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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활동

일을 하는 이유와 방법

by 달그락달그락 2023. 2. 26.

선생님들과 식사하면서 처음 출근한 모(?) 센터에 신입 선생님과 대화 중.

 

“6시면 땡 하고 퇴근하는 부장이나 기관장과 집에 가지 않고 계속 일 하는 사람 중 누가 좋아요?”라고 질문했다.

 

답은 정해져 있다. 당연 6시 땡 하면 퇴근하는 상관이지. 그런데 답하지 못한다. 질문에 복합적인 내용이 숨어 있어서다. 상관은 6시 정시 퇴근하는데 부하직원은 매일 야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 그런데 후자는 반대로 오히려 자신보다 일을 더 하는 것 같고 야근을 즐기는 선배(상관)가 있다면 누가 좋을까?

 

이 친구 웃으면서 답을 안 했다. 나 같아도 답을 안 하겠다. 농담한다며 질문한 내가 푼수다.

나는 내가 하는 이 좋다. 월급이 많아서도 아니고 어디 나가서 으스대며 떠들어 대는 힘이 있는 직종이어서도 아니다. 사람들 때문이다.

 

청소년이 중심에 있고, 그들과 함께하려는 청년들을 깊게 만난다. 사람을 만나고 연결하는 일을 주로 하며 그 안에서 나름의 가치를 서로가 공유하며 실행하는 과정을 만든다. 그 안에서 계속해서 좋은 사람들을 알게 된다. 실무 활동 하는 후배들뿐만 아니라 자기 삶을 내어 주며 함께 하는 사람들이 많다. 어제도 그런 분들과 종일 살았다.

 

아침에 전 직원 모임에서 은빛 샘의 쉼에 대해서 알게 되었고(역시 먹방이 최고다), 정읍, 익산 센터장님 들과의 회의에서 조직 고민과 대안에 대해서 대화했다.

 

달그락의 애이메이션 자치기구인 '오로라' 전시회 중

 

점심에 양이정(이씨성 두 분과 정씨?) 모임이 만들어져 식사하며 삶과 달그락 활동에 대해 나누었고, 오후에 이사장님과 달그락 청소년 그림 전시회 하는 곳에 다녀왔다. 저녁에 전국에 청글넷 공저자분들과 책 출판에 대한 최종 회의도 했다.

 

청소년들 잠시 만났다. 신입 선생님이 첫 출근도 했는데, 청소년들이 축하해 준다면서 케익을 만들어서 선물해 줬다. 소원 빌라고 하니 일 조금 하고 월급 많이 받게 해 주세요라며 장난치듯 말을 했는데 11시쯤 몇 분 샘들과 같이 퇴근했다. 아이쿠... ㅠㅜ 이 친구 3월부터 타 지역센터에 일하게 된다. 오늘 같은 일은 많이 없을 거다.

 

오늘 하루에 만난 모든 이들이 좋았다. 이유는 여럿이지만 그중 하나는 사람을 대상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 만나고 서로를 위해서 함께 했기 때문이다. 가치와 목적을 두고 사람들과 함께 나누며 움직여 나간다.

 

일의 강도나 양에 대해서 논하는 이들이 있는데 그 일의 의미와 가치, 더불어 함께 하는 이들 특히 선배 그룹들이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공동체의 분위기는 완전 다른 모습이 된다.

 

일의 양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일의 의미와 함께하는 사람들이 어떻게 그 일을 만들어 가는지 그 관계의 과정에 있다.

 

일이 많아도 그 안에 의미가 있고, 자신이 전정으로 하고 싶은 일이며, 과정에 실제적인 자기 역량이 좋아지는 긍정적 변화가 일어난다. 혼자서 하는 일이 아닌 함께 하는 선후배 그룹이 시너지를 만들어 내는 것을 가슴으로 알게 될 때 그 이상 행복한 일은 없다. 일의 양이 아닌 또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거다.

 

새벽이다. 530. 오늘은 ‘334새벽글쓰기모임 준비 회의를 했다. 다음 주부터 전국에 50여 명의 사람들과 새벽에 글쓰기 모임을 한다. 이것도 일이냐고? 설마? 내 하는 대부분의 일들은 노동+학습+여가 등이 짬뽕 된 그 무엇이다. 삶을 단순노동만 투입하면 돈으로만 치환되는 이라는 단순 명제로 바꾸고 싶지 않다. 자신이 행하는 일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당사자가 그 가치 기준을 설정하는 것에 따라 완전히 다른 차원의 환경이 만들어지게 된다.

 

의미와 가치 있다고 믿는 일 중 하고 싶고 할 수 있는 만큼 좋은 사람들과 함께 서로가 복이 되기를 빌어 주며 만들어 가면 그만이다. 삶이라는 글자 자체가 사람이 아니던가.

 

새벽에 글모임 시작하니 한 줄은 써야겠어서 끄적이다 보니 이런 아무말 대잔치가 되어 가고 머리는 멍함. 결론? 오늘도 잘 살자. 내 좋은 사람들과 함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