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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구 및 관점/칼럼

서당의 이유?

by 달그락달그락 2021. 4. 5.

“10대 남학생은 동급생에게 체액을 먹이고 항문에 이물질을 넣는 등 엽기적 폭력을 행사했다. 여학생 선배들은 후배여학생의 머리채를 잡고 화장실 변기 물에 얼굴을 담가 실신하기 직전까지 변기 물을 마시게 하고, 청소하는 솔로 이를 닦게 하였고 상식 이상의 성적인 고문을 하며 괴롭혔다. 매일 일만 시키고 건물 짓는데 동원하고 공부도 안 했다. 먹는 것은 부실했고 폭행은 빈번했다. 휴대폰을 못 쓰게 해서 간신히 도망쳐서 부모에게 전화해 구출되었다.”

 

 

 

 

영화에나 나올만한 장면이다. ‘서당이라고 이름 붙여진 곳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일어난 엽기적인 폭력으로 부모들의 증언으로 연일 언론에 보도된 내용이다.

 

 

 

4.16이다. 아직도 그날을 생생히 기억한다. 당시에 나는 국가에서 진행하는 청소년수련 시설 평가위원으로 위촉받아서 경남 지역에 자연권 청소년수련시설을 평가하고 있었다. 상황도 어수선했다.

 

캠프장이라고 등록된 몇 곳은 평가를 거부했고 자연권에 수련원 몇 곳은 사기업처럼 운영되며 지도자 처우의 열악함을 확인하게 되었다. 지리산 자락에 평가해야 할 수련원이 있다고 해서 들어갔는데 서당이었다. 기관 담당자는 그 지역 서당의 유명 훈장을 내세우며 좋은 곳이라고 자랑했지만 수련원으로 등록된 몇 곳은 시설과 지도자가 제대로 갖추어 있지 않았다.

 

현재 운영되는 서당은 3가지 유형으로 나뉘는 것 같다. 단체를 대상으로 하는 서당으로 검정고시생까지 받아서 운영하는 기숙형이다. 청소년수련시설로 등록되어 있는 곳도 있다.

 

1년 이상 장기적으로 기숙하면서 교육을 받는 곳도 있다. 30명 내외의 학생을 수용하는데 맞벌이 부모, 결손가정 등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가정에서 오는 아이들도 있다고 알려졌다.

 

학교를 다니면서 방과 후에 서당에서 예절교육과 자연체험을 하는 곳도 있다. 청학동뿐만 아니라 서당이 언론을 타면서 지역 경제 살린다는 이유로 여러 지역에 운영되고 있다.

 

서당의 존재 이유는 무엇일까?

 

교육기관으로 대안학교, 청소년의 자연권 수련시설로서 캠프와 체험활동이 이루어지는 곳, 학교 밖 청소년들의 지원기관, 방과 후에 활동과 복지기관 등 최근 언론 살펴보면 이 모든 것을 할 수 있는 곳이 서당이다. 그 곳에서 일하는 선생들의 전문성이 무엇인지 내 수준으로는 이해하기 어렵다. 훈장을 하기 위한 자격은 무엇인가?

 

서당이 많아지게 된 배경으로 모 훈장이 방송에 많이 나오면서 유명해 졌고 관련 시설이 많아 졌으며 예절 캠프 등 상업적 프로그램이 유행처럼 번지기 시작했다는 게 정설이다. 부모들은 예절이라는 단어에 꽂힌 듯. 요즘 청소년이 버릇이 없고 인성 부족하니 서당에 다녀오면 삼강오륜(三綱五倫)’정도는 배워올 것이라고 여긴 모양이다.

 

신하는 임금을, 아들은 아비를, 아내는 남편을 섬겨야 하는 것을 근본으로 삼는 삼강과, 오륜 가운데 특히 어른과 아이 사이에는 차례와 질서가 있어야 한다는 장유유서를 아끼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아 보인다.

 

서당에 다녀오면 순응적인 아이가 되어서 올 것이라고 여기는 것일까? 유교의 긍정적인 부분도 많으나 현 시대에 삼강오륜의 폐해를 말해서 무엇 할까? 청소년을 아직도 그저 어른들이 시키는 거 잘 하면 인성 좋은 아이로 치부하는 것도 문제다. 수련시설을 청소년의 공공적인 목적과는 관계없이 그저 관광의 수단이나 경제적 목적으로 활용하고자 하는 발상 또한 문제다.

 

 

 

가만히 있으라?”

 

이 말을 기억하나? 아직도 인성이라는 모호한 개념을 내세우며 이상한 시설에 자녀들을 보내고 누군가 시키는 일 잘하는 사람으로 만들고 싶어 하는 어른들이 보인다. 문제 있는 서당에서의 엽기적인 폭력이 어떻게 일어났는지를 자세히 볼 일이다.

 

무조건적인 관리, 통제의 공간에는 반드시 폭력이 상존한다. 사람은 주체적이어야 하고 호혜적이며 신뢰를 갖고 소통해야 한다. 다양성은 존중되어야 하고 차이를 인정해야 한다는 말이다. 집단주의 강조하며 서열 높은 사람의 말에 무조건 복종해야 할 세상이 아니다. 정의로움은 받아들이되 잘 못된 일들은 저항해야 옳다. 통제하며 시키는 일만 잘 하는 사람은 인성이 좋은 게 아니다. 그저 맹목적인 무능아(?)에 가깝다.

 

인성 운운하며 가만히 있어야 할 존재는 청소년들이 아니다. 내 보기에 청소년을 대하는 상당수 기성세대다. “가만히 있으라. 제발!”

 

또 다른 4.16이 코앞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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