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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공정한 경쟁의 근본

by 달그락달그락 2021. 6. 15.

우리 사회에 두 가지 ‘직’이 있다. 한 번의 시험을 거쳐서 합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후 얻는 직, 평가를 거치지 않고 현장에서 경험하면서 만들어진 능력을 통해 얻는 직 두 가지다.

 

모두라고 표현하지는 못하겠지만 대부분 전자는 ‘정규직’이요, 후자는 ‘비정규직’이 된다.

 

한 번의 시험이 제대로 된 능력을 검증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논리와 근거는 최근 공감이 큰 주장이 되었다. 한 번의 시험으로 죽을 때까지 차별을 정당화해서도 안 된다는 말이다.

 

우리 사회의 수많은 시험주의자(?)들이 공통적으로 하는 이야기는 '공정성'이다. 그 공정이 진짜 공정인지 가짜인지를 판단하기 보다는 가장 쉽게 공정성을 담보하는 과정이 시험이라고 믿는다.

 

심지어 학벌사회를 비판하고 학교 교육의 경쟁주의를 비판하는 교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물론 모두가 그렇다는 이야기 아니다. 학교의 구성원을 보더라도 임용고시를 패스하거나 사립학교 정규직 교사들을 제외한 대부분의 직군은 비정규직이거나 주요한 보직을 받을 수 없고 교사에 비해 보수도 처우도 좋지 않은 직군이 대부분이다. 학교뿐일까? 청소년과 관계된 공공 청소년 활동, 복지, 상담 기관 들에 정규직과 비정규직 비율을 보면 기가 막힌다.

 

학교 등 공공기관에서 교사 등 시험을 통과한 정규직과 그 외 다양한 직군의 위치와 보수를 생각해 보면 우리 사회의 직업에 대한 큰 그림이 보인다. 우리나라의 직군의 위치가 학교라는 공간에서 투영된다는 말이다.

 

그래서인지 모르겠다만.. 현재 전국에서 교육감 선거 후보들의 공약이나 제안들 자세히 보면 교사 중심의 공약과 정책이 주를 이루고 학생과 그 이외에 직군에 대한 정책, 공약을 보면 고민이 많아진다.

 

시험지에 답을 잘 찍어서 순위를 매겨서 점수를 잘 맞은 사람이 모든 것을 독식해도 된다고 여기는 공정에 대한 비판. 학생들을 교육하는 일부 교사들은 이러한 시험맹신주의를 비판하면서 전인교육을 주장하는 이들도 있다.

 

 

학생들과의 교육뿐만 아니라 학교라는 공간 안의 다양한 구성원을 대변해서 어떻게 연대하는지도 고려해 보면 좋겠다.

최근 우리의 주요 기업들은 이미 학벌이나 한 번의 시험이 아닌 다양한 평가를 중심으로 채용구조를 다각화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특히 개인의 역량을 평가할 때 주요 유명 대학의 비율보다는 개인의 역량에 집중한다고 알려졌다.

 

시험 잘 보는 능력을 길러 주는 것이 자녀들에게 '생존역량'을 부여하는 것이라고 믿지만 이미 기업은 유명대학 뿐만 아니라 개인의 실제적인 역량을 판단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즉, 나름 진보적인 학자들이나 나와 같은 활동가들의 대부분의 주장은 한 번의 시험으로 인생을 걸지 않게 하는 것, 그 시험을 보는 생존능력 또한 차별이 있으니 이를 보완해 주어야 한다는 복지, 교육 시스템의 재 구조화와 변화를 주장해 왔다.

 

여기에 몇 가지 근거 중 하나가 시험만 잘 보는 이들의 문제를 거론해 오면서, 지방대를 다니는 청소년, 청년들도 나름의 역량이 뛰어난 이들이 있고, 시험은 치르지 않았지만 현장에서 열심을 다해 활동하면서 전문성과 역량을 기른 사람들이 많다는 주장이다.

 

한편에서는 이러한 근거를 모두 일반화시키기에는 무리가 있다는 주장도 있다.

 

시험 보기 위해 목숨 걸다시피 공부한 이들이 자신이 가져야 할 것이라고 믿는 정규직과 보수 등 우위를 점하는 것을 문제 삼는데, 그들이 오히려 배려와 성품도 좋고 시민성과 공동체성 등 사회적 역량도 뛰어나다는 평가다.

 

오히려 시험을 잘 못보고 환경이 좋지 못한 이들이 현장 경험에 따른 역량이 좋지 않고 문제를 일으키는 경우가 많다는 주장이다.

 

간단히 말해서 시험도 잘 보는 학생들이 성품과 배려, 거기에 시민성까지 좋다는 이야기고, 시험 못 보는 학생들이 전문성은 고사하고 성품도 안 좋다는 이야기다. 이 관점도 일반화 시키기에는 어렵지만 세간의 한 부분의 평이 그렇다는 것. 청소년들 만나면서 느끼는 지점도 함께 혼용되어 있다.

 

그럼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이 뭐냐고?

 

연령에 맞춘 청소년기에 시험 중심주의 교육은 폐지되어야 한다는 것, 왜 19살 내외에 인생을 걸어야 하는지도 이해가 안 간다. 나이를 넘어서 일하면서 대학공부하고 학위 받아(미국과 유럽의 유명 대학처럼 학위를 받으면 사회에서 인정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입학이 아닌 졸업이 어려워야 한다는 말이다.) 전문직에 진출할 수 있는 모든 공간을 열어 놓아야 한다. 대학과 기업이 살 길이다.

 

누구나 노력하면 전문 직군과 자기 역량을 강화 할 수 있는 시스템도 구축되어야 한다. 학교도 그 연령대의 임용고시 패스한 사람뿐만 아니라 어느 수준의 교직과목만 이수하고 그 전문성을 인정받는 다양한 사람들이 학생들 가르칠 수 있어야 한다.

 

나이와 서열, 직무 기간이 그 사람의 역량이 아니다. 상대평가도 폐지하고 철저히 개인의 역량을 찾을 수 있는 과정이 중요한데, 이는 입시나 기업과의 여려 연결점에서 논의할 점이나, 국가적으로도 모두가 기본적인 공부를 행할 수 있도록 열어 놓고 지원 방안 찾아야 한다.

 

정리해 보면 공정한 경쟁의 근본이 무엇인지 살펴야 하고, 내가 선 자리가 누군가에게는 공정하지 못한 위치로도 읽힌다는 것을 우리 모두가 자각하지 않으면 우리 사회의 비상식적 공정은 여전히 강화 되어 대물림 된다는 것.

할 말이 많다만 오늘 그만...

 

 

 

ps. 위에 글 쓰고 sns에 올린 글. 난 참 소심해 졌음. 데엣~~

 

어제 오후에 포스팅 했던 글을 나만 보기로 돌렸다. '직업'을 거론해서다.

 

한 번의 시험이 제대로 된 능력을 검증해주는 것이 아니라는 논리는 최근 공감이 큰 주장이 되었고, 시험 한번이 죽을 때까지 차별을 정당화하는 수단으로 사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런데 왜?

 

어떤 전문직이건 좋은 사람 있고 나쁜 놈 있다. 문제는 나쁜 놈을 지정해서 그 놈이 저지른 나쁜 일만 근거로 대면 부담이 적은데 그 직업의 문화나 담론을 꺼내면 그 일을 하는 사람들은 그러한 일을 하지 않았어도 자신을 동일시하며 불쾌감을 갖는다.

 

공정과 정의에 대한 문제에 대한 나름의 비판을 하면서 학교라는 공간에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우리 사회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는 것, 한 번의 시험이 차별을 만들어 가는 공간의 모습이다. 하지만 기업은 한 번의 시험이나 학벌이 아닌 실제 다면평가 등 다양한 방법을 찾고 있는 중이고 그럼에도 그 다면평가에 소위 서울의 일류대 청년들과 지방대 청년들과의 갭은 존재 할 수밖에 없는 현상이라는 글이었다.

 

어떤 이들은 이정도 수준은 누구나 이해한다고 치부할지 모르지만 교사들은 그러지 않을 수 있다. 그 안에 한번의 시험을 치르로 들어간 교사가 속해 있는 학교라는 공간에 대한 예 때문이다. 내 주변에는 훌륭한 교사들이 많고 그들과는 관계 없는 문제일지라도 그들 또한 불쾌감을 말하는 경우도 있었다. 문제는 교사나 사회복지사 등 어떠한 직군을 통틀어 이야기 할 때 자신이 공격당하거나 비판받는 것으로 이해되는 경우가 상당수라는 것.

 

더군다나 펫북이라는 이 공간에 글을 써서 그 내용을 모두 이해시키기에는 내 부족한 글빨도 문제다. 이미 이러한 경험은 너무 많이 했다. 글을 쓰고 공감하고 서로 나누고 배우고 적절한 비판과 함께 성찰하는 시간이 있으면 좋으련만 쉽지 않다.

 

그래도 나름 사회를 비판적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적절한 대안과 고민을 나누면서 모르는 부분도 알게 되는 이 장소는 내게 너무 소중한 곳이다.

 

어떨 때는 비판 넘어 비난하면서 토론하고 우기는 과정에서 내가 가장 크게 얻었던 것은 나의 한쪽에 치우친 내 신념을 눈으로 확인하는 과정이었다. 내가 성찰하는 시간이었는데 이러한 과정을 만들기까지가 그리 쉽지 많은 않다는 것.

 

이전에는 엄청 전투적으로 비판하고 싸워 왔는데 요즘은 전투력 제로에 가깝다.

 

무엇을 비판하고 토론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정당한 비판이 없는 공간은 반드시 썩기 마련이다. 적절한 비판과 적절한 토론. 그 수준을 아직은 모르겠지만 일단은 양단간의 고민들을 더욱 더 나눌 수 있는 내적 성찰과 수양은 반드시 필요해 보인다.

 

내가 나이를 먹었구나. 글을 가리고 이런 글을 끄적이다니....ㅠㅜ 그래도 뭐... 이게 내 모습이니.

 

https://blog.daum.net/babogh/13747666

 

90년대 생의 공정: 밥그릇 싸움을 개척하는 단어

90년대생의 선택적 공정. 그들에게 공정은 밥그릇 싸움을 개척하는 단어? 90연대생 세대가 세계평화, 환경, 동물권이나 외국인 노동자, 비정규직 처우, 성소수자 등을 위해 공정과 정의를 외치는

blog.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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