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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활동/청소년자치공간_달그락달그락

아빠는 무슨 일 해요?

by 달그락달그락 2022. 4. 19.

아빠는 맨날 일하는데 무슨 일 해요?, 오늘도 전화 받고 뭘 자꾸 쓰고.. 왜 해요?”

 

초딩 막내가 물었다. 의사는 병을 고치고, 선생님은 교육하고, 버스 기사님은 운전하고, 기자는 취재를 하고 기사를 쓰며, 엔지니어는 기계를 설계하고 집을 짓는다지. 아빠는 청소년이 살기 좋은 사회를 위해 일한다고 했다. 청소년이 꿈꾸는 사회를 가능하면 그들이 만들도록 돕는 일을 한다고.

 

그래서 많이 변했어요?” 또 묻는다. 그러게. 뭐가 변했는지……. 말 끝을 흐지부지 흐렸다.

 

생각이 많아졌다. 그러게. 무엇을 바꾸었을까? 눈에 보이는 변화는 무엇이지? 그 변화를 말이라 글로 한다면 한도 끝도 없이 이런저런 이야기 할 수 있다. , 조례, 정책 등 눈에 보이는 변화도 있었고, 청소년의 변화도 마찬가지. 처음 만났을 때와 1, 2년 활동 이후에 자신들이 고백하는 그 변화의 내용을 안다.

 

하지만 내가 청소년활동을 하는 이유는 단지 눈으로 확인하는 변화를 위해서 하지는 않는다.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한다.

 

넌 기자를 왜 하니?” 요즘 재밌게 본 드라마에서 선배 기자가 후배에게 묻는다 지옥을 자꾸 알리다 보면 지옥이 없어질 것 같아서요.” 그러자 희망을 자꾸 이야기하네라면서 그런 건 없다고 선배가 그랬다. 그래도 열심히 상처 입은 이들의 마음에 공감하며 현장에 최선을 다하는 기자가 있다. 이 대사 듣는데 드라마와 별 상관없는 내용임에도 가슴이 뭉클했다.

 

늦게 만난 우리 초딩 아이. 말도 많고 어찌나 귀엽고 이쁜지 내 아이라서 그런지 매번 그렇다. 아이를 낳고 내 가슴에 또 다른 사랑이 크게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어폰 나는 2만 원 하는 거 달고 다녀도 에어팟 사달라고 조르는 큰 아이에게는 선물해 주어도 아깝지 않은? 이런 표현 웃기다. 목숨도 바꿀 수 있을 정도로 아끼는 아이들이다.

 

나는 오래전 청소년 처음 만나면서 어떤 느낌(?)을 갖게 됐다. 청소년 만나면 설렌다. 그냥 좋다. 그 느낌 아는 사람만 안다. 왜 그러는지 모른다. 그들을 만나면 무언가 해 주고 싶고, 나누고 싶고, 복이 되겠다는 그 어떤 설레는 마음이 있다. 그 가슴은 아직도 변함이 없다. 일의 동력이고 그게 모두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활동한다. 막내에게 설명하려고 했는데 잘 안된다. 딱 한 가지는 알겠다. 내가 너를 사랑하는 것처럼 사람을 사랑해서, 특히 청소년이라는 존재를 사랑해서 일하는 것 같다고. .. 조금씩 손이 오글거리기 시작함.

 

저녁 되기 전 잠시 걸었다. 뒷산 올랐는데 개나리가 밝다.

 

 

봄날 20대 여친 만나고 산책하면서 개나리 펴 있으면 꼭 한마디 했다. “너 이 꽃말이 뭔지 아니?”, “개나리는 잃어버린 사랑을 찾았습니다라는 꽃말이다.”라면서 어설픈 작업 걸었던 그 꽃. 봄이다. 오늘 유독 내 눈에는 개나리와 그때 소개팅하고 걸었던 여친 얼굴이 떠올라. 사랑이 넘치는 거지. 이 글이 왜 이럼. 처음에는 막내 때문에 진지했는데. 봄이다. 마음도 봄이었으면 좋겠다. 생명이 넘치는 그 봄. ##220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