서 어우러지는 사람들의 자연스러운 신뢰와 믿음의 관계가 만들어져 속을 드러내도 되는 곳이 많아졌으면 좋겠다.

 

우리 선생님들도 환대하며 그 어떤 곳에서도 환대받는 사람이 되기를 기원하고 기도할 뿐. 하늘 보니 가을이다. 좋다. #환대 #달그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