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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마을과 관계

손뜨개 트리와 같은 사랑하는 사람들

by 달그락달그락 2021. 12. 25.

오전에 모(?) 미용실 원장님께서 앞머리 컷 비용을 1년여 모아서 꾸준히 후원하시겠다고 했다. 길위의청년학교 2호 잡지 후원하시면서 청년들이 청소년들 잘 지원할 수 있는 좋은 활동가 되도록 후원하는 일을 안내 드렸다.

 

익명의 모(?) 후원자께서 크리스마스 상여금 전액을 기부했다는 글이 법인 샘들 전체 단톡방에 올라 왔다. 가슴이 울컥 했다. 어제 모(?) 이사장님은 선생님들 식사라도 했으면 한다고 식사비를 가져 오시고 즐겁게 대화 하고 가셨다.

 

지난번에 출장 다녀오니 책상 위에 작두콩이 놓여 있었다. 우리 모(?) 자원봉사 회장님께서 밥 먹을 때 꼭 넣어 먹으라면서 선물해 주셨다. 지난번 모(?) 청소년은 목에 좋다는 을 어머니가 만들어 주셨다면서 냉장고에 있으니 먹으라는 편지글을 써서 책상에 놓고 사라졌다. 최근 길청에서 활동하는 모 청년회장님이 귤을 보내 줬다. 이 친구 농촌에서 혼자서 청소년운동하겠다고 열심을 내는 가난한 친구다. 귤 보는데 괜히 미안했고 감사했다.

 

크리스마스다. 예수님 생신이다. 인간의 모습으로 나셔서 가장 낮고 아픈 이들과 함께 하며 엄청난 사랑을 주시고 인간의 죄를 대신해서 가장 아프게 하늘로 떠나시면 서도 우리를 용서하시라고 하신 분의 생신.

 

내 주변에 예수님 같이 사랑이 넘치는 분들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된다. 바쁜 일상 속에서 인지하지 못할 뿐 연구소와 달그락, 길청에서 활동하는 선생님들과 위원, 이웃, 후원자 분들 중 예수님 닮은 형상으로 삶을 살아 내는 분들이 너무나 많다.

 

 

군산의 구시청 앞 광장에 세원진 손뜨개 트리

 

늦은 시간 퇴근하면서 구시청 앞 광장에 서 있는 트리를 멍하니 바라 봤다. 지난 한달 동안 지역의 청소년들과 시민들이 참여해서 손뜨개를 해서 장식한 트리다. 모두가 시민들의 기부로 이루어진 손뜨개 평화트리는 한반도 평화 실현을 염원하는 마음을 담았다고 전해진다.

 

손바닥만큼 작은 손뜨개질 한 천들이 모이고 붙어서 이렇게 멋진 모습을 보여 준다. 내 삶 또한 보잘 것 없는 뜨개질 한 작은 헝겊 한장일지 모르나 연결되어 빛을 발하는 순간 이렇게 많은 사람들에게 작은 희망을 줄 수 있다.

 

연구소와 달그락의 모든 활동이 손뜨개의 모습과 닮았다. 한올한올 뜨개질하면서 만들어 함께 엮어가는 우리 주변에 작은 예수님들의 그 사랑과 헌신으로 함께 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 촘촘한 망이 우리를 살게 하는 희망이고 넘어지지 않고 앞으로 나아가게 하는 동력이다.

 

예수님을 닮을 것인지, 못 박을 것인지 언제나 순간에 선택을 요구 받는 시간이 너무나 많은 때다. 어떻게든 미천하고 부족하나마 내 주변에 작은 예수님들과 같이 무엇이라도 나누고 감사하며 감동하는 시간이 되기를 기원할 뿐이다. 또 다시 크리스마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