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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청소년참여

청소년참여, 스트레스 받는 복된 삶

by 달그락달그락 2022. 8. 24.

사회참여 하는 청소년은 행복지수가 더 낮다?”

 

6, 7년 전 모 지역 청소년활동에 대한 전반적인 실태 조사하고 정책 제안하는 연구용역 수행할 때였다. 조사한 자료 결과 중에 청소년이 지역사회에 참여하는 수준이 높을수록 스트레스가 높고 행복지수가 조금 낮게 나타났다. 결과 해석하다가 당황했다. 지역과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서 나름대로 참여하는 청소년이 방관하는 청소년들보다 더 힘들다니.

 

사회참여에 다양한 관점이 있으나 여기에서는 사회 문제가 있을 때 방관하지 않고 시민으로서 해결하려는 노력을 기울이는 청소년을 뜻한다. 고민하다가 함의는 단순해졌다. 문제가 있을 때 회피하면 편하다. 정치참여도 마찬가지다. 사회참여라는 것은 개인의 문제이기도 하지만 자신과 직접적인 관여가 되어 있지 않다고 여기는 이들이 많다. 어떤 이들은 지역사회 문제에 하등의 관심이 없다. 자신이 즐길 수 있는 거 하면서 잘 살면 그만이라고 여긴다. 이런 사람들에게 사회참여 하는 청소년에게 나타나는 스트레스가 당연히 없다.

 

이번 여름 한창 더울 때 우리 집 초등학생인 막내가 에어컨을 못 켜게 했다. 환경문제로 북극곰이 죽는다는 이유였다. 이 친구는 에어컨 켤 때마다 스트레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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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8월 초 달그락상상캠프에 참여한 청소년 팀별 활동 모습입니다. 이번 주제는 갈등해결이었어요. 안산에 4.16기억교실, 대명동화재참사사건현장, 평화박물관 등 직접 방문했고 관련 전문가와 활동가들 만나서 이야기 듣고 활동해야 할 내용들 만들어 갔습니다.

 

지역에 환경문제, 동물권, 교통, 정치, 교육 등 여러 문제 중 자신이 해결의 주체로서 움직여 간다고 할 때 스트레스는 당연히 높아지기 마련이다. 그래서인가? 반대로 참여하지 않고 자신의 문제만 살피면서 행복을 찾는 사람들을 보면 이런 문제는 내 문제가 아니다. 이런 문제에 스트레스받을 이유가 없다.

 

학교와 관련 기관에서 청소년 진로를 위해서 어떻게 안내해야 할까? 스트레스를 더 많이 받으니 지역과 사회 문제는 눈 감고 네 공부나 해서 좋은 대학 가서 너 잘 먹고 잘살 수 있는 것만 가르치고 있나? 경쟁에서 이겨서 네가 할 수 있는 일 하라고 가르치는가?

 

성경을 보면 산에서 예수께서 가르쳤다고 해서 산상수훈이라는 여덟 가지 복이 나온다. 마음이 깨끗하고, 평화를 이루며, 의를 위해서 박해받는 사람들이 복이 있다고 했다. 정확하게 너희의 행복도 쾌락도 아닌 이라고 표현했다. 대부분 힘들고 어려운 일, 사회에 참여하는 일들이 대부분인데 이 일을 하면 이 된다고 했다.

 

여기에서의 복 된 삶은 나 자신의 만족과 기쁨만을 위한 일이 아니었다. 힘겨워도 사람으로서 해야 할 가치 있는 활동이다. 복이 있는 자들, 즉 내 표현으로 사회가 좋아지도록 참여하는 시민들이다. 사회적 약자와 정치, 경제 등의 정의와 환경을 위해서 활동하는 사람들이다. 이렇게 힘들고 괴롭지만, 복이 있는 사람이 많아질수록 우리는 모두 평화로운 환경을 만난다. “의에 주리고 목마른 사람은 힘겨움 넘어 고통스러울 때도 있을 것이지만 복된 삶이다. “마음이 가난과 슬퍼하는 사람이다. 그 안에서 감사하고 감동하는 일들을 계속해서 만나는 이들이다. 세상의 쾌락과는 다른 삶이다.

 

우리는 아니 우리 사회가 청소년에게 전달하는 메시지와 교육은 경쟁에서 이기면 네가 행복할 수 있다고 가르치는 것만 같다. 저 자신만을 위해서 열심히 하라고 한다.

 

그렇다면 정말 자신만을 위해서 경쟁에서 이기는 삶을 살면 행복해질까? 단언하는데 그렇지 않다. 내가 하고 싶은 것만 하면서 살기 위해서 검사가 되고 대기업에 고위직에 오르고, 고위 공직자가 됐을지라도 매일 행복하지 않다. 그나마 그런 직종은 극소수다. 대부분이 나와 같이 평범하게 산다. 정말 자신만의 이기성을 발현하면서 살아가는 사람들일지라도 매일이 피곤하고 힘든 것은 비슷해 보인다.

 

일하는 과정 자체에 이미 우리 모두에게 정의와 평화, 인권 등은 가장 기본적인 가치로서 자리매김해 있고 모든 직업에는 윤리라는 게 존재하는데 이를 무시하고 철저히 나만의 이기성과 행복을 위해서만 살면 행복한가? 단언컨대 그렇게 살기는 이미 불가능하다.

 

사이코패스나 소시오패스를 제외하고는 정말 이기적인 사람도 힘들고 피곤한 일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사회다. 우리 주변을 조금만 둘러보면 답 나온다.

 

그래서인가? 정의를 위해서 어려움을 당하는 사람은 복이 있으며 하늘나라가 모두 그의 것이라고 했다. 나는 이 말씀을 믿는다. 우리가 이 땅에서 갈구하는 것은 무엇이고, 우리의 아이들에게 욕망하는 것은 과연 스트레스 없는 만사형통의 삶일까? 그게 가능할까?

 

결국 현실적인 문제에서도 그 어떤 직업을 갖고 진로를 설정하더라도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장 우선적인 일은 수천 년간 내려온 인간다운 삶을 살기 위한 그 가치에 기반해 있다. 사랑이고 평화이며 우정이며 정의다. 그 본질 가치에 기반하기 마련이다. 반드시 붙잡아야 할 사람들의 가치라는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