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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활동

사회에 난 상처를 곪게 하는 이들

by 달그락달그락 2023. 8. 7.

SNS새만금 잼버리에 대해 지금은 비판하지 말고 지원과 봉사에 집중해야 한다라고 점잖게 훈계하는 이들이 있다. 멋진 말이다. 비판할 새 어디 있나? 일단 부족한 부분은 빨리 지원해서 청소년들 안전하게 잼버리 마칠 수 있도록 도와야 하지.

 

그런데 이 말을 언론이나 비판적인 시민단체에 한다면? 말이 된다고 생각하나? 봉사단체, 종교단체 등 잼버리 봉사할 수 있는 분들에게나 할 수 있는 말이다.

 

언론은 팩트를 보도해야 하고, 시민사회단체는 문제를 정확하게 제시하고 비판해야 하며, 행정 담당자들은 지원을 위해 행정적으로 최선을 다해야 한다. 정치인들은 정쟁을 일삼을 게 아니고 행정지원이 잘 이루어질 수 있도록 집중해야 옳다.

 

오래전이다. 종교단체가 연합한 꽤 큰 청소년 행사에 실무 담당으로 움직였다. 청년기 물불 가리지 않고 청소년 일이라면 나설 때였다. 행사 중 문제가 생겼다. 어떤 분이 재정적으로 문제를 일으켜서 심각한 상황까지 갔으나, 어른들(?)은혜(?)롭게 해결해야 한다며 지금은 비판, 비난할 때가 아니라고 하는 말이 먹혔다. 그 지역(?)에 종교 지도자라고 하는 분에게 당사자가 조용히 사과했다면서 모든 게 무마되는 모습을 보았다. 은혜롭게 지금은 비판할 때가 아닌 행사. 그 이후에 연합행사는 흐지부지되어 갔다.

 

아무 때나 나서서 좋은 게 좋은 거라면서 비판하지 말고 훈화 말씀 같은 이야기를 하는 이들이 있다.

 

이번 상황에서도 심각한 점은? 문제를 해결하기보다는 이해관계에 따라 당사자인 권력자(?)들에게 무조건적인 지지(아부?)만 일삼는 일이다. 정치적 관계에 따라 추앙만 한다. 잘 못했으면 비판하고 잘한 일은 격려와 지지가 있을 일이다. 반대도 마찬가지다. 자신과 정치적 신념이 맞지 않다고 일방적 비난만 일삼는 행위도 지겹다. 정치인들의 SNS 댓글 보면 명확해진다. 추앙과 비난. 일의 잘잘못에 대한 비판적 시각도 있으나 대부분 무조건이다.

 

정치인은 국민의 대리인이다. 시민은 그들을 무조건 추앙할 게 아니다. 네편 내편 갈라서 상대편 정치인들은 악마화하고 자신이 지지하는 정치인은 무조건 천사가 되는 구도는 깨야 한다. 정치인은 시민의 삶이 좋아질 수 있도록 돕는 자들이다. 잘한 일은 지지하고 격려하며, 잘 못한 일은 비판하는 게 옳다. 네편 내편이 아니라는 말이다.

 

잼버리 초기 문제가 언론화되지 않았으면 어찌 됐을지 상상해 봤다. 과연 이번처럼 빠르게 움직여서 화장실부터 샤워장, 의료와 안전 등 관련 문제가 이렇게 빠르게 해결이 됐을까? 태풍 상황에서 이런식으로 대처했을까?

 

정치적 이해관계에 따라 무조건 비난과 지지를 하는 이들도 힘들지만, 그나마 이들은 선명하기라도 하지. 최악은 무언지 아나? 비판하지 말고 좋은 게 좋은 거라면서 지금은 봉사할 때라고 은혜(?)롭게 해결해야 한다며 매번 모두를 가르치고 훈계하려는 자들이다. 이런 자들이 사회에 난 상처를 곪게 한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면서 그 문제가 왜 발생했는지 우리 모두를 함께 돌아보아야 할 때다.

 

 

오전에 집을 나섰다. 타지 다녀오는데 정읍에서 갑자기 폭우가 내리면서 빗물 때문에 앞이 안 보일 정도가 되었다. 30여 분 지나니 하늘이 변하더니 구름이 걷히기 시작했다(이 사진). 그리고 다시 해가 나왔다. 비구름이 걷히고 햇볕을 받으려면 비가 내려야 한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비구름은 사라진다. 까만 구름이 비를 내리지 않으면 해는 나올 수 없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